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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돌나물

작성자수줍은하늘|작성시간20.07.02|조회수203 목록 댓글 13

 

돌나물

 

돌나물은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줄 뿐아니라

칼슘과 비티민 씨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초장에 무쳐먹기도하지만 파와 붉은 고추, 양파 등을 넣어 담근 물김치는

향긋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봄나물로서는 그만이다.

돌나물은 자생력이 좋아 어디에나 툭툭 던져놓으면 뿌리를 내려 돌나물 군을 이룰 정도로

잘 자라기에 보름 쯤 지나면 나물로서의 가치를 발휘하는 기특한 식물이다. 

돌나물이 비닐하우스 한 동이면 3년치의 쌀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했으니

돌나물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글라디올러스와 원추리가 헷갈렸던 어린 시절, 역시 채송화와 돌나물이 비슷했다. 

뱀딸기와 돌미나리, 그리고 독미나리가 비슷해 꼴(소를 주기위해 베었던 풀)을 벨 때면

뱀딸기가 있는 곳은 피했던 기억이 난다.

채송화도 그렇지만 돌나물도 잎사귀마다 물을 잔뜩 머금고있다.

선인장이 그렇고 낙타의 삶이 그러하듯 많은 수분을 저장해

혹서기에도 견디도록 만들어진 돌나물이고보면,

톡톡 상큼한 느낌을 받는 것은 나 만이 아닐듯 싶다.

 

난 어렸을 땐 생나물을 먹지 못했다.

왠지 생으로 먹으면 많은 벌레들이 있을 것만 같았고, 비릿한 맛일 것만 같았다.

날계란이나 파도 입에 대질 않았으니 밥상머리에 앉기만하면 아버지의 눈총을 유독 받아야만 했었다.

언제나 아버지의 꿀밤 세레는 나의 몫이 되었었다.

 

반찬의 취향이 바뀐 것은 성년이 되고부터였다.

고딩 때 까지만해도 남들과 같이 식당을 찾을 일이 없었으므로 편식을 한다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대학생활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남들과 식사도 같이 해야하는데다 여학생들과도 같이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나의 편식습관은 그야말로 폭탄이 될 수 있었다.

개강 후 처음으로 자축파티가 있던 날이었다. 자축파티는 선배들의 권유에따라 중국집에서 이루어졌다.

야끼만두(튀김만두)와 작은 접시, 그리고 고춧가루와 간장을 담은 양념통이 놓여졌다.

이어서 단무지와 양파가 '나 잡숴봐'하며 해맑게 웃는다.

옆엔 검은 짜장이 딸기쨈마냥 쫀득하게 퍼질러져 있으니 양파를 찍어먹으라는 모양새다.

 

고딩 때 가끔 중국집에 갔을 때는 양파는 건들지도 않았다.

한 번 입에 넣었다가 '도대체 무슨 맛으로 양파를 날로 먹는지 모르겠다'며 퉤퉤거림을 여러번 했었다.

하지만 자축파티는 달랐다. 

특히, 곱상스레 생겨먹은 우진(여학생)의 얄궂은 행동은 충격적이었다.

양파를 붓으로 먹물을 뭍히듯 앞 뒤로 짜장을 뭍히고는 혀를 내밀어

개구리가 나꿔채듯 입 안으로 넣는 모습은 나를 환장시켰다.

너무나 예뻤다. 어쩜 저리도 맛나게 먹을 수가 있는지 탄복의 순간이었다.

양파를 먹을 줄 몰랐기에 더더욱 신기하면서도 미각의 진수를 보는 듯 했다.

 

나도 흉내를 아니낼 수가 없었다. 무조건 따라하기가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여학생의 모습은 순간 나의 식생활에 일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중국집의 양파를 시작으로 다방에서의 바늘구멍으로 날계란 먹기의 묘미는 절정에 이르렀다.

맛은 별로였지만 접하지 못했던 것을 먹는 다는 새로운 기쁨에 푹 빠져들었던 것이다.

 

시골에서 어머님이나 형수님이 해주시던 돌나물 김치, 물김치는 여름의 별미였다.

상콤하고 달콤하고 시원한 맛은 돌나물 물김치 만으로도 소복히 담긴 밥 한 그릇을 비우기에 충분했다. 

돌나물 물김치는 나름 좋아하면서도 많이 접했지만 돌나물 무침은 생소했다.

돌나물 무침을 처음 접한 것은 사회에 나와 물이 좋았던 30대 초반이었다. 

한정식 집에서의 푸짐한 상차림, 반찬 백화점이 따로 없었다.

색깔과 사기그릇들이 조화를 이뤄 눈과 입을 자극했고, 해군(해물과 회)과 육군(소고기 요리ㅋ ),

그리고 말단 소총수(각종 야채들)가 적절히 조화된 생전에 보기 힘든 상이었다.

이 즈음, 싫어하던 마늘과 파도 내게는 친숙한 음식이 되었으니 싫어하던 음식은 거의 없노라고 자부할 때이다.

 

" 이것좀 드셔보실래요?"

" 그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아이~ 사장님도...^^* 일단 드셔보시라니깐요."

" 에게...돌나물 아닌감 고것이!?"

" 톡톡 터지듯 신선미가 있고, 새로운 맛이 있는  돌나물 무침이예요. 낮에 뜯어다 묻힌 건데..."

 

상에는 김치를 비롯해서 야채가 많은 편이었다.

그 중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돌나물 무침,

주인이 집어드는 돌나물 무침을 보며 성장기에 꺼려했던 생나물에 대한 추억이 꼬물대며 스쳐지나갈 때였다.

샐죽 웃으며 맛을 보라는 주인 마담의 애교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날계란도 바늘구멍을 통해 쪽쪽 빨아먹던 놈이 마담의 간드러짐 앞에 무슨 예비동작이 필요하단 말인가.

넙죽 받아먹고 말았다. 톡톡 터지는 돌나물, 입 안에 고이는 상콤한 맛을 느끼면서...

 

그 뒤로 삼합이라던가, 과메기 등 새로운 음식들을 세월따라 많이도 접했지만

오늘따라 시원하면서도 상큼한 맛의 돌나물 무침이 먹고싶다.

내일 아침엔 재래시장 노점을 훑어보고 출근을 해야겠다. 

다채롭게 표현되는 돌나물 생각에 군침만 삼키는 목요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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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수정구슬 | 작성시간 20.07.03 돌나물을 글감으로 참 풍성하고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 형님(맏동서)가 담그시는 돌나물 물김치는 천하일미랍니다.
    해마다 돌나물 많이 날 때면 커다란 김치 통으로 하나 씩 담가 주셔서 잘 먹어요.
    여태도 이렇게 김치를 얻어 먹고 사는 불량 주부입니다. ㅎㅎㅎ
  • 답댓글 작성자수줍은하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7.04 오늘 아침에도 출근을 하면서 길가를 살펴보니
    오동통한 돌나물이 아주 많네요.
    요리도 필요없이 말끔히 씻어서 초장에 겯들이면 되는데...ㅎㅎ
    게으른 독거 노인에겐 딱인데...ㅎㅎ
    그래도 계절이 주는 미각은 어쩔 수 없겠지요?
    내년을 기약하며 출근을 했답니다.
    기쁨 가득한 주말 되시고요~^^
  • 작성자지존 | 작성시간 20.07.03 집마당에 돌나물이 자천에 깔려있는데 해먹을줄 몰라 ㅎㅎ
  • 답댓글 작성자수줍은하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7.04 깨끗한 물에 씻어서 초장에 묻히기 만하면 되는데요...
    돌나물을 못해먹으면 독거노인 자격이 없는 거예요. ㅎㅎ^^
  • 작성자하염없이 | 작성시간 20.07.05 긴 말 필요한가요? 돌나물은 비타민의 보고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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