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관계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6.03.27|조회수810 목록 댓글 7

 

 

 

 

 

 

 

 

 

 

센터에는 관계 갈등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찾아오십니다.

 

그 중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이 바로 부부 간 갈등이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관계가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만큼

바닥을 친 관계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커플들의 결말이 새드 엔딩인 건 아니에요. 

 

소수지만 분명히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커플들이 있고,

그 커플들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관계의 핵심이지만, 살면서 점점 잊어버리게 되는 것. 

 

 

 

 

 

 

 

진심의 힘

 

 

 

 

 

 

진심을 다하는게 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막상 내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얼마나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한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것이다. 혹자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진심을 다한다는 게 뭐지?' '어떻게 해야 진심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거야?'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최근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진심이 통했던 적이 언제였는가? 그때 나는 어떤 행동을 했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었는가?

 

 

 

 

 

 

사람들은 진심이 중요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진심의 중요성을 아는 것과
진심을 담아 표현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제가 들었던 가장 감동적이었던 사연을 하나 풀어 드릴께요.

 

어느 부부가 연년생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관계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가게 되었어요.

먹고 살기도 힘들고 빠듯한데,

육아 초보들이 두 명의 아이들을 건사하려니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겠어요?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에게 기대고 싶고,

남편은 남편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품을 넘어서는 인생의 둔덕이 있듯,

그때는 서로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인생 최고 난이도의 시기였고,

그렇게 서로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어!"라고 주장하며 관계가 악화일로에 치닫게 된 것이죠.

 

서로에 대한 악감정이 점점 쌓여만 가던 어느 날,

각자 한명씩 맡아 영혼 없는 육아를 하던 중,

남편이 냉전 중이던 아내에게 갑자기 말을 걸었대요.

 

내일 저녁엔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와. 친구들도 좀 만나고.

 

갑자기 왜? 당신이 애 둘을 어떻게 봐? 그러다 또 얼마나 짜증을 내려고.

 

한 명이라도 기분 전환하면 좋잖아.

난 네가 웃는 얼굴로 집에 돌아오면 그걸로 충분해.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내의 마음 속에 단단히 쌓여있던 벽이 순식간에 허물어져버렸어요.

 

남편도 그때 자신은 그런 말을 계획하고 한 게 아니라,

문득 치밀어 올라서 했다고 하는데,

비록 우연이 만든 계기라 할지라도,

그 짧은 대화를 기점으로 이 둘의 사이가 점점 더 좋아져

결국, 힘들었던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대요.

 

 

 

 

 

 

별 거 아닌 내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짧은 한 문장이 누군가의 마음을 녹이고, 잃었던 정을 되살아나게 한다. 진심이 실려있다면 대화가 오고 가는 순간 울컥 하고 느껴진다. 그동안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고,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했다는 것을. 결과만 보면 이렇게 쉽고 간단한 일인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우리에겐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진다. 이미 악화된 관계에서 어떡해야 서로의 진심을 내보이며 "울컥 모멘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진심을 나누는데는 정해진 공식이 있습니다.

 

공식은 간단해요. 

하지만 이걸 할 수 있느냐마느냐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죠.

 


첫째. 손익에 대한 계산을 멈춘다.

 

둘째. 오로지 상대방의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셋째. 이 사람에게 어떠한 결핍이 있을까, 나는 이 결핍을 얼마나 무시했나? 결국 이 사람이 얼마나 좌절했을까?를 생각한다.

 

넷째.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손을 잡는다.

 

다섯째.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말한다.


 

 

 

 

 

 

형식이나 가식이 아닌, 진심을 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 입장을 버려야 한다. 계산을 멈추고, 오로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 사람이 겪고 있을 분노와 좌절에 공감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그 사람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그 사람의 공로를 인정해줘야 한다. 공감이 담긴 진심은 해묵은 원한으로 가득차있는 상대방의 내면을 뻥뚫어준다. 그렇게 서로간에 따뜻한 연결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진심을 느끼기 힘든 이유는

어떤 관계에서든 "계산"을 하고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관계 비용 vs 관계 이득

 

절대 손해보고 싶어하지 않는 심리 때문에,

항상 내 입장부터 헤아릴 수밖에 없고, 

쉽사리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하기 힘들어져요.

 

이렇게 손해보지 않으려는 태도가 디폴트가 되니,

관계에서 상대방의 입장부터 헤아릴 일이 없게 되고,

인생을 살면서 점점 더 타인과 진심을 나누는 일이 드물어지게 되는 것이죠. 

 

관계의 진실은

내가 먼저 내려놓고 상대방을 올려다봐야

상대방도 자신을 내려놓고 나를 올려다봐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죽은 관계도 되살릴 수 있는 힘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공감과 그로부터 나오는 진심어린 한마디일지도 몰라요.

 

그러니,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여러분의 마음속 계산기를 지울 수만 있다면,

그 관계는 우리의 한평생을 지탱해줄 소중한 자산이 되어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인데요..

저는 한 3년전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못하죠...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와이프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그리고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일로 지쳐있던 때라 맞받아쳤구요.

순식간에 각방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갔구요..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도 눈치가 있는지 언제부턴가 시무룩해지고

짜증도 잘 내고 잘 울고 그러더군요..

그런 아이를 보면 아내는 더 화를 불같이 내더군요..

저도 마찬가지 였구요..

계속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러는 것이 우리 부부 때문에 그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요..

가끔 외박도 했네요..

그런데 바가지 긁을 때가 좋은 거라고 저에 대해 정내미가 떨어졌는지

외박하고 들어가도 신경도 안쓰더군요..

아무튼 아시겠지만 뱀이 자기꼬리를 먹어 들어가듯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러기를 몇달..하루는 늦은 퇴근길에..

어떤 과일 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남은 귤을 다 사서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주방 탁자에 올려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가 씻고 나오는데,

와이프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개를 까먹더니 하는 말이

"귤이 참 맛있네"

하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쾅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내는 결혼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는데,

결혼후 8년동안 내 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간 적이 없었던 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순간 먼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에 길가다가 아내는 귤좌판상이 보이면

꼭 1000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져서 내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어쩌다 갈때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는 내가 아내에게는 8년간이나

몇백원도 안하는 귤 한개를 사주지 못했다니 맘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어느덧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됐죠..

아이 문제와 내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한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 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후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어요.. 그리고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그런데 며칠 전 아내 말대로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들어와서 살짝 주방 탁자에 올려놓았구요..

마찬가지로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 이 귤 어디서 샀어요? "

" 응 전철입구 근처 좌판에서 "

" 귤이 참 맛있네 "

몇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도 몇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직접 까서 아이 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 모습과 또 한번 비교하게 되었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 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좋아진 이후로는 아침을 해준적이 없었는데..

그리고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잡더군요..

한 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술을 뜨는데, 목이 메여 밥이 도저히 안넘어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까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한가지의 일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 수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정말 바보 중에도 상바보가 아니었나 싶은게 그간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 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 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던 무엇이든 우리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할수 있는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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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샷 클락 | 작성시간 26.04.01 자책하지 마시길 ㅜ.ㅜ 뭔가 최선을 다해야 마음이 편해지시는 스타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시니 후회도 없으실거라 생각됩니다. 이제부터는 나에게 뭐라도 선물하는 삶이 함께 하시길~~ ^^ 주제넘지만 저랑 비슷하신것 같아서요 ㅋ
  • 답댓글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 작성시간 26.04.01 샷 클락 ㅠㅠ 힘냅시다..
  • 작성자모닝 | 작성시간 26.03.27 언제나 많은 울림을 주는 글 감사합니다. 저도 귤 같은 거 찾아봐야겠네요.
  • 작성자트윈사냥꾼 | 작성시간 26.03.27 부부사이에 계산기 없는 삶을 살아야겠네요^^
  • 작성자이제는~!! | 작성시간 26.03.28 문득 잊고 있다가 이 글 보고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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