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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김광균의 설야(雪夜)라는 시인데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모양을
여인의 옷 벋는 소리와 비유를 했는데
기가 막히네요.
무릇 사내들이라면 그 소리에 오금이 저리겠지요.
세상에는 듣기 좋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술꾼들은 용수에서 떨어지는 마지막 술 방울 소리가
좋다 하겠고
나와 같은 낚시꾼들은 큰 물고기를 걸었을 때
낚시 줄에서 나는 욱욱 거리는 소리가 좋을 때가 있었지만
아무리 이런 소리들이 듣기 좋다 한들
빈 대(臺)에 황촉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아름다운 여인의 옷 벗는 소리와 비교가 되겠습니까?
어! 쫑문이 (여자를 좋아하는 내 친구)
꼴깍!
침 넘어 가는 소리 들린다.
서울에도 눈이 왔습니다.
창 밖에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을 보고
문득 이 시가 생각났는데
머리에는 서리가 내린 초로의 나이지만
마음만은 청춘
과거 여인의 옷 벗는 소리에 가슴 설레이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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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술붕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22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청춘으로 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합니다 -
작성자옥길 작성시간 23.12.22 오늘도 옷고갑니다
그저남정네들은 여인네들 야기만
나와도 ㅎㅎ
쫑문이 여자좋아하는건
소문이 자자하군요ㅎ
귀 간질거리겠네요
편한밤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술붕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23 ㅎㅎ
일단 허우대가 좋잖아 -
작성자도시천사 작성시간 23.12.23 ㅋ.. 미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언제나 술붕어님 글에 머물러 갑니다.
죽파님 삼행시는 더할나위 없구요!...님들 덕분에 우리 말띠방 활력이 넘쳐 납니다.
감사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술붕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23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