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가장 잘 팔린다는 책,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리고 나서 가족들은 엄마가 자신들을 위해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얼마나 행복했던 일이었나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책에 등장하는 "엄마"는 참 능력있는 분들입니다.
자식 하나하나의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늘 바지런하게 움직여 모든 뒷바라지를 마다않고 ,
자신의 고통은 절대로 내세우는 법도 없고,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도 없고 늘 내어주기만 하는,
그런 엄마가 키운 자식들은 대부분 어떤 일에 전문가가 되어 있고
늘 속이 한량없이 넓기만 한 엄마.
울 엄마는
자식들이 모여 지난 시절 얘길할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니,해서 우리들을 황당하게 하기도 하고,
비 온다고 우산갖다주거나 늦게 온다고 마중따윈 나와 본 적도 없고,
새벽같이 일어나 움직이는 부지런형도 아니고,
딸 자식을 위해 김치 한 번 제대로 담가준 적 없고,
뭘 주지 못해 안달하기는 커녕 엄마 이거 가져가도 돼, 하면 그래, 하고,
이젠 늘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안좋댄다 하고,
자식들 생일에 바리바리 해 주기는 커녕 자식 생일을 잊어버리기 일쑤고,
아버지 사업실패로 생활이 곤란해지자 자식들 대학보내기를 포기해 버리고,
어떤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단 에고,모르겠다 어떻게 되겠지, 체념에 더 익숙한,
한 자식한테 다른 자식걱정과 칭찬으로 염장을 지르고,
나 살기도 힘든데 이젠 내가 너희들에게 기대고 싶다, 대놓고 말하고,
그런 엄마지만....
그래도 성격 불 같은 아버지께 늘 위축되어 지내면서도 시댁 군식구들을 팔촌까지 챙겨 장가시집 보내고,
일년 열두번 제사를 정성껏 치러냈고,
음식 냄새 풍긴다고 성질 부리는 아버지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먹어가며 췌장암걸린 아버질 수발하다 홀로 되었고,
티 안나게 치맛자람을 날리며 선생님께 뇌물도 갖다주고,
애들을 챙기는 것 같지만 사실은 게으른 딸 아침잠 더 자라고,
이제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이지만 딸 집에 오면 살림을 살아 주고,
딸자식이 사위와 떨어져 살게되었을 때 자식보고 살 수 있게 손자를 대신 키워주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잘 되지않아 몇년을 방구들과 더불어 지낸 아들을 참고 기다리고,
그래도 자식 넷 중 그 누구 하나도 엄마께 고맙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내 자식에겐 사랑한다, 네가 없으면 못 살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이쁜 네가 내 아들인지 정말 감사하다,.. 잘 도 말하면서
왜 엄마에겐 엄마 사랑해 아니, 고마워요라도, 엄마 날 낳아줘서 고마워요, 엄마 딸이어서 정말 좋아,..라는 말은 할 수도 할 생각도 않는지...
무엇보다도 엄마가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하다는 걸,
가끔 엄마가 안계시다면 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눈물이 날 것 같은 그런 마음을
열어보이면 울 엄마는 얼마나 쌩뚱맞아 할까요.
가끔 엄마의 늙은 등을 보면 쓸어주고싶고 꼬옥 안아주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근데 실제로는 되질 않네요.
익숙치않아서 일까요, 아님 제 맘 속에 엄마에 대한 저도 모르는 상처가 있는 걸까요.
나도 어쩌면 엄마가 안계실 날을 상상은 하지만 실제로 그런 날은 없을거라 착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내 맘에 술렁이고 있는 말은 글로 대신합니다.
엄마, 내 엄마로 살아줘서 고마워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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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금현숙(청소년) 작성시간 09.03.17 저 지금 이 글 읽고 있는데 눈물이 너무 나와서 그만 퇴장 할래요 엄마보구싶당..영실모둠장님 제키보드 책임져요 눈물바다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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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숙(출판) 작성시간 09.03.17 우리 엄마... 이 책 보더니 '이 책... 별로다.' 하시더군요. 요즘 70넘은 우리 엄마가 90넘은 우리 외할머니 모시고 사느라 10년은 늙은 거 같아요. '책과 노니는 집'에 '마음 시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엄마 마음 시중을 잘 못 들고 있구나 생각 했어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읽어보라고 한 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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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정희(출판) 작성시간 09.03.18 왜 그런 말 하지요. 그 사람 참 진국이라고... 이 글을 읽다보니 김영실 씨가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까운 관계일수록 때론 밉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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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희(도서관) 작성시간 09.03.18 엄마가 자꾸 생각나네요. 얼마 전 칠순을 바라보시는 엄마가 우울증 비슷하게 오셨더랬어요. 근데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좀 짜증도 나고... 지금은 잘 넘기시고 원래의 자상한 엄마로 돌아왔지만 영실씨 읽고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엄마한테 전화 한 통 해야겠네요. 고마워요. 너무 당연한 걸 잊지 않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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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재희(도서관) 작성시간 09.04.04 엄마는 항상 고향 같은 건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