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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보내고

작성자수줍은하늘|작성시간20.07.01|조회수229 목록 댓글 16

슬픈 이별을 했네요

같이 관악(밴드)을 하던 고교동창생,

술도 담배도 안하며 나 만 보면 술도 끊어라 담배도 끊어라하던 친구였는데...

내가 말을 듣지 않아 속상했는지 아주 아주 멀리 가버렸네요.

항상 웃음 뿐인 친구였는데...


고교시절이 생각나요.

밴드부원이 14명이었는데 2학년 때까지 매일 매일 불안과 초조 속에서 학교생활을 했더랬지요.

하루도 성할 날 없이 빳다를 맞아야하는 지옥같은 생활이었고,

토요일은 매 타작으로 끝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마지막 수업시간은 언제나 엉덩이에 방석이라도 넣고 음악실에 갔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선배들이 50대를 채울 심사인지 돌아가면서 두둘겨패는데...

하극상이라도 일으키고싶은 심정들이었지요.

하지만 엄살없이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매타작이 끝나곤 동기들이 학교 옥상에 모여 서로를 바라보며, 부둥켜 안고 울었답니다.

그리곤 바지를 내리고 피투성이가 된 서로의 엉덩이를 보며 슬퍼했지요.

그 날은 춘천시의 라이벌 고교와 야구시합이 있었는데, 우리 학교가 졌답니다.

맞아야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해요. 나팔을 못불어 우리가 졌다는 것이지요.

명분은 만들면 명분이던 시절, 트럼본을 불며 엉덩이도 틀지 않고 묵묵히 매를 맞던 이 친구, 

하늘나라로 간 이 친구와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바람도 없이 비가 부슬 부슬 내리 날 아침...

친구를 배웅이라도 하려는지 하얀 구름 들도 내 대신 따라가네요.

잘가게 친구~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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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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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수줍은하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7.02 꿉벅! 인사가 늦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주춧돌 | 작성시간 20.07.01 극락왕생하소서.
  • 답댓글 작성자수줍은하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7.02 사후의 세계가 항상 궁금했는데...
    이 친구가 먼저 출발했네요.

    주춧돌님 찾아주셔서 고맙구요...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수줍은하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7.03 세월따라 유수따라 너무 내려와 버렸어요.
    정화할 틈도 없이 내 인생도 바다로 흘러들어 갈테지요.
    앞서가는 친구들을 바라보노라면 더욱 팔과 다리의 힘이 빠지네요.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남은 날들을 소중히 챙기는 것이
    나 자신에 대한 사랑과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꿉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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