능소화 꽃 편지 요즘 날마다 그 곳에 갑니다. 주홍빛 쪽지가 후두둑 떨어져 있거든요. 대문을 닫아두고 담장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붉은 사연을 해독하고 싶습니다. 가고 또 가서 보고 또 보았지요. 오늘도 능소화 꽃 편지를 해독하러 갑니다. 붉은 핏줄같은 획들이 진하게 그어져 있네요. 껍질이 만들어지기 전에 조산한 달걀 같았어요. 핏줄이 투명하게 보이는. 낙화 한 송이를 주워서 집으로 왔어요. 정화수 물단지에 띄어놓았지요. 물을 마신 능소화 꽃 편지가 붉은 주술을 이제야 풀어내는군요. “생명의 원시성을 어머니께 선물합니다.” 아, 사산한 애기 넋이 써 보낸 秘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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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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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흥사랑 작성시간 07.07.19 능소화꽃보고싶습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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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바람에 놀고(문영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7.07.20 능소화 사진 곁들여 놓으니 어때요? 능소화 전설은 궁금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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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비오는 날의 바람 작성시간 07.07.20 이 꽃의 이름이 능소화였구나...차마 자세히 마주 보며 눈맞추기를 못하던 꽃이였습니다...아마도 그것 역시 능소화가 저도 사로잡았는지도 모르지요..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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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바람에 놀고(문영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7.07.20 전설엔 궁녀가 된 귀머거리 소화가 너무 아름다워 임금의 사랑을 받다가 말을 하지 않자 다시는 임금이 찾지 않고 천덕꾸러기로 살았대요.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가슴에 멍이 들어 돌아가시지요. 돌아가신 어머니는 소화의 귀가 되어주었대요. 소화는 이제 소리를 듣게 되고 어머니 무덤 흙을 퍼와 담장 아래 뿌리니 피어난 꽃이 능소화인데 귀를 닮았고 담장 너머 임금의 발자국 소리을 들으려고 귀를 쫑깃 열고 기다리니 임금이 오게 되어 다시 사랑을 흠뻑 받게 되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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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비오는 날의 바람 작성시간 07.07.21 아...그런 전설이 있었구나...그러고 보니 능소화를 닮았구나 싶은 청각장애 우리 제자가 생각나네요.. 초 5학년 때 뇌수막염으로 중도장애를 가졌던 아이였었지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아이들보다 더더욱 힘이 들었지요. 그 아이의 눈은 사슴같았어요....대학을 진학했었는데......결국은 졸업을 못했지요....... 전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