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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안녕.....

작성자고르비|작성시간22.04.06|조회수177 목록 댓글 8
영시의 이별

우리는 다른 이들의 슬픔과 고통 앞에서
겸허한 마음이 된다.
나의 슬픔과 고통을 마주하는 이들
또한 그럴 것이다.
다른 이들이 애통해 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가까운 이들에겐
함께 눈물 흘리며 따스히 손을 잡아주고
포근한 가슴으로 안아준다.
가깝지 않더라도, 심지어 낯선 사람의
슬픔과 고통 앞에서도 우리는 마음은
애통해 하고 가슴엔 눈물이 흐른다.
그것이 삶이고 사람의 모습이다.
 
독일 말 중에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나쁜일이나 불행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일어났을 때 느끼는 당혹스러우
면서도 안도감을 느끼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 말에는 '사촌이 논사면 배아프다'는
말이 있다. 독일의 샤덴프로이데라는
말과 그 의미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살아오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여러
번 있다.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이다.
그럴 때마다 인간은 왜 잘 모르는 사람의
출세와 성공에 대해서는 무심할 수 있으
면서도 삶의 기쁨과 즐거움, 슬픔과
괴로움을 서로 나누는 사람들의
빛나는 성취와 성공에 대해서는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지 못하고 배가
아픈 것일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말이다.  곰곰이 생각에 잠겨
들곤 하지만 언제나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거기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의 슬픔과 고통에서
연민의 정과 함께 안도감이 든다.
다른 사람의 훌륭한 성취와 성공을
바라보면서 웃으며 손을 잡고 축하의
말을 건네지만 가끔은 아부하는 마음
일 때도 있지만 배가 아플 때가 더 많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삶은, 인간은
참 희한하고 모순투성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내게 예기치 않게 초대하지 않은
손님, 난치성 질병이 찾아왔을 때에서야
비로소 삶에 대해 인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만 위해서 살아왔구나 하는
자괴감을 넘어 절망감에 빠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다
어느 정도 이기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 어두운 시기에 내가 어느 정도가
아니라 매우 이기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불편한 진실을 처음으로 깊이 인식
하게 되었다.
삶에서 고난과 고통과 슬픔은 겉모습과는
달리 아름다운 모습일 수 있음을 알았다.
그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서야
비로소 덜 욕심부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 애쓰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이기적인 성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연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살아온 삶의
모습이 어떻든 그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신의 축복에 감사하며 사는
연습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삶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성취와 성공에 흔쾌히 축하하기는
힘에 겨울지 모르지만 적어도 무덤덤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덜 이기적이고 배 아픈 불편한
감정에 덜 빠지게 될 것이다.
 
"다리 없는 사람도 있다.
신발 이 없다고 불평하지 마라."
누가 한 말인지, 어느 나라 속담인지
알 수는 없지만 시기와 질투심에
유난히 부대낄 때 그 말에 기대곤 한다.
칠순 생일 선물로 받은 명품 신발을
신을 때 가끔 떠오르는 말이기도 하다.
아끼느라고 제대로 신지도 못한다.
호접몽에서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알지 못하겠구나 했다는 
장자의 말처럼
내가 신발 주인인지 신발이 내 주인인지
모르겠다.
살면서 꼭 필요한 물건은 별로 없고.
비싸고 좋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런데 그 익숙한 허세에서 벗어
나기가 참으로 어렵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안타깝고
슬플 때도 있지만 익숙한 것과
결별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깝고
수치를 느낄 때도 있다.
삶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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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고르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7 린다님
    안녕하세요?
    어제 모처럼 즐겁게 보내다가
    답글이 늦었습니다.
    아무리 지 자유라지만
    듣는 사람 생각도 해야하는데
    제가 좀 얼굴이 두껍지요.
    그럼에도 잘 들으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소리꾼(이원경) | 작성시간 22.04.07 엤날 인기가수 배호에 노래 영시에 이별
    내가 즐겨부르는 십팔번지를 고르비님 덕분에
    이아침에 엤날을 생각하며 잘감상하고 갑니다
    고르비님 영시에 이별 잘 부르시내요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고르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7 선배님
    안녕하세요.
    울긋불긋 꽃동네
    온천지가 아름답고
    항기로운 봄의 향연입니다.
    영시의 이별
    어릴 때 선배님보다 한 살 적은
    젊은 날의 막내 삼촌께서 부르던
    노래가 생각나 찾아서 친해지려고
    애썼는데 겨우 여기끼지입니다.
    선배님의 십팔번 곡
    변변치 못하지만
    잠시나마 선배님의 젊은 날 아름다운 추억에 잠겨드시게
    한 것 같아 기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조은희 | 작성시간 22.04.09 배호에 노래 영시에 이별
    잘부르시네요 노래연습 열심히
    하더니 가수되였네요 ㅎ
  • 답댓글 작성자고르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10 조은희님
    안녕하세요?
    오늘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꽃 구경하셨나요?
    봄잠이라 날새는 줄 몰랐더니
    여기저기서 새소리로고
    간 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거니
    꽃잎 얼마나 떨어졌는고.
    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를 보니
    엣날 배운 오언고시가 떠오르네요.
    이 화창한 봄날
    코로나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어서 쾌유하셔서 봄날의 정취에
    시름 잊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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