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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추석 빔의 기억)

작성자복매|작성시간24.09.17|조회수198 목록 댓글 22

우리집 은 큰집 이었다
명절 때나 기제사 때 면
늘 삼촌 숙모 사촌들이 모여 들곤 했었다

여름 지나
팔월 초 삼일 내 생일 지나고
열 이틀 이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팔월 대 보름 추석날 이었던 것이었다

그 여 나흘 전 부터 나는
늘 엄마의 눈치 를 보곤 했었
다 은근한 기대의 눈빛을~~
올해는 그 어떤 새 옷을 사 주실까나
거의 밤마다 나는 그 예쁜 새옷을 입고 신밧드 의 요술 보료를 타고 날아 오르는 꿈을 꾸곤 했었지

널찍한 마당 위를 깡총깡총 뛰어
오르며 정지(부엌) 쪽에서 풍겨 나 오는
그 부침게 내음 에 콧망울
발름 발름 포만감 으로
세상 은 온통 내 것 이었지

추석 당일이면
사촌 들은 저마다 추석 빔을 입고
우 쭈볏 거리며 우리집으로 모여 들었고

이제나 저제나 내 옷은 언제 주시려나

지루한 제례 의식 이 지나고
음복 의식 까지 마친 후에야
개봉 되는 나의
팔월치장 (추석빔)

하얀 브라우스에 까만 잠바 스카트

오막조막 투정쟁이
봅 스탈의 단발 머리
소녀가 폴짝 폴짝
뛰어 오르네요
그 소녀 가 지금도 내 눈앞에 선 하게 닦아 오네요~~

이 아침 마침 TV 장사익 의 가요무대 공연 에서
연분홍 치마 가 봄바람에 휘날 리더라 ~~~

들으며 문득 내 유년의 기억들이 떠 올라 안습 에 젖어 주저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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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복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8 눈에 선 합니다
    자매끼리 터울 고만고만
    옷 쟁탈전 하는 모습 들요 ~~그래도 그 시절 풍경들이 그립네요

    형제 자매들 북적 이는 집들 너무 좋지요
  • 답댓글 작성자금빛 | 작성시간 24.09.18 부모님이 같이 입으라고 사준걸 꼭 언니돈으로 옷 산거마냥 텃새를 해서리~~ 먼저 멋진옷
    골라서
    입은 사람이 승자?
    옷 다툼질도 많이 했고 시새움도 많았죠
    지금은 서로 의지하는 버팀목이고 울타리되어 자매많은게 큰 재산인듯
    소중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복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9 금빛 그러게요
    얼마나 그리운 시절 이실까요
    입가에 미소 번집니다 ^^
  • 작성자마초 | 작성시간 24.09.19 색동옷 곱게 차려입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입가엔 웃음꽃이 피던
    어린 시절 텔레비전 속의 아이가 무척 부러웠던
    유년시절(幼年時節)의 빛바랜 추억(追憶)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함께 놀자며 내 손을 잡을 것 같은 명절

    시간은 흘러 귀밑 머리 하얀 인생의 중반
    이젠 명절이 어제처럼 반갑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가던 고향이 낯설기만 하지요
    님이 가져오신 옛추석을 아스라이 떠올려 봅니다
    글 선물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복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9 유년의 기억들은 왜 이리도 한자락 한자락이 그리움 인지요
    그래서 이젠 추억들을 되세김 하며 사나봅니다
    귀한 댓글 너무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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