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친구여♬♬
오랫동안,
사귄 금란지계(金蘭之契)같은 그런 친구 (親舊)가 있다 젊은 학창 시절 신촌 바닥
을 허우적 거리며 생맥주 한잔과 양푼이 막걸리를 홀짝이며 거창하게 시국을 논하
기도 했었다 나는 옛날 청춘시절(靑春時節)성격이 활달했고 주변에 친구들이 많은
반면 좋아하는 그 친구(親舊)는 나와는 상반되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조리 있게 설
득하는 타입의 소유자였다 사법 고시(司法考試) 패스하여 서울 모 지검에 검사장
(檢事長)으로 재직 중,
지인의,
추천으로 국회의원(國會議員) 두 번 출마(出馬)하면서 낙선하여 꽤 많은 재산을
없애기도 한 친구(親舊)가 얼마 전에 전화가 와서 인천 석촌호수 뒤편에 있는 조
용한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친구(親舊)는,
부부(夫婦) 함께 나오라 이르고 부산에서 한양 상경 한지가 꽤 되는 날이라 마누
라와 함께 약속 장소에 당도했다 모 정부시절 정부초기 국정 감사장에서 호된 질
책을 받던 친구(親舊)가 3년 임기 무사히 마치고 퇴임한 지 꽤 오래되었던 것이다.
별정직 차관급(次官級)인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해서 부산에서 만나 축하한다고
덕담(德談)한지가 벌써 십 년이 지났다 서로가 공직이 달라 약속이라도 하면 뭐가
그리 바쁜지 선약 모임이 있다고 자주 만나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자주 만날 수 있
는 것이다.
식사 후,
와인집에서 와인 한잔 나누면서 마누라 옆에 앉혀 놓고 총각시절 부적절한 비리
(非理)를 겉이 성 토하기도 하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사랑도 사라지고 그리움
도 사라진 메마른 인생 이제 중년을 넘어서면서 남은 세월만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일락서산(日落西山)에,
걸린 노을 지는 나이에 술 한잔과 정도 나누며 오랜만에 부산 내려가기 전 부부(夫婦)
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져본다 우정이 듬뿍 담긴 친구는 세월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었나 보다 반백의 대머리가 몹시 켕기는지 흐르는 머리칼을 연신 쓸어 올린다.
남은 세월,
즐거움으로 가꾸어 갈 수 있는 그런 벗이 함께 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것이다 흐르
는 강물처럼 늘 가슴 한편에 말없이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진정한 마음의 친구(親舊)
가 나는 좋다 아무런 대가도 계산도 필요치 않는 지란지교(芝蘭之交)같은 그런 친
구(親舊) 말이다 그런 친구가 되기를 원해본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마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5.18 그래요 친구(親舊)를 친구로서
만족할 수 있다면.그것이 참 우정임을.
고운 선물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을 고고 랫츠고로요.
-
작성자자유노트 작성시간 24.05.18 정말 일락서산과 같은 시기의 우리 인생,
멋스럽고 정겹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5.18 그 누군가가 말했다지요 내가 죽었을 때 술 한잔 따라주며
눈물을 흘려줄 그런 親舊가 과연 몇 명이 있을까?
잠시 쉬었다 가는 人生 어쩜 사랑 하는 인연(因緣)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노년의 친구가 아닐까?
살가운 댓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
작성자박희정 작성시간 24.05.19 유안진님의 금란지교의 시를읽어봅니다
선배 님을 글과 함께......
마음깊이 들어가 있는 친구를 그려봅니다
언젠가 모든 것을 벗어버리면 시어처럼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ㅎㅎㅎㅎㅎㅎㅎ
늘 주고 받는 말 잘 살고 있냐 ㅎㅎㅎㅎㅎ이 말 한마디에 웃음을 빵 터트리며
지내는 친구가 선배 님 글과 함께 떠오르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작성자희은이 작성시간 24.05.20 멋지네요 글 속의 벗과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군요
낭만적인 수려한 수필글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며 세월이
흘러 지금은 더욱더 그립겠지요 아름다운 추억이
옛 친구 세월은 데려가고 파릇파릇한 젊은도 아
앗아가고 이렇듯 그리움만 남겨놓았나 봅니다
잘 읽고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