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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머무는 자리

작성자벽창호|작성시간24.09.26|조회수145 목록 댓글 12

가을이 머무는 자리

 인적 없는 들 길
연 녹색 잎새 사이

삐죽 튀어나온 옥수수

갈색 수염에

저 홀로 익어 가는 
빨간 고추에

무성한 잎 사이로

불쑥 튀어나온
누런 호박에

 

머쑥이 서있는 
수숫대 꼭대기 잠자리 

앉은자리에

 

산벚꽃 가지사이로 

비치는 눈부신 

햇살에

한 줄기 바람에
떨어지는 떡갈나무 

갈색 잎에

 이름 없는 암자
이끼 낀 기와지붕 위로

굴러다니는 

낙엽에

 나그네 발걸음 소리에 놀란  
송장 메뚜기 

 

어지럽게 날아간 
풀숲에

물 말라버린 도랑에 피어있는
보랏빛 들국화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골목 어귀

할머니가 팔고 있는

 

좌판 위

때 이른 연시에


어둑한 창문아래

울음우는 귀뚜라미에 등에

비친

희미한 달빛에

 
올드 팝 가락에 

잠 못 이루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 

편지 위에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뭉게구름에

 

바람 부는 언덕

코스모스 핀 들길로
사라져 간 연인의

 옷자락 위에

 

 떠 오를 듯 

떠 오르지 않는 
그리움에

 

청춘 따라 가버린

낭만에


아! 가을아

 

글/ 벽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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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벽창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26 그렇게 까지나
    덕담을 해주시니
    감사드려요^^
  • 작성자박희정 | 작성시간 24.09.26 자연을 담으신
    선배님의 시어에
    머물다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벽창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26 다녀가심에
    감사드려요
    박희정님 ^^
  • 작성자금은화 | 작성시간 24.09.27 정겨운 시어에 마음담어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벽창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27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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