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非스포츠 게시판

베테랑2 감상평 (스포주의)

작성자Am 04:00|작성시간24.09.19|조회수1,210 목록 댓글 8

지난 연휴 기간 무대인사를 겸한 베테랑2 보고 왔습니다.
정해인 배우 실제로 보니 정말 잘생기고 몸도 탄탄한게 정말 멋졌어요.
와이프는 오늘부터 정해인의 팬이라며 바로 인스타 팔로우.

영화는 티저가 공개 된 후로 기다리던 작품이었습니다.
베테랑 1편이 정말 잘 만든 수작 오락영화였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도 좋지만
선악의 구분이 명확한,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플롯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런 영화도 좋아하거든요.

사실 그래서 저에게 베테랑 2편은 전편보다 못한 속편이었습니다.

예고편에서 주연급 배우인 두 명만 나왔고 한 명은 서도철인 황정민이기에
자연스레 정해인이 악역일 거라는 추론이 가능했고 영화가 이것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궁금했습니다.

두 주연을 비롯한 나머지 조연들의 연기는 모두 좋았습니다.
연기는 좋은데 분량은 아쉬웠어요. 주연을 위한 들러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장치.

가장 아쉬운 건 역시 스토리였습니다.

정해인이 연기한 해치 캐릭터는 여러 창작물에서 많이 봐오던 캐릭터였습니다.
사법부의 판결이 아쉬워 직접 그들을 단죄하는 악과 선이 공존한 캐릭터의 한 종류랄까요.
(물론 해치는 정의감보단 본인이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즐거운 사이코패스이자
가짜 뉴스에 휘둘려 죄 없는 희생자도 만드는 악역입니다만.)

그래서 영화는 서도철의 입을 빌려 계속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아무도 모르게 콱 죽여버리지."
"살인에 좋은 살인, 나쁜 살인이 어딨어."

둘 다 서도철의 입에서 나온 말이고 관객들도 공감할 말이며
동시에 여러 범죄자들에게 내려진 아쉬운 판결을 보며
단죄를 원하던 일반 사람들 또한 떠올릴 법한 말들입니다.

물론 서도철도 혼란을 겪지만 그는 결국 정의로운 경찰답게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범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법체계가 내리는 것이라는
자신의 가치관을 굳건히 확립함과 동시에 관객들에게도 다시 한번 주지시킵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명확하고 잘 알겠으나 기대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복잡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명확한 부도덕, 범죄와 정의의 대결이 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조태오의 집행 유예가 언급되는 장면도 전작의 팬으로서 아쉬웠습니다.
1편의 정의로운 형사물의 세계관을 이어받았다면 비록 현실과 동떨어질지라도
재벌도 죄 지은만큼 사법체계가 벌하는 세상을 보여줬으면 했거든요.
죄 짓고 살면 안된다며 재벌에게 들이받는 서도철의 세상이었다면요.

이 작은 언급이 어쩌면 영화가 묻고자 하는 메세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전작에서 봤던 그 나쁜놈도 돈 많으니까 풀려났어.
이렇게 엉망인 세상, 나쁜 놈들 직접 벌 해야하지 않겠니?"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느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었습니다.
주연들의 연기가 좋고 류승완 감독답게 액션 시퀀스는 매우 훌륭하거든요.

거기다 정해인 배우의 선한 얼굴에서 나오는 섬뜩한 표정도 예상외로 아주 좋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황정민 배우의 액션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몸을 영화의 프레임에 맞게 아주 잘 쓰는 배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에 못지 않게 정해인 배우의 액션도 매우 좋았습니다.
서도철 아들이 집단 린치를 당할 때 등장해서 때려눕히는 씬은 멋짐과 동시에
속이 후련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씬도 사적제재를 다루는 메시지 씬)

1편의 개인적인 별점은 4.5/5였다면 2편은 3.5/5 를 주고 싶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CharIes Barkley | 작성시간 24.09.19 오프닝에 대해 여러말들이 있던데 전편에 언급됐던 주부도박단으로 시작한거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ㅋㅋㅋ 걍 류승완표 액션영화 한편 잘 봤어요
  • 작성자캡틴실바 | 작성시간 24.09.19 전 개인적으로 정해인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너무 성의 없는게 아쉽더라고요.
    1편의 가장 큰 매력이 현실에 있을법한 빌런이 현실에 있기 어려운 방식으로 통쾌하게 벌을 받는 권선징악 구도에서 오는 카타르시스인거 같은데,
    2편은 현실에 있기 어려우면서도, 동시에 여러 창작물에서 재탕 삼탕된 클리셰적인 빌런을 내세웠는데, 오히려 관객에 따라서는 그 사람이 빌런이 아니라 공감 동조할 수 있는 부분도 상당했던거 같고요. 그럴거면 이 사람이 왜 그렇게 됐는지(될 수 밖에 없었는지) 최소한의 설득작업이라도 하고, 그러한 동기에 대한 감정이입과 좌절을 통해서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라던가 흥미라도 유발했어야 되는 것 같은데, 그걸 생략한게 좀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오히려 1편에서는 재벌가의 가족관계나 유해진 캐릭터 등을 통해 유아인을 빌드업한거랑 대조되기도 하고요.
  • 답댓글 작성자아나킨 스카이덩커 | 작성시간 24.09.19 빌런에 대한 서사가 전혀없고.. 살인을 히죽거리면서 하고.. 선택을 강요하며 즐거워 하는.. 어떤 빌런이 .. 사알짝 떠오르긴 했습니다.. 다른 창작물에서 익히 봐왔던 동일 케릭터 였으나 한쪽은 몰입도 최강을 보여주었었는데 이 해치 라는 케릭터는 왜 그게 안되었을까요? ㅎㅎ 비아냥은 아닙니다만 혹여 감독이 이런 서사를 참고하여 케릭터를 만든거라면 베테랑이
    아니라 살아남은 형사들로 부당거래 2를 만드는게 낫지 않았나?.. 하는 뻘생각도 들었습니다
  • 작성자버거킹매니아 | 작성시간 24.09.19 저도 딱 이정도 느낌이었습니다!!
  • 작성자화니신 | 작성시간 24.09.20 범죄도시4보단 횔씬 낫다는 느낌을 받고 왔습니다
    전체적인 감상평에 공감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