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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이라는 것

작성자도반(道伴)|작성시간24.04.13|조회수145 목록 댓글 16

 

 

    주택이라는 것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양지마을에 전원주택이 있고, 그 옆으로는 선사시대 유적지가 있다. 전원주택은 모두 단층으로 되어있으면서 너른 마당을 끼고 있어서 각종 화초를 가꾸는 그야말로 꽃 같은 주택이다. 선사시대 유적지엔 땅을 파고 갈대 등으로 덮개만 올린 움집 군락지가 있다. 이 둘을 함께 둘러보노라면 현대인과 원시인의 생활상을 한눈에 보는 듯 묘한 감정이 인다.

 

현대의 주택 종류엔 크게 나누어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이 있고, 단독주택엔 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관이 있으며, 공동주택엔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기숙사 등이 있다.(대한건축학회 건축용어사전에서)

 

나는 이중에서 단독주택에 이어 연립주택에 거주하다가 현재는 도심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한적한 교외로 나가 다시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싶지만 딸과 손주들이 딸려있어 마음 뿐이다.

 

연립주택에 거주하던 70년대 중반이었던 것 같다. 그때도 부동산 투기 열풍이 거세게 불었는데, 중랑천 변으로 루핑가옥이 따개비처럼 붙어있었고, 잠실벌로는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리라는 뉴스가 화제였다. 이때 나는 연립주택에서 벗어나 아파트로 이전하리라는 생각이 굴뚝같았는데, 그래서 중랑천 변으로 내달았다.

 

당시 루핑가옥 하나가 5만 원에 거래되었다. 그걸 열 개를 사서 가지고 있었다. 장차 잠실벌 아파트가 건립되면 입주권과 교환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던 거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뒤에 잠실아파트 건립계획이 발표되고, 중랑천 변 루핑가옥을 모두 철거한 뒤에 그 입주자들에게 아파트 입주권을 준다는 거였다. 그야말로 대박이었던 거다.

 

그러나 그게 호사다마였다. 루핑가옥을 나에게 판 사람들은 이를테면 전세를 낸 사람들이요, 입주자들은 전세를 든 사람들이었으니, 입주자들은 그냥 맨손으로 쫓겨날 판이었던 거다. 마침내 루핑가옥이 강제 철거되고, 그들은 쫓겨났으니, 그들이 나에 게 찾아와 하소연하는 거였다. 입주권을 달라고, 그것 참!!

 

그래서 그들의 사는 모습을 직접 가 보았는데, 봉천동 달동네에 땅을 파고 루핑으로 벽과 출입문을 달아 살고 있었다. 마치 선사시대 움집처럼 말이다. 이게 현대에 인간이 사는 모습인가? 하여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 하여 그들로부터 5만 원을 받고 아파트 입주권을 돌려줬다. 나야 5만 원에 샀다가 5만 원에 판셈이어서 기간이자는 생각할 것도 없이 손해는 안 봤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지냈던 거다.

 

암사동 양지마을에 가면 전원주택단지가 있고, 그 옆으론 선사시대 움집 유적이 있는데, 나는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20세기에 기원 전 4천 년대 선사시대의 움집 같은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보았기에 지금 현재 행복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루핑 : 부직포에 아스팔트 찌꺼기를 입힌 것

 

양지마을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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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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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도반(道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4 그런생각도 들지요.
    사실 집이 편안하면 나가지 않게 된답니다.
    미국의 어떤 거부는 자기 빌딩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살다가 삶을 마쳤다고해요.
  • 작성자수피 | 작성시간 24.04.14 전 64년도에 부모님 따라 고향 공주에서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오래 전 서울은 밭 가운데 움막집을 짓고 살거나
    하천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서울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매우 많았었던 그런 시절이었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도반(道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4 공주라 하셨나요?
    제가 59년도부터 62년도까지 공주에서 학교다녔는데요.
    금학동에서 하숙하고
    반죽동에서 자취도 하고~
    64년도라면 서울도 주거환경이 참 어려웠지요.
    물차도 다니고요.
    참 많이 좋아졌어요.
  • 답댓글 작성자수피 | 작성시간 24.04.14 도반(道伴) 
    전 공주시는 아니었고 꽃피는 산골에서 살았었습니다
    요즘 제 고향 중학교 자리에 대규모를 자랑하는 힐스포레라는 큰 건물이 들어 섰습니다.
    의정 건물도 있는 큰 카페들 하며 풀빌라도 있어 사람들이 꽤나 많이들 모이는 것 같더라구요. ^^~
  • 답댓글 작성자도반(道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4 수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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