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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 산으로 간 산 사나이 故 당산 박노준님의 영전에

작성자공무|작성시간21.03.02|조회수814 목록 댓글 19

아니 자네가 왜 거기 들어가 있는가?
어서 나오시게 이 사람아~
털벙거지 삐딱이 쓰고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고
지금이라도 국화꽃 속에서 꽝이야하고 뛰어나올 것 같은 당신
일생을 농담처럼 살다가 농담처럼 가버린 당신
우린 농담 같은 당신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네

그대로 인정하기에는 너무도 허무한 당신의 죽음

당신이 입버릇처럼 하던 인생 별거 있나 다 그런 거지 뭐

허긴 첫차 타고 간 놈이나 막차 타고 갈 놈이나

뒤집어 보면 한 뼘 차이, 오십 보 백보, 그놈이 그놈이다.

 

하얀 국화꽃 뽀얗게 휘감아 오르는 향불의 꼬리

아련히 멀어져 가는 당신의 모습 몇 번인가 뒤돌아 보며

우린 애써 눈물을 감추었다.

잘 가시게 아픔 없고 고통 없는 그곳으로......

뒤 돌아서는 길 우라질 놈의 비는 왜 그리도 처량 맞게 내리는지

하루 종일 추적추적.....

 

얼마 전 파크골프 회원 갱신을 하자니까

자기는 산이 더 좋아 금년에는 산엘 다니기로 했다나

실제로 최근 들어 자주 산엘 다니는 것 같기도 했다.

코로나 때문에 중단된 카페 활동에 관하여도 늘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하고 좋은 조언을 해줘 금년에는 쥐어짜는 절약형 이벤트에서

벗어나 좀 더 럭셔리한 산행, 고급스러운 여행, 품격 있는 걷기 등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기로 나와 약속한 당신 ,박노준! 당산!

이 친구야 그래 산이 그렇게 좋아 다시 못 올 그 큰 산으로 가려하는가?

 

문틈으로 삐끗 이 보이는 털벙거지 쓴 영정은 아직도 자꾸 손을

흔들어 댄다. 먼 길 가는 놈이 웬 똥폼은 잡고 지랄이야

안 돼 이 친구야! 당신은 안돼!

남의 생일날 예고도 없이 뒤지는 건 무효야! 무효!

오늘이 내 생일이란 말이야 이 친구야!

빨리 히죽히죽 웃으며 농담이야 짠~~ 하고 뛰어나와 어서

그동안 내 돈 따먹은 거 언제 되돌려 줄껴?

고스톱 멤버는 어쩔끼고? 당신은 절대 안 돼! 안 돼~

당신은 아직 할 일이 많아

무효야 무효~

이 무정한 사람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 당산 박노준 님의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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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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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삼밭골 | 작성시간 21.03.17 참 좋으신분은 이렇게 허무하게 가시는겁니까?
    당산 선배님 건강이 좋지않은 가운데에서도
    항상 유머스러우시고 항상 웃으시고 누구에게나 친절하셨던 당산 선배님,
    제가 제주도 여행을 꼭 선배님과 함께 한번 더 가려고 벼르고 벼르다가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못가고 말았네요.
    이제 누가 제주도 리딩을 앞장 서겠는지요.
    정말 안타까운 소식에 인생의 무상함을 절감하면서 선배님의
    영혼이 천국에서 영원하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 작성자죽현 | 작성시간 21.03.20 먼길 편안하게 가실길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작성자박헌 | 작성시간 21.03.2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작성자조은아 | 작성시간 21.05.03 웬일입니까.. 당산님이!!!
    아이고..세상에 어쩌다가 이런일이..
    이제야 알게되어 미안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육고기 보다는 유난히도 생선회를 더 좋아하셨던!
    농담을 진담처럼 웃지도않고 천연덕스럽게도 남을 즐겁게 하시던 님!
    참 좋은 분 이셨는데...
    진심으로 고인(님)의 명복을 빕니다.
  • 작성자만경대 | 작성시간 21.06.2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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