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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6

작성자알베르토|작성시간24.07.24|조회수43 목록 댓글 6

한성질이라는 별명을 또 하나 가지고 있는 이 샌다 신이 한시간 반씩이나 그 덜떨어진 약장수 썰을 듣고 있을 위인이 아닙니다. 침향 섞였다는 물 한컵 얻어 마시고 오분도 안되어 나왔습니다. 차마 마누라 포함한 우리 일행 세명을 거느리고 당당히 나올 그런 배짱까지는 없습니다. 

 

나와서 혼자 스쿼트도 하고 버스에 앉아 있어 보기도 하고 잠이나 때렸으면 좋은디 차 안이 더워서 있을 수도 없고. 이놈의 스마트폰이 인터넷을 볼 수가 있나 카톡을 쓸 수가 있나. 호텔에 들어왔다 해도 와이파이 번호 알아봐야 인터넷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지만 사회주의 국가라서 그런가?

 

시간을 채우고 나오는 마누라와 일행들 한테 물어보니 끝까지 아무도 안 샀답니다. 마지막엔 값도 깎아주고 한 박스 두 박스 더 얹어준다 어쩌고 하며 갖은 상술을 다 쓰고 아양을 떨어도 아무도 안 샀다고. 정가 삼백 몇 십만원 어쩌고 하면서 첨부터 기죽이더니.

 

버스가 출발하자 앞자리에 앉은 최고령인 내가 따져 물었습니다. 이 나이가 어딜 가도 제일 많은 나이이니 이거야 원. 두번째가 광명 산악대장이라는디 53년생입디다. 그 사람이 제일 고령인 줄 그 일행들이 착각하고 있더군요. 지난 4월에 갔다 온 스페인 버스 일행 중에서도 제일 나이가 많더니 여기에서도... 

 

"내 할 말이 있어요. 군소리 없이 가이드 fee 줬지 옵션비 빼먹지 않고 다 줬지 그런데도 계약 당시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던 강매 쇼핑을 시간까지 채워가면서 이 뭐하는 짓거리요? 시답잖은 중국도 해외랍시고 조금 더 보고 더 즐기겠다고 새벽부터 움직이는 사람들을 왕복 버스 시간 합해 두시간이 넘는 헛시간을 짜증나게 만들면서 고문하는 짓거리를 왜 하냐고? 사람들이 다 착하고 점잖아서 조용히 있지만 보시오. 다 얼굴이 굳어 있잖아. 왜 멀쩡한 사람들을 유치장 같은 곳에 쳐넣고 벌을 세우는 거요?"

 

"내 가만히 있지 않을거요. 수만명 회원이 있는 내가 소속된 인터넷 동호회에 이런 폐단을 올리고 교원이지 여행사에 매일 전화해서 이런 버르장머리 싹 뜯어 고치게 만들거요. 이거 열받아서 견딜 수가 없구만."

 

내가 누굽니까? 성질 더러워서 싫은 짓은 죽었다 깨도 안허요. 혹여 울 친구들께서 내 꼬라지를 떠올려 볼 때 성질이 온순하고 나긋나긋하니 순종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참으로 사람 볼 줄 모르는 분들이 개중에는 있을듯 허요.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면 크게 오산하는 겁니다.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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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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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알베르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5 저도 스페인에서는 얇은 지갑과 벨트를 샀지요. 가죽 제품은 믿을만하니까. 별도로 쇼핑센터를 안내하거나 그런 일은 없었지만 너무 강행군이라 힘들었어요. 게다가 감기까지 걸려서 애먹었습니다. 중국 여행은 다신 안 갈겁니다. 즐거워야 할 여행이 짜증스러워졌기 때문이지요.
  • 작성자찔레향 | 작성시간 24.07.24 저도 물건 사지도 않을걸 쪼그리고 앉아 상품 소개 강의 듣자니
    짜증께나 납니다 상품 구매는 안 해도 구경이나 하고 시간 보내야 보내 주닌까
    방법이 없지요 저도 모자 하나 구입하고 여행 마쳤지요
    알베르토 님 추억담 잘 보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알베르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5 그 일행 중에 중간에 빠져나온 사람은 최고령인 저뿐입니다. 아마도 성질 고약한 노인네라고 했을듯.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스트레스 주는 짓은 어떻게든 피합니다.
  • 작성자부메랑. | 작성시간 24.07.24 여행이 어디 다 좋을 수야 있겠소이까?
    그나저나 더운데 고생(?)하셨습니다! 힘!!
  • 답댓글 작성자알베르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5 부메랑 친구님의 강한 체력이 부럽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6월이라 그리 덥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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