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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 너머 월평

정석명, 가족 26-6, 석명이 편지

작성자정진호(직원)|작성시간26.06.23|조회수36 목록 댓글 1

정석명, 가족 26-6, 석명이 편지

 

꿈만 같은 연휴가 끝났습니다.

정석명 씨는 설을 맞아 대구 본가에 갔고, 연휴가 끝나고도 이틀 더 머물렀습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딱 일주일이 되는 날, 정석명 씨 귀가 도우러 다시 대구를 찾았습니다.

 

어머니와 누나가 배웅했고, 아파트 현관 앞에 서서 한참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설 연휴 가족과 함께한 이야기, 두 달 지원하며 있었던 이야기,

이미 전화와 메시지로, 가족 밴드로 서로 전하며 아는 내용이지만, 얼굴 보고 나누는 느낌은 또 다르지요.

이쪽도 저쪽도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애써 줄이거나 끊지 않고 빠뜨리지 않으려 살피며 말합니다.

나오자마자 차에 오른 정석명 씨는 좀 지루할지도 모르겠네요.

 

사이드미러 속 손 흔드는 어머니와 누나가 멀어지고 큰 도로에 접어들 때쯤 전화가 울렸습니다.

정석명 씨 원주 이모입니다.

통화하기는 처음인데, 끊어질세라 얼른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이모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석명이 선생님 맞으시죠?”

“네, 이모님. 맞습니다. 지금 대구 본가에서 정석명 씨 모시고 거창 가는 길입니다. 설 연휴 지내고 돌아갑니다.”

“언니한테 들었어요. 선생님, 택배 보내 주신 거 잘 받았어요. 석명이 편지 감동이에요.

 아유, 지금도 내가 눈물이 다 난다. 주책이죠?”

 

연휴가 시작되기 전, 정석명 씨 설 준비를 거들었습니다.

붕어빵 사러 외출한 길에 올리브영에 들러 선물을 샀습니다.

받는 사람 부담 없고, 동시에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을 떠올리며 양말을 골랐습니다.

정석명 씨는 가게 앞에 주차한 차 안에서 기다렸지만, 함께 오기로 마음먹어 준 게 고마웠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우선 할 수 있는 만큼’.

때마다 일마다 챙길 테고 앞으로도 계속할 텐데, 그러려면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하고 싶지 않았고, 대신하지 않았다는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정석명 씨 집에서 편지를 썼습니다.

글을 잘 아는 정석명 씨가 직접 하기 바랐습니다.

할 수 있는데 하려는 마음을 이끌어 내는 게 숙제였습니다.

필요한 만큼 여러 번 설명했고, 당신 일이나 ‘그래도 챙기면 좋겠다’며 부탁했습니다.

‘이렇게 권하면 자연스럽지 않나?’, 스스로 물었지만 그래도 사회사업가가 해야 한다,

사회사업가는 해야 한다, 사회사업가니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사업가여서 살피고 염려하는 일도 있지만, 관계를 살리는 일에 댈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리면 누가 합니까?

일이 주는 강한 책무를 느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합니다. 2026 설날, 조카 정석명 올림.’

 

문장 하나하나 살피며 이렇게 쓰면 좋겠다며 권했고, 정석명 씨가 바닥에 팔과 무릎을 대고 엎드려 썼습니다.

종이에서 펜을 떼지 않고 획을 잇는 필체에서 누가 쓴 글인지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대로 둘까 하다가 빼먹지 않고 온전히 전달되면 좋겠다 싶었고,

편지 옆에다 쓰는 건 아닌 것 같아 뗄 수 있는 메모지에다 옮겨 썼습니다.

 

김천 이모와 원주 이모, 두 분에게 보내는 정석명 씨 택배에 편지 한 통씩 더했습니다.

정석명 씨 것처럼 내용은 같았고, 받는 사람과 호칭만 달리했습니다.

 

‘이모님, 안녕하십니까? 올해부터 정석명 씨를 전담 지원하는 정진호입니다.

 2018년부터 이곳 월평빌라에서 뜻 세워 일하고 있습니다.

 그간 정석명 씨 살아온 기록 읽고 들으며

 이모님께서 정석명 씨와 정석명 씨를 돕는 사람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귀한 분인지 거듭 깨달았습니다.

 언제 통화하며 직접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시간 편하실 때, 언제든 전화 한 통 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안부 여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진호 올림.’

 

명함 한 장씩 클립으로 예쁘게 꽂았습니다.

제가 차릴 수 있는 예의, 챙길 수 있는 디테일입니다.

할 수 있으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을 경계합니다.

모든 일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사회사업에 절충은 없습니다.

다시금 일이 주는 강한 책무를 생각하며 씁니다.

 

“아이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스피커폰으로 정석명 씨도 같이 듣고 있습니다. 지금 옆에 계세요.”

“석명아, 잘 받았어. 석명이 편지 읽었어.”

 

이모님 목소리 듣고 이쪽을 보기에 한마디하시라고 손짓발짓으로 권합니다.

 

“네.”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닐 수도 있는데, 그래도 그렇다고 믿기로 합니다.

믿어야 시작되는 일이 있습니다.

 

2026년 2월 20일 금요일, 정진호

 

‘정석명 씨가 바닥에 팔과 무릎을 대고 엎드려 썼습니다.’ 올해 정석명 씨가 할 일이 있다면 이 편지로 할 일을 다한 것 같아요. 이모님들에게 그 마음 전해졌네요. 신아름

아…. ‘지금도 내가 다 눈물이 난다.’라는 원주 이모님 말씀처럼 저도 석명 씨 편지 보며 울 뻔했습니다. 두 분 이모님, 어머니와 누나, 석명 씨, 제가 이분들이라면 이렇게 거들어 줘서 고마웠을 겁니다. ‘강한 책무’, 사회사업가의 책무를 생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

 


 

정석명, 가족 26-1, 새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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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승창(직원) | 작성시간 26.06.25 '할 수 있으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을 경계합니다. 모든 일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사회사업에 절충은 없습니다. 다시금 일이 주는 강한 책무를 생각하며 씁니다.'

    정진호 선생님이 사회사업에서 어떤 마음을 품고 일하는지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 진심이 정석명 씨와 가족에게도 전해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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