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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옷 벗는 소리

작성자술붕어|작성시간23.12.22|조회수118 목록 댓글 13

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김광균의 설야(雪夜)라는 시인데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모양을

여인의 옷 벋는 소리와 비유를 했는데

기가 막히네요.

무릇 사내들이라면 그 소리에 오금이 저리겠지요.

세상에는 듣기 좋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술꾼들은 용수에서 떨어지는 마지막 술 방울 소리가

좋다 하겠고

나와 같은 낚시꾼들은 큰 물고기를 걸었을 때

낚시 줄에서 나는 욱욱 거리는 소리가 좋을 때가 있었지만

아무리 이런 소리들이 듣기 좋다 한들

빈 대(臺)에 황촉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아름다운 여인의 옷 벗는 소리와 비교가 되겠습니까?

 

어! 쫑문이 (여자를 좋아하는 내 친구)

꼴깍!

침 넘어 가는 소리 들린다.

 

서울에도 눈이 왔습니다.

창 밖에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을 보고

문득 이 시가 생각났는데

머리에는 서리가 내린 초로의 나이지만

마음만은 청춘

과거 여인의 옷 벗는 소리에 가슴 설레이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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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술붕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12.22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청춘으로 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합니다
  • 작성자옥길 | 작성시간 23.12.22 오늘도 옷고갑니다
    그저남정네들은 여인네들 야기만
    나와도 ㅎㅎ
    쫑문이 여자좋아하는건
    소문이 자자하군요ㅎ
    귀 간질거리겠네요
    편한밤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술붕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12.23 ㅎㅎ
    일단 허우대가 좋잖아
  • 작성자도시천사 | 작성시간 23.12.23 ㅋ.. 미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언제나 술붕어님 글에 머물러 갑니다.
    죽파님 삼행시는 더할나위 없구요!...님들 덕분에 우리 말띠방 활력이 넘쳐 납니다.
    감사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술붕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12.23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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