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8일 화요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너무나 더워서 울고 싶은 날입니다.
다행히 저희 반은 에어컨이 있어서 틀고 있는데 문제는 제가 촌에서 자라서인지
에어컨병(눈이 아프고, 얼굴이 붓고...) 때문에 잠깐씩만 틀고 있습니다.
벌써 7월이 시작되었고 1학기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3월이 엊그제 같기도 해요... 정신없이 후딱 한 학기가 지나간 것 같이..
요즘 장은주와 예원이가 공부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쉬는 시간에 그 좋아하던 간섭해가며 놀던 것도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오늘은 은주가 양갈래 머리를 묶고 치마까지 이쁘게 입고 선생님들께
자랑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5월까지도 늘 머리를 풀어 헤치고 손에는 끈나부랭이를 쥐고 머리카락과 코딱지를 먹어대던
은주가 참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예원이는 발음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선생님인지 떤땡님인지 모를 만큼 무슨 말이든지 알아 듣기 힘들었는데..요즘은 무슨 말인지는 알아 들을 수 있게 되었지요. 여기서 멈추지 마시고
평소에도 천천히 바르게 발음하도록 지도바랍니다.
특히, 아직도 집에서는 밥 한톨 먹지 않는 성은이가 점심시간이면 식판을 스스로 받고
끝까지 다 먹기 위해 선생님과 함께 부던히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
하루죙일 말 한마디 없이 시키는 말만 앵무새처럼 따라만 하던 성은이도
요즘 제법 책도 소리 내어 읽고, 노래도 부르고, 말로서 간단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요구를 하기도 하지요.
작년 늘 교실에서 누워만 있고, 우산만 가지고 놀던 정호가
오늘 점심을 먹고 나서 식판을 들고 가더니 숟가락은 숟가락 통에
조금 남은 국물은 잔반 그릇에 붓고, 식판은 가지런히 정리하더라구요,
물론 교실에서도 가방의 알림장을 내고 스스로 걸어 놓고 하는 것도 잘하지요.
마지막으로 우리 철호는 휘어진 허리가 많이 펴지고 있고, 늘 나오던 콧물과 침도 거의
멈추었습니다. 그 동안 쉬지 않고 부지런히 한 많은 운동량과 지시따르기 덕분이기도 하고,
점심을 골고루, 간식도 골고루 먹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구요,
특히, 철호는 비록 글은 모르지만 책은 얼마나 열심히 보는지....
요즘은 옷에다 실례 하는 횟수도 거의 줄었구요...
소변은 스스로 화장실에 가서 하고 오기도 합니다.
뒤 돌아 보면 먼지처럼 쌓인 우리들의 노력이 참으로 보람차게 나타나구나 싶지요.
남은 시간 잘 마무리 하면서, 방학동안 지낼 아이들 눈 높이에 맞는 개별 놀이(과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럼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구요. 날씨도 어찌 못하는 뜨거운 아이들과 사랑을
행복해 하면서 담임 김미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