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 즈음인가
와이프가 저희 외할머니, 이모, 어머니를
모시고 2박3일 렌트카 운전기사를 자처하며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자유라고 좋아한 글을
쓴 기억이 나네요
많은 분들이 놀랐고
저도 와이프와 사이 안좋을때도 이렇게
어른들한테 잘하는거 하나 보면서 버티기도 했고
지금은 사이가 참 좋은데요
그 이후로 올해는 저희 가족과 부모님,
고모 2분까지 모시고 부산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와이프는 회사에서
거의 매일 어머니, 아버지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일주일에 두세번은 저녁에 꼭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굳이 또 같이 먹어야되냐 라고 할 정도로
제가 혹시 일 때문에 바쁘면 저 빼고도 먹고
혹시 어머니도 없으면 시아버지와 단둘이도
밥을 먹을 정도로 살갑게 정말 딸처럼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너무 고마웠어요 저는
부모님도 정말 잘해주셨어요 저희한테든
손자한테든
근데 작년에 9살차이 나는 제 여동생이 결혼하면서
이상한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와이프가 동생네를 약간 견제?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눈치는 챘지만 당연 그럴 수 있고
어차피 멀리 사니까 (세시간 거리)
그러다 말겠지 어차피 잘 못보는데 했는데
조카가 태어나면서 터지고 말았네요
매제네 집이
아들과 딸이 한달 간격으로 동시에 애를 낳았어요
그래서 여동생 시어머니는 딸한테 붙잡혀 있다고
힘들다고 100일 아이를 데리고 내려오겠대요
아버지는 ”당연히 거기는 딸 애기한테 가야지
우리도 그렇고“ 하면서
얼른 내려와라 우리가 봐줄게 하셨죠
이 얘기를 듣는순간 와이프가 표정이 안좋더라구요
물론 저 멘트 하나만 듣고 그런건 아닙니다
결혼 전후로 분위기가 그렇긴 했어요
원래 사이가 서먹했던 여동생과 아버지 사이가
급속도로 회복했거든요
아마 그 사이에
여러가지 와이프만 느끼는 뭔가가 있었겠죠
그 날 집에와서 펑펑 울더라구요
” 난 아무리 잘해도 딸이 될수 없구나
엄마도 안계시고 아빠와도 사이가 안좋아서
더욱 시부모님한테 의지한 것 같다
결국 나 혼자 마음주고 상처 받은 거니
내 잘못이긴 한데 서운함은 너무 크다 “ 라고 하대요
게다가 10년동안 저희한테 잘해주시긴 했지만
그게 저와 아들한테지 와이프는 은근
소외되는 느낌도 있었어요
저렇게 와이프가 상실감을 느끼고 있던 찰나
여동생이 내려와 있는 2주간 부모님은
회사도 나왔다가 애 보러 바로 들어가시고
밥 먹자, oo이는 뭐하냐 이런 연락
단한번도 안하시더라구요
물론 갓난애기 때문에 정신없고
그런건 이해하지만 매일 손주한테 연락하던 분들이
일순간에 뚝 끊깁니다
뭐 이것도 그럴수 있다 생각하는데
동생 올라가기 전날 매제가 데리러 내려왔는데
그때는 사위왔으니 집에서 밥먹는다고
그제서야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멀리 사는 여동생이 아이를 낳고
힘들어 하니까 도와주시는 부모님 마음
백번 이해하고
그동안 아들에게 그 어떤 할아버지 할머니 보다도
잘해주셨기에 그 마음 의심치 않지만
위에 여러가지 아다리 때문인지
저도 은근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핑계대고 안갔습니다
참 이게 어렵긴 하네요
저도 너무너무너무 잘지내는
와이프와 부모님 보면서 마음을 너무 놨나
생각도 들고
“ 아 당연히 며느리는 딸이 안되지 “
하면서도 그동안 와이프가 했던거 생각하면
너무 안쓰럽기도 하구요
와이프한테는 내가 총대매고 성내서
서운한 티 낼테고
속좁은 장남, 못난 아들 될테니
넌 그냥 내 뒤에 숨어서
착한 며느리 코스프레 해라
그리고 이제 기본정도만 하고
너무 마음 주지 말아라 이건 어쩔 수 없다
라고 했습니다
아이고 너무 기네요 글이
정말 좋은 고부 관계도
결국 위태위태한 모래성과 같은 거구나
라는 걸 느낍니다 요새
푸념 한번 해봤습니다 ㅠㅠ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Bellerophon 작성시간 26.06.23 new
와이프분 입장에서는 남편하고 자식하고 행복하게 잘살면 되는데.. 시부모님의 딸이 될 수도 없거니와 그렇게 될 필요도 없는데 그렇게나 노력하실 이유가 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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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뱅쑈 작성시간 26.06.23 new
우선은 와이프분에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시는게 첫번째인거같구요
감히 주제넘게 한말씀 드리자면 부부관계든 가족관계든 친구관계든 무언가를 기대하고 상대에게 무언가를 준다면 반드시 실망하게되더라구요
서운한건 어쩔수없으시겠지만 어느정도 선을 지키시고 무리안가게 관계를 유지하시는게 와이프분에게 더 좋으실거같습니다 -
작성자converge 작성시간 26.06.23 new
항상 실망은 기대에서 나오는거 같아요. 그렇지만 기계도 아닌데 기대와 실망을 안할 방법도 없죠.
인간관계는 나이가 들어도 쉽지 않네요. -
작성자Dr.M 작성시간 26.06.23 new
일단 아내분이 너무나 대단하시고! 결국은 피가 더 진하다는건 어쩔 수 없는거죠 받아들이는 수 밖에요.
아내 분 큰 상처받지 않도록 남편 분이 앞에서서 서운하다 말하시고! 못난 아들 되는게 지금 할 수 있는 제일 베스트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론 큰 기대도 안하시는게 서로 관계에 좋아요. 너무 가까우면 상처받습니다. 관계는 확실히 적당한 거리가 오히려 멀리갈 수 있게 합니다. -
작성자solution 작성시간 26.06.23 new
며느리나 사위나.. 아들 딸이 될수 없죠..
아내분 잘 위로해 주세요. 아내분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