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하는 삶
내 나이가 이미 74세가 됐다. 얼마 전에 생일도 지났다
영 내 나이같지가 않고 실감이 나질 않는다
아파트 재건축이 끝나고 재입주한 것이 2009년이다
그 때만 하더라도 겨우 58세였다. 펄펄 날았다
엊그제만 같은데 벌써 만으로 16년이나 지났다
아이가 그 해에 태어났다면 고등학생이 됐다는 얘기다
참으로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갔다는 느낌이다
2010년에 들어갔던 전우회도 벌써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명의 전우님들이 세상을 떠났다
나와 친했던 두 후배님들이 생각난다
나와는 각각 7년과 10년 후배였던 분들이다
세상을 떠나는데는 노소가 없다
25명의 대학 동기들 중 벌써 셋이나 세상을 떴다
고등학교 동기들 중에도 벌써 64명이나 별세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친구들도 더 있을 수 있다
야구부 포수를 했던 건강했던 친구도 갔고
국가대표 농구선수를 했던 친구들도 둘이나 갔다
고교 동기회 회장을 했던 9명의 동기들 중에서도
벌써 셋이나 세상을 떠났다
고등학교 동기 중에 산행을 열심히 하는 친구가 있다
2003년인가? 나보다 조금 늦게 고교동기 산악회에 들어왔다
나하고는 고3때 한 반을 했었고 키도 나랑 비슷했던 친구다
요즘도 하루에 20km정도의 산행을 거침없이 하고
산행과정을 앱으로 기록해서 지도도 함께 올리고
산행했던 사진들을 정상석 사진과 함께 올리곤 한다
그게 부럽다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 나는 안 그렇다
요즘도 여기저기서 설악산을 타는 또래 분들도 본다
여기저기 카페에 산행기도 올리고 그런다
설악산이 아니더라도 한라산, 지리산을 누비기도 한다
나도 한창때 겁없이 오르내렸던 산들이다
10시간도 넘는 산행을 겁없이 했던 시절이 있었다
새벽밥을 먹고 산행을 시작해 저녁에서야 끝내던 산행
설산산행을 한 적도 있고 우중산행을 한 적도 있다
요즘은 기껏해야 쭉 걸어서 가까운 우면산엘 간다
그렇게 좋아했고 자주 다녔던 청계산도 버겁다
다른 게 버거운게 아니라 산행 후 귀가길이 그렇다
어느날인가 귀가하는데 차멀미를 했다. 어라? 왜 이러지?
여름이면 에어컨 바람이 싫어졌다. 산행 후 몸이 추웠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집에서부터 걸어서 우면산을 타고
사당역쪽으로 하산을 해서 지하철을 타고 귀가를 한다
지하철은 버스처럼 까불리지도 않고 편안하다
몇 정거장만 지나면 바로 집으로 올 수 있어서 좋다
버스에 비해 에어컨도 약하고 바람을 피할 수도 있다
요즘같은 혹서기에는 아파트뒤 산책길 걷기도 하지 않는다
어디선가 본 글이 생각난다. 절대로 과유불급이라고...
젊어서는 단련할수록 강해지지만 늙어서는 부서진다고...
섭씨 25도 이상이나 영하 5도 이하면 야외 운동하지 말라고...
내가 군대생활을 기갑부대 정비과에서 해서 그런지
그 말이 대단히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
쇠도 녹슬고 나이들면 그냥 우수수 부스러진다
용접병이 용접을 하며 투덜거리던 말이 생각난다
쇠가 너무 삭아서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고...
우리는 이미 삭은 몸이라는 생각을 한다
몸에 녹이 슬었다는 말이다. 산화가 많이 진행됐다는 말이다
가끔씩 몸의 중심을 잡기도 어렵고 어지럽기도 하다
팬티를 갈아 입을 때에도 전에는 두 발로 서서 했는데
이제는 벽을 잡거나 해야 안정감을 느낀다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불편하다. 과식은 금물이다
너무 많이 걸으면 뒷종아리가 땡길 때도 있다
마음껏 먹고, 마음껏 걷는 여행 유튜버들이 정말 부럽다
우리 나이면 이미 녹슬고 삭은 자동차라고 생각한다
소위 똥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무리하게 달리면
달리다 말고 도로 위에서 차가 주저앉을 수도 있다
나온지 오래 되어 낡은 차가 사람을 여럿 태우고
뒷부분이 푹 가라앉은 채 주행하는 걸 가끔씩 본다
스프링과 쇼크어브소버가 낡고 삭아서 그런 것이다
새 차들은 뒤가 바짝 들려있고 아주 날렵하다
사람도 늙으면 구부정하게 자세가 달라진다
말하자면 우리 나이면 이미 똥차 대열에 들어섰다고 본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유유자적하며 적당히 순응하며
과유불급을 되새기며 자중하려고 한다
한번 무리하면 원상회복하는게 아주 어렵다고 한다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몸은 영 아니란 걸 느낀다
나보다 연배가 위이신 선배님들도 많으실텐데
이런 신소리를 하는게 좀 송구스럽지만, 그래도...
내 분수를 알고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We should know our place!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8.06 이제 고물차입니다
정신이나 육체나 같다고 봅니다
깊게 생각하지 마시고
힘든 일은 가급적 피하시구요
무리하지 않는게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복매님 ^^* -
작성자등애거사 작성시간 25.08.06 이제는 내가 먼저 뭘 하자고 제의 하는것 보다는,
의견을 물어 주면 감사하는 나이가 되었다고 하더군요..ㅎ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8.06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온유 작성시간 25.08.06 청솔님~~~~~~~~
얼마전 카페 어느 선배님하고
의논할 일이 생겨 통화를 하다가
청솔님 동대표 진짜 틀림없이 잘하실 거 같다고 했더니
그 분도
정말 투명한 회계로 그 아파트는
이제 행복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답니다~~~ㅎㅎ
체력이나
정신력이나
아직 훌륭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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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8.06 원래 회계가 투명한 아파트입니다
저는 그저 선배님들께서 하신대로만
더 나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저를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고 하니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나이드니 좀 다른 걸 느낍니다
무리하지 않도록 유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온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