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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옛날 이야기 - 학폭 가해자 이자 피해자가 된 썰

작성자Easy Shot|작성시간21.02.26|조회수1,758 목록 댓글 25

비스게 눈팅족 입니다. 

학폭이슈가 어마어마합니다.. 옛날 기억이 좀 있어서..

어릴적 경험담 하나 써보려구요

 

80년대 중반생인데, 그 때 만 해도 학교 내 가정조사가 1:1 면담형태가 아닌.. 그냥 눈감고 손들어, 아니면 그냥 해당 되는 사람 손들어 였죠..

 

중1때 였어요, 개학한지 2주일 정도였나. 

담임샘이 가정조사 한답시고, 편부모 손들어, 전세 손들어, 월세 손들어, 자가 손들어 이렇게 애들한테 물었어요

어린 나이라 전월세 개념이 없고, 그저 우리집이 전세집이다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세 산다고 손을 들었죠

그때 뒤에서 "아 저XX 전세 살았네.." 가 들렸어요

뒤돌아 보니 학교등교한지 3일차인 전학생 이었습니다. 무려 97년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던 아이였으니.. 잘살았던 모양입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걔가 저런말 한게 무슨의미였나.....

 

어릴때 부터 농구가 취미라, 교내 농구동아리 가입은 물론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갔던 것 같아요

곧 잘해서 중2, 중3 때 시 대회에서 입상도 해보고, 엘리트 체육 제의도 받았어요. 더불어 애들한테 주목도 받았었죠 엄청 기분 좋았습니다

하지만 주목과 별개&운없게도 그 전학생도 저랑 취미가 같아 동아리내에서 계속 얼굴을 보게 되었죠.. 거기에 무슨 운명의 장난질인지.. 

3년 내내 같은반에 걸렸었습니다. 

그 3년 동안 지겹도록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못사는 XX가 나댄다... 나대지 마라" 

뭐 쟤 한테만 들었던건 아니었어요.. 그 '전학생'과 같은 동네 사는(학교 주변 아파트 단지) 패거리한테 많이 들었어요(왜 걔네는 다 농구동아리 들었을까요..ㅜㅜ)

 

물론 제 성격이 나대는 성격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 앞에 서고 자기 주장이야기 하는거 어릴때 부터 별 두려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활동들도 많이 했었어요

 

아무튼,

3년 내내 저렇게 듣다 보니 쌓이더라구요, 그리고 그 3년동안 전세란게 뭔지 알았고, 제가 살고 있는 동네(학교와 좀 떨어져 있는 공단 근처)가 어떤지도 알았고, 우리집 형편이 IMF 직격타를 맞아 안좋았던 것도 알았죠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내색 잘 안하셨고.. 어떻게든 이쁘게 옷 입혀주시고 잘 먹여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죠..)

그러다가

중 3때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할지 다 결정되고 인제 걔네들 안볼 수 있구나 싶었던 봄방학 직전에

터졌습니다.

 

진짜 지금 친한애들이랑은 웃으며 이야기 하는데 엉엉 울면서 그 전학생 팼어요

발단은 사소한 다툼이었는데... 걔 한마디 "몇번을 이야기 하냐 좀 못살면 그만 나대고 꺼져라" -최대한 순화버전입니다...ㅠㅜ - 소리에..

쌓인게 폭발했는지 이성을 잃고 때렸던 것 같아요. 정신을 좀 차리니 얼굴을 줘 패놔서.. 걔 몰골이 말이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중3 담임께서는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고, 나중에 안 사실 이지만 전학생 부모님께서 하신 컴플레인은 진짜 몸으로 막아 주셨더라구요.. 저희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도 하셨는데 못한다고 엄청 버텼었는데...그것도 이해<?> 아님 포기하신건지 아무튼 유야무야 넘어갔어요 대신, 졸업식 전날까지 화장실이란 화장실은 다 청소 했던것 같아요

(그때는 화장실 청소도 억울하다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다행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얼마전에 그 녀석 소식을 어떻게 듣게 되었는데

동네 근처에서 호프집 자영업 한다고 하더라구요 장사는 잘 안되는 듯 합니다.

 

그 소릴 듣고 나서, 코로나 때문에 어렵겠다 좀 안타깝네 .... 생각이 들다가도, 한번 당해봐라 생각 드네요

 

걔도 어려워 보면 어린시절 저한테 했던 짓들과 맞았던 것들이 기억이 날까요?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P.S 제가 만약 유명인 이었다면.. 위 내용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겠죠? 평범하게 살아서 다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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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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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Lakers&Eagles | 작성시간 21.02.26 속시원하긴 하네요..3년동안 언어폭력 당하시고 참으신게 신기하네요..그를 팰정도로 무력이 있으셨는데..전 누굴 때릴 힘도 용기도 없어서 저럴 수도 없었는데..
    암튼 결론은 자업자득이네요..그렇게 괴롭혔으니..
  • 답댓글 작성자Easy Sho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26 키가 드라마틱 하게 컸습니다 156->180 몸무게는 덤으로.... 중3되니까 제가 힘이 좀 있구나를 알고있긴했어요
  • 작성자빵꾸똥꾸 | 작성시간 21.02.26 1. 농구 잘하신게 일단 부럽습니다
    살면서 그때 잘해야 빛나죠. 나이먹어서 잘하는것 보다요
    2. 그 맞은 사람 및 패거리들도 이카페 회원일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ㅋㅋㅋㅋ
    3. 유명인이어도 그정도 일화면 동정여론이 많을듯요 ㅋㅋ
    4. 일단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Easy Sho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26 오 2번에서 느낌표가 빡...
  • 답댓글 작성자둠키 | 작성시간 21.02.27 그쵸 농구까페에서 농구잘하면 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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