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어두워서 보청기 신세로 살게 된 지 오래다. 보청기가 있어도 여러 사람 모인 장소에는 보청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중요한 회의 참석도 어렵다. 어려워도 보청기 덕택에 두 사람만 대화나 전화는 가능하다. 보청기가 고맙고 늘 반가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래도 눈은 시력 유지로 운전면허증 갱신 합격으로 안전해서 다행이다. 보고 쓰고 말하기는 매일 여전하니 행운을 누리는 생활이다. 잔 글은 돋보기로 도움받으며 글을 읽고 쓰는 일이다.
대개 마음씨가 어진 사람을 만나면 어울리고 싶고 베푸는 정감도 느끼고 싶다. 꽃처럼 귀여운 대상과 눈길을 주면 반가움이 가슴을 설레게 하여 감동의 마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꽃을 보는 눈이 즐거워서 표정을 다스리게 된다. 꽃이 반가워서 자기 마음조차 밝아지며 좋아하게 된다.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므로 아름답게 보려는 노력을 쏟는다. 항상 꽃을 바라보는 심성은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물을 바라봄에 미워하지 말고 귀엽게 바라보면 반갑지 않은 대상이 없을 것이다.
가뭄에 다급한 청개구리가 소나기를 부르듯 아쉬운 생각이 사랑하는 마음을 부르는 이치다. 건조한 날씨가 심하면 청개구리는 죽을 맛이다. 또 사람들은 새소리를 운다고 하고 꽃 빛은 웃는다고 표현한다. 사실은 반대라고 할 수 있다. 꽃이 울며 징징대고 새는 아름다운 노래로 사랑하는 대상을 부른다고 하는 말이 옳다. 꽃 빛은 애타는 감정의 노출 표현인 셈이다. 내 민감한 씨방을 건들어 주냐고 하는 간절함이다.
꽃은 벌 나비가 꽃을 외면할까 두려워 짙은 빛깔 눈물을 뿌리며 울고 있는 표현이다. 얼마나 상심이 컸으면 저렇게도 짙은 빛깔의 표현일지 서러울 듯도 하다. 꽃은 사랑을 갈구하는 표현으로 다급한 빛의 호소다. 벌과 나비가 돌아다보지 않으면 후손이 태어나지 못하는 꽃의 불행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둔해서 멸종을 면하는 미소의 힘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은 모양이다.
사람도 영장류 동물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새소리 기능의 슬기로운 배움도 부족하다. 사랑을 잊어버리는 사람 너무 많은 세상이라 늘 아쉽기만 하다. 세상살이 어려워서 복잡한 사회 미운 대상이 너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제발 미워하지 말고, 새처럼 노래 부르는 습관을 익히자. 역사로도 사랑하는 임은 늘 내 버릇에서 불러오는 아름다운 대상이다.
꽃처럼 반가운 마음이 생기려고 우는 꽃을 자기 생각에서 달리 키우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는 장 자크 루소의 말이 생각난다. 울지 않는 마음의 진정한 아름다운 꽃 씨앗을 반갑게 맞이하는 생각이 그리운 꽃이다. 베푸는 사랑의 심성을 다듬고 꽃빛처럼 반기며 새소리처럼 불러 모으는 인정으로 사람답게 살아보자. (글 : 박용 20260609 에세이 15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