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네비게이션의 발달로 인해 가족끼리 여행을 참 많이 자주 다닙니다.
그래서 이제 수학여행은 사실 의미가 없어요.
그래도 계속 수학여행을 가는 것은, 놀랍게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구 때문입니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부모들이 꾸준히 요구를 합니다.
2. 수련회.
그때도 마찬가지지만, 지금도 왜 가는지 모르겠음.
목적과 취지는 있습니다만, 전혀 공감을 못합니다.
굳이 있다면
교장의 비리 때문이죠.
3. 수학여행, 수련회, 그와 관련된 비리
뭐 사실 다 아시겠지만 그래도 말씀드리면,
여행사가 찾아옵니다.
1인당 8만원짜리 계획을 짜 옵니다.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합니다.
1인당 10만원으로 합의를 봅니다.
어, 2만원이 늘었죠?
만원은 사장님 주머니, 만원은 교장(혹은 교감까지 포함) 주머니에 들어갑니다.
당시 한 학년에 10반정도 되었고,
한 반에 30명은 기본이었으니,
한번에 300명.
세 학년이면 900명
1인당 만원만 잡아도 900만원.
그걸 1학기, 2학기 가면 대략 2000만원.
근데 중요한건 지금 이 수치도 적게 잡은거라는 겁니다...
그러니 교장들이 아주 수련회 수학여행 너무나 사랑합니다.
4. 선생님들은 왜 비싼 밥 먹나요?
수학여행을 다녀옵니다.
선생님들이 불만이 많습니다.
시설이 후져, 교관들이 제멋대로야, 코스가 개판이야,
이런데 왜 갑니까?
내년에 수학여행 후보지 나오면 선생님들이 반대합니다. 거기는 안돼요. 거기 개판임.
뭐 교장 입장에서는 다른 곳을 선택하면 그만입니다.
사장님들은 선택을 합니다.
교장에게 더 많은 돈을 주던지,
선생님들의 불만을 잠재우던지.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매끼 술판 벌여주고, 직접 차 몰고 학생들과는 따로 관광코스 돌며 관광시켜주고, 회 올라오고,
집에 갈 때 경주빵까지 한아름 쥐어줍니다.
이렇게 받으면 선생님들도 뭐라 못합니다.
다음해 그 업체 또 올라오면 마지못해 찬성합니다.
5. 에듀파인의 등장, 그리고 전세 역전.
에듀파인이 등장합니다.
일정액수 이상이면 업체를 마음대로 선정 못합니다.
반드시 입찰을 올려야 하고, 업체들이 막 붙어 견적서를 제시합니다.
그럼 그 중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가장 싼 값의 업체를 체택해야 합니다.
나중에 감사 나오면 '이 업체는 시설도 후진데 왜 비싼값으로 갔다왔음?' 하면 암말 못하고, 교장은 징계를 받습니다.
이렇게 몇년 지나니, 수학여행을 가려는 사람이 없어집니다.
업체에서는 더이상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안합니다. 그럴 돈을 더 깎아 입찰하는게 유리합니다.
교장 주머니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선생님들 교장감들 전부 다 아주 난리가 납니다.
교장선생님은 수학여행 갈때마다 걱정이 태산입니다. 혹시 사고나면 어떡하지?
선생님들도 짜증납니다. 벌써 10년째 간 경주 또 가야 합니다. 집에 애는 엄마 없다고 우는데 나는 경주에서 따분한 부장 농담에 억지로 웃어줘야 합니다.
욕나오죠.
그래서 수학여행을 없애자, 요즘 다들 여행다닌다, 라는 주장들이 나옵니다.
근데 이번엔 학생과 학부모가 가자고 합니다.
이유는 위에서 말씀드렸죠.
6. 세월호가 꺾은 수학여행. 코로나로 마침표 찍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말들이 나옵니다.
수학여행 왜 가는거임? 왜 가서 아이들 죽게 만듦??
선생님들 옳다꾸나 거듭니다.
그러게요. 왜 감? 안가는게 교육적으로 더 좋음.
그래서 수학여행 규모가 확 줄어듭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로 저는 단 한번도 수학여행도 수련회도 안갔고,
그게 저는 너무너무 좋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은 지나고, 수학여행을 다시 가는 학교들이 늘어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코로나 짠.
수학여행은, 아마도 이대로 마침표를 찍을 것 같습니다.
7. 그 외의 비리.
제가 정보부장을 한 적이 잇었는데,
정보부장은 특성상 돈값을 하는 장비들을 구매해야 하게 때문에 예산을 좀 만지는 편입니다.
근데, 이 물품 선정을 제가 다 하네요?
물론 교구선정회라고, 제 맘대로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일정금액 이하는 제가 맘대로 선정 가능하더군요.
그렇게 컴퓨터 몇대, 프린터 몇대, 방송장비 몇대 사면서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예전 학교에서는 어떻게 돈을 남겼을지 이제 알겠습니다.
결론은, 이제 그렇게 못합니다.
에듀파인에 무슨 물품을 얼마에 샀는지를 다 적어야 하는데,
그렇기에 '이걸 10만원에 샀다고? 인터넷에서 똑같은걸 8만원에 파는데?' 하면 할말 없습니다..
한때는 '교장 1년 하면서 1억 못모으면 병-신-이다.' 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비리 투성이였죠.
수학여행 뿐인가요.
도서관 책 구매, 우유급식, 각종 장비, 각종 공사....
어휴...
교장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외벽공사 같은 '공사'입니다.
지금은 뭐.
에듀파인에 모든게 항목까지 낱낱히 기록되니 뭐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도 꼼수는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쥐도새도 모르게 남겨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남겨먹은 액수가 아무리 커봐야 몇십만원 수준이에요.
몇십만원에 양심 팔아먹을정도로 환장한 교사는 요즘은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요즘은 비리가 거의 없다... 입니다.
너무 없어서 예산 350원(만원 아님. 350원임.) 남은거 털어내려고 500원짜리 지우개 사서 150원 내돈 내는 그런거 하다 보면 아 그깟 350원 그냥 먹으면 안되나 생각까지 들 정도임...
하지만 그랬다간 그 350원때문에 시말서 씁니다...
그러니 요즘 학교는 의심하지 말아주세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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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Charles #34 작성시간 20.09.07 저희 아버지도 초등교장 하시다가 10년전에 퇴직하셨는데 시골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거기는 저런거 없었어요. 교장인데 시골학교 관사에 사시다가 항상 새벽 6시에 교통지도 나가시고, 어려운 학생들은 학용품도 사주시고 수학여행경비도 대신 내주시고, 운동회에 전교생 피자랑 햄버거도 쏘시고 했는데. 교장들이 너무 다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너무 일반화하신것은 아닌가 싶네요. 사명감 가진 훌륭한 교육자들도 많아요. 교장이 1년에 1억씩 비리로 챙길수 있었으면 우리집 빚도 금방 갚았겠네요ㅠㅠ 물론 비리있는 분들도 있겠죠. 저도 어릴때 수학여행 갔을때 말도 안되는 밥 먹고 그랬으니 합리적 의심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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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구름을찬다 작성시간 20.09.07 헉 저희집앞 초등학교 외벽공사를 하고있습니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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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짜자장 작성시간 20.09.08 외벽공사=비리 라는게 아니라 옛날엔 그랬지만 지금은 에듀파인 때문에 안된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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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imin 작성시간 20.09.07 중학교땐 수련회라는 걸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고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인 2월에 수련회를 가더라고요. 많이 해 먹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는 무슨 학교 물품 강매도 엄청 당했네요. 교가 씨티, 사진첩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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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대만 작성시간 20.09.08 코로나 전부터 학교 행사가 많이 줄어 아쉬워요. 요즘은 보이/걸스카우트, 아람단 이런것도 다 안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