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평균 두 번 이상 오는 참으로 성가시고 짜증나는 스팸 인터넷가입 전화를 무시해버리고 있다. 오늘은 070이 아닌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KT라고 하면서 항상 이용해주시는 고객님이라 앞으로도 계속 써달라는 부탁 전화라며 말을 걸기 시작한다.
사실 우리집은 바닷가 동네라 KT밖에 회선이 들어와 있질 않아 인터넷 통신사를 3년마다 바꾸면 실제로 최대 60만원까지 현금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못 누리고 있다. 그래서 무려 13년 동안을 오로지 KT만을 쓰고 있던거디여쓰니.
"저희가 10개월만 약정 기간으로 해서 Lgu+장비로 바꾸고 임시로 쓰다가 그 후 KT로 바꾸는 조건으로 23만원을 드리고 있어요."
"아니. KT를 계속 이용해서 고마워서 전화 줬다면서 Lgu+로 바꾼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계속 KT를 쓰시면 이런 사은품을 못 받으니 보통 3년 약정기간을 10개월 약정으로 줄이고 다시 KT로 바꾸면 그때 또 돈을 드릴거예요. 월정액은 29000원입니다"
"으음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여긴 동네가 후져서 KT밖에 못 써요."
"주소를 알려주시겠습니까?"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무슨 길 00 번지."
"확인해 보고 다시 전화 드릴께요."
"Lgu+도 되는 걸로 나와 있어요. 계좌로 20만원 넣어드리고 3만원은 신세계 상품권으로 드립니다. 조금 있다가 설비팀 1588 몇번에서 전화가 갈터이니 알겠다고 하고 조치해 달라고 하세요. 월 29000원인데 매달 월정액이 58000원이라고 이야기 할거니까 그냥 알았다고 하세요. 인터넷 속도도 빨라지고 채널 수도 더 많아져요."
"그럼 실제로 58000원을 매달 청구할 거 아닌가? 난 지금 매월 28700원을 납부하고 있는데."
"맞아요. 그래서 23만원을 드리는 거니까 마찬가지지요."
"가만있자 그렇다면 내가 이득을 보는 건 한푼도 없잖아.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
"인터넷이 느리다면서요?"
"이보쇼. 뭔 소리 허는겨? 내가 언제 인터넷이 느리다고 했어?" 지금까지 아무 불편없이 잘 쓰고 있는데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알겠습니다." 따그닥. 더 따지고 싶은데 두말 않고 끊어버리네.
이런 지랄같은 경우를 봤나? 애초부터 KT를 오래 써주셔서 고맙다고 해놓고 뜬금없이 Lgu+기계를 설치해 준다고 했을 때 말을 끊었어야 하는디. 이 짱구가 공돈 23만원이 들어오는 줄 알고 그 적은 돈에 눈이 어두워서 장시간을 허비했네. 비러물. 약간 말솜씨가 순진해 보여서 까딱하면 속을뻔 했네.
나는 역시 짱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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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국수 작성시간 24.09.04 파리 떼가 꼬이기 시작하니 이것들이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생각이 쫘~악 깔려 있구려!!
친구 님도 영락없는 노인네가 되셨으니 이젠 그러려니 하고 사셔야지 별 수 있수?? -
답댓글 작성자알베르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04 제부도 섬 안이 아니고 못 미쳐서 좌측으로 꺾어 들어간 바닷가 살곶이라는 마을에 삽니다. 시 중에선 수원을 둘러싼 화성시가 가장 큽니다. 통신사를 바꾸면 50몇만원 확실히 줍니다. 삼년 쓰는 약정이 걸리지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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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솔지오 작성시간 24.09.04 60십만냥??? 뉘집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알베르토님이가 사기?! ㅎㅎ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냥 KT를 사용하는 저로선 이것저것 따져본 적이 없으니 원...
스펨닮은 문자는 수없이 날라오지만 묵살해 버리고 끊어 버리지요.
암튼 맛깔진 글이 재밌습니다~ 그래서 추천 콕 !!! -
답댓글 작성자알베르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04 버젓이 010으로 뜨는 전화가 와서 미리 돈을 받았다가 분납해서 결국은 다 뺏기는 식의 조삼모사 형식을 취하는 질나쁜 사기성 전화. 말장난에 자칫하면 속을뻔. 오늘도 여전히 인터넷 가입 전화가 세통씩이나. 내가 가난한 줄 어떻게 알고 대출 권유 전화까지 곁들여서. 하루 죙일 누가 술 한잔 사겠다는 전화없이 스팸전화만 뜹니다. 불쌍한 신세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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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솔지오 작성시간 24.09.08 알베르토 술 두잔 따라 드릴테니 정모에 오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