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이었지요
학교 급식 나갈 채소 수확해서 포장하고 있는데
어머니로부터 급히 전화가 왔습니다
매우 떨리고 흥분한 목소리여서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야~ 큰일나부렀시야, 집이 탄다 오메 어짜까 오메~~`
'오마니, 지금 어디시요, 괜찮으시요 얼른 갈라요'
서둘러 집에 가보니 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더군요
본능적으로 산으로 옮겨 붙는 불을 잡고 가스통을 치우고 나니 할 일이 없더군요
그저 불을 바라볼 수 밖에요
소방차가 오고 화재 진압은 시작되었지요
저 먼 발치에서 발을 동동구르는 어머니를 보니 안쓰럽더군요
'오마니 어데 다친데는 없으시요? 괜찮은게 걱정마시요, 집이사 또 지믄 됭게'
' 나 다친것은 안 아까운디 저 안에 들어있는 것이 아까와서 어찌까잉, 아이고 나 몰러 아이고~~'
'에이고 참말로 그기 뭔소리다요! 근디 어쩌다 불이 나부렀데요'
'보일라 아궁이에 나무를 너놓고 아궁이 문을 꽉 안닫아붓시야, 그래서 불이 옮겨분거 같어, 내가 어째 그랬을까잉 워메~'
여전히 불타고 있는 집에 눈을 못 떼고 계시는 어머니를 보고 있노라니
이런 말이 생각나더군요
'물가에 내놓은 자식같은 우리 어머니'
암만 해도 내 일보다는 다시 어머니 보살피는 데 주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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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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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석관일 작성시간 08.11.20 그래 날씨도 춘데..어짤까..맘 잘먹고 복구 잘 하길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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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主人公 작성시간 08.11.22 글 속의 명철처사님 목소리는 담담하고 차분하신데-, 글을 읽는 제가 눈앞이 하얘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때도 아니고 추운 겨울에 접어들었는데....노보살님께서나 노처사님의 맘도 까맣게 타들어가셨을텐데....두 분 마음속의 '재'부터 닦아드려야겠으니...하실일이 많으시겠습니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훗날 크게 되시려고'불이 났다고 제 마음을 위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