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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을 사는 사람들에게 국(國)민이라는 단어는 너무 과분하고 신(臣)민이 참 어울린다고 봅니다

작성자카이루|작성시간16.06.27|조회수1,366 목록 댓글 9

현재 남한의 통수권자는 너무나 존엄하신 탓인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알기도 힘들고 이 좁은 땅덩어리에선 얼굴보기 힘든 그녀시죠.

네, 2대에 걸쳐 짱을 먹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100년전만 해도 같은 나라였던 저기 북쪽은 어떱니까. 역시 3대에 걸쳐 돼지가 집권하고 있네요.


물론 한쪽은 그나마 민주주의로, 한쪽은 김씨왕조가 세워져있지만 결과만 놓고보면 그게 큰 차이일까요. 자발적이라는 측면에서 전자도 시스템상으로는 발전됐지만 의식상에서는 꽤나 뼛속깊구나 싶은데 말이죠.

과연! 같은 민족이구나 싶다는 생각이 오지 않던가요, 규모만 다르지 남쪽의 혁명가 아버님 동상이랑 북쪽의 혹부리 할애비 동상이 있더랬죠?



저 북쪽은 18세기에도 거진 박살나고 있던 절대왕조 시스템을 21세기에도 굳건히 잘 이어가고 있으니 말할 필요도 없고 어디 우리나라 국부를 좀 볼까 하는데요.


아시다시피 닥터 이씨죠. 자칭 프린스를 잘 써먹어 인종차별이 훨씬 심했던 그때도 유럽여자를 마누라로 삼은 승리자시죠.

이 프린스시자 국부께서 이 미천한 곳에 강림하시어 나라를 이룩하시매 가지신 생각이 'Republic' of Korea 마인드였나를 생각한다면, 그 사사오입으로 대변되는 기적의 수학자께서 과연 이 조센땅에서 몇 년만 왕노릇 해먹고 마실 생각이었을까요.



이 부분에서 전 김문수같은 사람들의 변절을 마냥 변절이라고만은 보지 않습니다. 그저 현실을 알아채고 기득권으로 몸을 옮긴 현실주의자인 지식인일뿐이죠. 그게 당연한 사람의 반응이고요. 

실상 독재정권 치하 많은 청년들(저에겐 아버지 세대지만)이 말만 민주공화국인 이 헬조선땅이 얼마나 기만적으로 느껴졌었고 싫었겠습니까.


자신이 속한 집단이 불만족스럽다면 밖에서 그 희망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 문제는 그 희망이란게 북쪽 땅의 1대 돼지와 그 돼지가 만든 왕조였고, 더 불행한 점은 그러한 정보가 당시 국내에서는 없었다는 점이겠죠.

아, 모두가 평등하게 잘사는 공산주의. 얼마나 좋습니까. 그리고 그것을 이룩한 북쪽의 같은 민족의 나라! 이 타도되어야만 할 부도덕한 정권에 의해 갈 수도 없는 미지의 나라!

사람이 원래 가지말라고하면 더 가고싶고 하지말라하면 더 하고싶은 법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한창 반항심이 똘똘 뭉친 피끓는 청춘들이.

억울하게 사람 죽여대고 위에서는 여자끼고 시바스리갈 마시고 밑에서는 시다공들 휴일도 없이 16시간씩 일하는 독재정권이 너무 싫어 죽겠는참에 그 미지의 세계는 마치 이상향으로 보이지 않았겠습니까.

심지어 1대 돼지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민족 영웅이고 건국 후에 친일파들 청산한 '정의'를 실현시킨 령도자로 보였을텐데요. 어느 나라의 자칭 프린스이자 국부와는 참 차원이 다르지 않겠습니까.

할리 데이비슨 끌고 댕기다가 임시정부 이끌면서 미국에게 합병탄원서 좀 끄적이고 한국 기어와서 다리 뽀개고 혼자 날름 튄 냥반과 비교했을 때 말이죠, 겉보기엔.


헌데 80년대를 지나고 90년대가 오면서 그 이상향으로 보여졌던 공산주의의 낙원 쏘오련과 북쪽의 현실이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디다. 제가 김문수의 입장이라면 내 청춘의 이상은 모두 부정되어야만 했을 기분이라고 봅니다만. 내가 배신한게 아니라 상황이 나를 배신한거죠.

더불어 그 운동권이라는 사람들 중에 특히 주사파라는 분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몰랑을 시전하고 계시는데 현실을 받아들이기 무서운 유리심장인건지 그냥 하던거 계속하자는 관성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신지는 모르겠네요.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샜는데 얼떨결에 광복이란 선물보따리를 받은 상황에서 알아서 이씨조선 청산되어있고 프랑스 혁명처럼 지지고 볶을 필요 없이 나라를 새로 만들 절호의 찬스가 온 때에 세계의 대세를 따라 '새로운게 좋은게 아니겠어?' 하고 공화정을 만들긴 만들었는데 그 시스템을 구축한 윗대가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랫것들이나 아직은 그 시스템을 완전히 소화시킬 역량은 안됐나봅니다. 심지어 꼴에 같은 민족이라고 남쪽만 그런게 아니라 북쪽도요.


그래도 겉껍데기나마 공화정이랍시고 투표는 하는 덕분인지 국부님의 뻘짓때문에 4.19 라는 헬조선 수준에선 참 일어나긴 힘든 일이 일어나긴 합니다만 역시 헬조선 어디 안간다고 위대한 혁명가님께서 낼름 잡아드셨죠.

그리고 그 위대한 혁명가님은 왕조시대에서 태어나 왕조를 만드시고자 했던 프린스님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향을 갑니다. 이 혁명가님은 참 우리나라 기득권을 제대로 대변하시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그 미진한 친일행각과 좌우를 넘나들던 화려한 간보기를 통한 몸보신과 기회주의는 뭔가 딱하고 느껴지는게 많다고 봅니다. 국부님께서 왕조 끝물세대의 수준을 보여줬다면 혁명가님은 식민시대를 살아온 세대를 보여주는 법이라고요.




저는 '정의'라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정의에는 각자 다른 정의가 있겠지만, 제 정의는 응당 받을 자가 받고 해야할 자가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선민주의를 배제한 노블리스 오블리제 또한 포함됩니다. 누릴만큼 누렸으면 응당 그 누린 사회에게 뱉어낼 것도 있어야할 따름입니다.

의무가 있으면 권리가 있고 권리가 있으면 의무가 있어야합니다. 저는 이 원칙이 과연 이 나라에서 지켜졌나 물어보고 싶습니다.

정권을 잡을 수 있는 미미한 찬스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라고도 불리는 일제치하 독립운동가들이 해방 후 어떤 대우를 받았나, 그 반대편은 어떻게 살아갔나를 묻고 싶습니다.

또한 왜 우리에게 책임자는 없고 언제나 상황을 담당하는 하급자가 책임을 지는지 묻고 싶습니다. 권리는 쪽쪽 잘 가져가는데 책임질 의무는 없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정의를 묻기는 힘든법이고 심지어 그 시대를 살아가기는 더 힘들었던 법이겠죠. 즉 우리는 정의를 물을 수 없는 전통을 지닌 나라에서 사는, 2대에 걸쳐 짱을 만들고 동상까지 세우며 정의가 아닌 힘의 논리에 충성을 다하는 신민일 따름입니다.

통령께서 의뭉스럽게 몇마디 하시면 알아서 의중 파악해서 시키지도 않은 일을 대판 벌려서 x꼬 빨아주는게 우리네 모습입니다. 비슷하게 군대에서도 피부로 잘 겪지 않으셨나요들?


단순히 이게 국부님과 혁명가님만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한편 그 상황을 만들어 바치는 신민들은 주어진 상황에 피동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당시는 정의를 묻기엔 먹고살기도 힘들었고 하다못해 낮에는 국군이 들이닥쳐, 밤에는 빨치산이 내려와서 죽이던 시대였습니다.




저는 정치학을 공부한 것도 아닌, 심지어 최근에는 비겁한 변명이지만 먹고살기 바빠 시사쪽을 쳐다보지도 않은 알량한 일개 헬조선인일뿐입니다. 내가 속한 집단이 불만족스럽지만 떠날 용기도 능력도 없는 체념스러운 불만분자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갑자기 이런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브렉시트에서 52 대 48이라는 숫자가 너무 낯익었거든요. 52라는 숫자가 48이라는 거대한 소수를 먹어버리고 한 의견으로 수렴되어가는 것이. 그러나 그렇다고 섣불리 분열할 수는 없습니다. 한편 생판 남이 아니라 서로 가족으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거든요.


우리는 늙은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그들에게 달려있거든요. 심지어 다른 나라의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간다는게 새삼 신기했고요.


그래서 정치가 다시금 흥미스러워졌습니다. 이 완벽하지 않은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조차 현재로선 그나마 가장 나은 제도이고 그나마 가장 나은 제도조차 이렇게 힘들게 정착한(?) 나라에게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동안 제 나름대로 어렴풋이 생각했던게 조금 정리되었으려나요.


아닐겁니다만, 한번 써갈겨봤습니다.


저에게 새누리당은 기득권층이고 더민주는 2등 DNA를 가진, 세대를 넘어온 무능력자이며 국민의당은 이념 없는 공허한 인물빨, 그나마도 그 인물이 신비감 다 빠진. 정의당은 이제서야 주사파를 정리하는 시대파악도 못하는 이상주의자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들 중 많은 신민들은 저 보기중에 그나마 나은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요. 설령 자신이 기득권이 아닐지라도 같은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왔거든요. 저는 그들을 이해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항시 얼굴을 맞대고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같은 헬조선인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인진 몰라도 남쪽 조선은 2대 혁명가 누님과 북쪽 조선은 3대 돼지인 것이 참 공교로울 따름인 것이지요.



불현듯 신민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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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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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마이클 조던. | 작성시간 16.06.27 전혀 동의가 안됩니다. 419 혁명때 자기 자신을 희생하신 분들때문에 이땅에서 이승만 왕조가 일어나지않게 되었으며, 80년대 민주화 투쟁으로 직선제가 받아들여져서 전두환 왕조 역시 세워지지않게 된거고요.
  • 작성자닉스퀘어 | 작성시간 16.06.27 저는 얼마 전 선거 결과도 얻어걸린거라고 봅니다.
  • 작성자vs KG | 작성시간 16.06.2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글이에요. 사진이랑 통계 자료 몇 개 추가하면 좋은 논문 또는 기사될 듯 싶습니다. 글쓴이 의견에 100프로 동의하진 않지만,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글이네요.
  • 답댓글 작성자카이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6.27 과찬이십니다. 아무튼 좋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작성자NCAA_Fanatic | 작성시간 16.06.29 적어도 북녁땅에선 419, 518, 610같은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죠. 그걸 현실로 이뤄낸 남쪽에서 사는게 그나마 다행스럽긴 합니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책임은 없고 권리만 누리려는 작자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구요. 헬조선이 왜 헬조선입니까. 자기가 누리는 만큼의 의무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들 때문이죠.

    좋은글 잘봤습니다. 정리를 잘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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