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의 글에 이어서 대구한의대학교 입지에 대해 자세히 거론해 본다.
2. 대구한의대학교의 산줄기
1) 주산과 용맥
대한대까지 이어지는 산경표 상 체계는 낙동정맥-비슬지맥-삼성산(554m)을 거쳐 백자산(486m)까지 이어지는 산줄기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즉 삼성산에서 백자산으로 북서진 하다가 470m 높이의 봉우리를 지으며 분기점을 이루는데, 이 봉우리가 대한대의 주산이 된다. 이때 주산 봉우리의 모습이 우뚝하면서도 단정한 육산의 형태를 하고 있다. 풍수에서 주산의 역량은 터의 길흉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감안하면 예사롭게 넘길 수 없다.
다시 주산에서 대한대까지 이어지는 용맥은 상하좌우 변화를 거치며 매우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학촌을 지나서는 최종적으로 힘을 모아 힘 있게 솟구치면서 대각정의 봉우리를 이루는데, 이 봉우리가 혈처를 형성하기 위한 최종적인 현무정의 역할이 된다. 이러한 산줄기는 풍수의 문외한이 보아도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주산이 출중하므로 용세까지 역동적인 모습이다.
2) 대각정(大覺亭)에서 용맥의 진행
(1) 위성사진
한학촌의 깊숙한 과협처에서 飛龍上天하듯 치고 오르는 용맥의 상태는 말의 목덜미와 같이 매끈하게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그 기상이 기운을 추스르며 힘 있게 솟구치는 것으로 보아 대각정 인근에서 최종적인 끝맺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즉 한학촌까지는 분주하게 달려오다가 어느 지점 용맥이 멈출 곳을 정하고 힘을 조절하는 현상이니, 마치 최종 목표점을 앞둔 승자의 표호와 같은 모습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고서에서는 形止勢縮이라 하였다.
대각정 정상에서 용맥은 위 그림에서 보듯 A와 B 두 줄기로 나누어지고 있다. 이때 A는 짧지만 중후하고, B는 길지만 지나치게 늘어진 상태다. 또 A는 대각정 정상부터 바르게 연결되었지만, B는 대각정 정상부터 파생되지 못하고 현재의 ‘행복기숙사’ 인근의 낮은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종합하면 대각정의 중출맥은 짧지만 A로 행하고, 남은 기운으로 형성된 것이 B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B는 호종사의 역할이기 때문에 경산시 점촌동까지 약 2km를 진행하면서도 특별한 봉우리를 만들지 못하고 밋밋하게 늘어진 것이다. 이는 주산(470m)에서부터 대각정까지의 역동적인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인데, 이러한 산세를 약룡 혹은 쇠룡이라 부른다. 따라서 B에서는 좋은 혈을 맺을 수 없다. 다만 좌측에서 부는 바람을 막고 혈처를 감싸주는 보호사로서는 가능한 것이니, 고서에서는 이를 餘氣라 표현하였다.
한편 용이 갈라지는 分脈處에서는 반드시 正龍과 傍龍으로 나누어진다. 이때 정룡과 방룡을 구분하는 것은 어느 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후부하고 깨끗하며, 힘이 있는지 등을 살피면 가능하다.
(2) 지형도
위 지형도에서 보듯이 대각정(210m) 정상에서 동쪽으로 진행한 능선A가 발달한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육안 관찰과 지형도의 등고선 방향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A방향 190m와 180m 사이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건축조형관 뒤쪽 주차장 부지는 크게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지점에는 현재 여러 건물이 들어서 있어 정확한 지형을 알기 어려운 상태다.
3) 주변 산세
주산(470m)으로부터 펼쳐진 백호는 그림에서 보듯 대각정 인근을 3겹으로 감싸고 있다. 반면 청룡은 특출한 힘은 없지만 근접하여 여러 개의 가지를 형성하면서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다.
대각정 봉우리 밑 건축조형관 뒤쪽에는 현재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그 지점에서는 건물에 막혀 전체적인 조망이 쉽지 않다. 그러나 시야가 확보된 학술정보관 앞쪽에서 동향의 산세를 보면 나지막한 안산과 수려한 조산이 겹겹으로 펼쳐진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안산은 대각정의 봉우리와 마주하며 다소곳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안산 너머 멀리 조산에는 빼어난 문필봉이 일직선으로 조응하고 있다. 그 외에도 동남쪽에는 많은 군봉이 솟아 있어 호쾌한 모습을 하고 있다. 즉 대한대에서 가장 부드럽고 편안한 방향이 동쪽인 것이다.
한편 혈은 유기체와 같아서 반드시 자신에게 유리하고 친절한 쪽을 향해 혈을 맺는다. 이를 감안하면 대각정에서 동쪽으로 뻗은 A가 대한대의 중출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혈처 또한 A인근으로 범위를 좁힐 수 있다.
3. 대구한의대학교의 물줄기
대한대의 외곽을 감싼 물길은 일정거리 북으로 진행하다가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西出東流하면서 外水인 오목천과 합류하고 있다. 오목천은 다시 북서진하여 금호강과 경산시 대정동에서 합수된다. 이러한 물줄기는 서울의 청계천이 서출동류하다 동출서류의 한강과 합류되는 흐름과 유사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학교 좌측 평산지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능선B의 외곽에서 대한대를 크게 휘감으며 흐르고 있다. 풍수에서는 산이 감싸준 것보다 물이 감싸준 것을 더 좋은 것으로 간주하는데, 이 물줄기로 인해 대한대는 청룡의 약세를 보완할 수 있었다.
4. 대구한의대학교 대학본부 입지
대한대 대학본부는 한학촌과 대각정 사이 고갯마루(과협처)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그곳은 전체 입지 중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해당되는데, 그것이 무슨 이유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학교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학교 건축 당시 주역에 조예가 깊은 설립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풍수의 일반상식적인 수준에서 본다면 이러한 입지는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첫째, 산의 면배를 가린다면 B능선의 밖이므로 山背에 위치한 것이 된다. 어떠한 경우든 좋은 입지는 山面에 위치하는 것이 풍수에서 요구하는 기본조건이다.
둘째, 대학본부가 위치한 지점은 깊은 고갯마루로서 대한대 입지 중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즉 과협처는 용맥이 가늘고 낮아 골바람이 치는 지점으로 풍수에서 꺼리는 지형이다. 대학본부 스스로가 과협처를 谷風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비보의 목적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불리한 지점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셋째, 동남향으로 자리한 대학본부는 앞이 꽉 막힌 형태를 하고 있다. 마치 높은 담 벽을 바라보는 입지로 풍수에서 요구하는 배산임수의 지세와 정 반대되는 좌향이 되었다. 그러한 관계로 건물의 뒤쪽은 계곡지형으로 마치 배수진을 친 모습이다. 이러한 입지는 일제가 경복궁 근정전 앞에 높은 조선총독부 건물을 지어 조선왕실을 의도적으로 핍박하려는 형태와 닮은꼴인데, 근정정은 타의에 의한 것이지만 이곳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납득하기 어렵다.
넷째, 대학본부는 평산지에서 시작된 좁고 긴 계곡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역시 하루 종일 산곡풍이 부는 지형이다. 이러한 지형의 지속적인 바람은 주변의 기를 빼앗기 때문에 대학본부는 늘 저기압을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대학본부는 하루 종일 해가 들지 않을 뿐 아니라, 곡풍이 불고 답답하여 불편한 입지가 되었다. 일반 상식적인 안목으로 보더라도 대한대의 핵심 건물이 가장 취약한 지점에 입지한 것이다.
5. 맺음말
필자는 혈의 응험과 가치에 대해서 추호도 의심이 없다. 정확한 혈처에 정한 묘소와 집 터 등에서는 가문이 흥성하면서 명문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을 수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창달이 풍수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답변이 궁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의 지식으로 논증할 수 없다하여 사실을 부정하는 것 또한 서구적인 잣대임을 부인할 수 없다.
각설하고,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대구한의대학교의 입지는 주산과 용세, 사격과 수세 등에서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산의 역량과 비룡상천의 역동적인 용세는 전국 어느 대학 입지에서도 볼 수 없는 뛰어난 지리적 이점이다. 이는 터의 선정부터 설립자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풍수적 조건이 다분히 고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구한의대학교의 지형조건을 자세히 살펴본 결과 이곳의 중출맥은 대각정에서 파생된 A이며, 정혈처는 건축조형관 뒤쪽에서 동향의 입지로 판단된다. 그 지점은 현재 여러 건물로 원형을 알 수 없으나 주산, 용세, 청룡, 백호, 안산, 조산, 물길, 좌향 등에서 다른 지점에 비해 빼어나게 우월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반면 대구한의대학교의 핵심 건물인 대학본부 입지는 가장 반풍수적인 곳으로 산곡풍이 부는 고갯마루의 山背에 위치하였고, 배수진의 입지에 앞이 꽉 막힌 상태를 하고 있다. 풍수논리로 보았을 때 대구한의대학교의 핵심 두뇌에 해당하는 건물이 그러하다면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재의 대학본부를 대각정 밑의 A지점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그곳은 현재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므로 그 지점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진부한 말일지 모르지만 입지가 편안하면 심신이 안정되니, 그것은 곧 대구한의대학교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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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강춘 작성시간 17.02.14 교수님 컬럼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의문사항이 있어 질문드려도 될런지요?
실제가보지는 않아서 그림상으로 판단했을때 대각정을 오죽헌과같이 입수로 봐도 될런지요?
대각정에서 뻗어나간 능선 B를 방룡이나 약룡이라는 표현은 공감이 가나 여기라고 표현한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라 함은 혈을 맺고 남은 기운 즉 전순을 말하는걸로 지금까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
작성자지종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02.14 남은 기운(餘氣)은 전순이 되기도 하지만, 앞으로 끌고나가서 官星이 되기도 합니다.
관성은 혈을 맺고 남은 기운으로 형성되는 것이므로 수구에서 물 나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고,
혹은 허한 부분을 보충해 주기도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강춘 작성시간 17.02.14 교수님 답변감사합니다. 잘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