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의 병세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왕실은 시름에 빠졌다.
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이름난 명의들이 수없이 왔다갔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둥대는 주변 사람들과는 달리 알렉산더 대왕은 오히려 침착했다.
그는 얼굴에 병색이 짙었지만 타고난 강인한 정신력으로 조금씩 자신의 주변
을 정리하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듯 했다. 신하들이 자리에 누워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하면 그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했다.
" 내 걱정은 하지 말게. 사람이란 죽으면 잠을 자게 되는 법, 살아 눈 뜨고 있는
이 순간 어찌 잠잘 수 있겠는가. 얼마 남지 않은 귀중한 시간을 가장 충실하게
보내겠네."
그러던 알렉산더 대왕도 병이 점점 더 깊어지자 자리에 앉아 있을 힘조차 없게
되었다. 왕실에서는 이미 병색이 짙은 그를 포기한 상태라 '그의 마지막 유언이
무엇일까'하고 궁금해했다.
하지만 사경을 헤매면서도 알렉산더 대왕은 좀처럼 유언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알렉산더 대왕은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힘겹게 입을 열어 띄엄띄엄 이렇게 말했다.
" 내가 죽거든 묻을 때 손을 밖에 내놓아 남들이 볼 수 있도록 하시오."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초조하게 그의 유언을 기다리던 신하들은 놀랐다. 부와
권력을 한손에 쥐었던 왕의 유언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은 이렇게 말했다.
" 나는 단지 세상 사람들에게 천하를 쥐었던 알렉산더도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하는 것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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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아미 작성시간 05.11.15 스님의 애창곡은...'뜨거운 안녕'이라고 들었사온데....아무래도 애창곡이 많으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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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꽃승 작성시간 05.11.29 빈 주먹으로 세상에 나왔는데 두 주먹가득 욕심만 채우다 결국 주먹도 쥐지 못하고 가는데 세월이 갈 수록 버리지 못하고 쌓여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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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나무향기 작성시간 05.12.05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삶 속에 파묻힐 때는 이 진실을 까맣게 잊어버릴까요? 남들은 빈손으로 가도, 내 자신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는 착각 때문일까요? 갑자기 내 팔이 무겁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너무 많은 것을 움켜쥐고 있으니, 조금씩 내려놓아야겠습니다. 빈손일 때 훨씬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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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印水月 작성시간 13.06.24 알렉산더 대왕 또한 제행무상 諸行無常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모든 것(諸行)은 끊임없이 변화해 갈 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無常)
불교에서 변함없는 진리로 삼고 있죠..
그래서 스님의 애창곡이 인생은 나그네 길...로 시작되는 노래가 아닐런지... -
작성자석관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