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은행에 갔다가
주식과 산부인과를 통합해 <주산>이라 하면 개그가 될까?
나는 학창 시절, 주산이 1급이었다.
독산 호산 가감산 암산...
그래서 주산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런 고로 셈이 빠른 편이다.
셈이 빨라야 주식도 한다는데
나는...?
어제 은행에 가봤더니 문전성시를 이루더라.
그래서 왜냐고 물으니 주식거래에 참여하려는 고객들이라 하더라.
나는 이제 그와는 멀리 있는데...
나의 장인어른은 산부인과 의사였다.
서울 시내 유수한 병원장을 했었는데
당시 내 아내가 둘째를 출산할 즈음에
장인어른한테 혼났다.
왜냐하면, 의사가 말하기를
"아기가 뱃속에서 탯줄에 걸린 것 같아
수술하는 게 좋겠다."라고 하기에
장인어른에게 전화했더니
야단치면서,
첫애도 자연순산했으니
다 자연순산하게 되어있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껌 하나 사서 짝짝 씹으면서
"의사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하라는 거였다.
그러면서 또
그 병원 원장, 멀쩡한 배 쭉쭉 갈라서
돈 벌고 빌딩 올린 사람이라는 거였다.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질투심이 어린 말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결국 진통은 길었지만 자연분만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데
장인어른은 병원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철강회사를 매입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데~
그 당시 내가 처갓집을 처음으로 드나들 때였는데
나에게 자문을 구했더라면 경영이나 회계, 세무 등은
내가 자문했을 텐데
나에겐 공개하지 않았다.
그것 참!
결국 경영난을 맞아 처분하고
장인어른은 타계했는데
장모님이 그 돈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주식시장의 큰손이 되었다.
이때 내 아내가
"엄마, 내 돈도 좀 관리해 줘." 하면서
통장과 인장을 장모님에게 맡겼던 모양이었다.
관리 잘 하다가 장모님은 병을 얻어 침상에 눕고
내 아내는 수시로 문병만 했는데
어느 날 타계하시고, 처남이 수습에 들어갔다.
그 결과는?
유서를 남겼는데,
재산 대부분을 카이스트에 기부하셨고
나머지 재산은 처남 명의로 재단을 만들어 경영하라 했다.
그럼 내 아내가 맡긴 돈은...?
카이스트에 휩쓸려 들어갔던 건데
참 허망했다.
그래서 카이스트에 가서 알아보니
카이스트 역사상 현금 기부액으로는 최고액이라는 거였고
그 공을 기려 정문 안에 장모님 동상을 세워줬더라.
그럼 나는...?
카이스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내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을 돌려주던지
기부자 명의를 내 이름도 포함시켜 달라고..
재판 결과는?
나의 돈이 장모님 계좌로 들어간 것은 입증되고
그 돈이 카이스트로 들어간 것은 인정되나
그 루트 외로 장모님이 딸에게 돈을 건넸을 수도 있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패소했던 거다.
그래서?
항소하려 했으나
장모님의 명예가 실추할까 봐 포기하고
처남에게 내 돈을 달라 했더니
오리발 내밀더라.
그래서
재단 운영실태를 살펴봤더니
장모님의 아파트를 처남이 점거해 살고 있더라.
그 아파트도 유언에 따라 재단에 넣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로 인해 나와 처남은 남남이 되었는데
은행에 갔다가 이런 슬픈 기억이 되살아나더라.
주산, 주식, 산부인과, 재산, 유언, 갈등~
그런 거 없어도 사는 데 뭘~
오늘은 선유도 아카시아꽃이나 보러 가야겠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도반(道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13 아마 아들 선호사상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 마음 깊은 속을 다 알수없고요. -
작성자그대안의 블루 작성시간 26.05.13 또 하나요
제주에서는요
딸에게는요
대체로
땅뛔기 한톨도 상속 안해줍니다
가족간 소송도 대체로 하지
않더군요 ㅜㅜ -
답댓글 작성자도반(道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13 그렇군요.
부모마음이라면야
따라야겠지요. -
작성자아우라 작성시간 26.05.13 道伴 님은 인문학을 전공한 줄 알았습니다.
이외네요.
주산, 경리 했던 사람은 돈에 대한
감각은 빠르지요.
감이랄까.
후회되는 건
목표를 세우고 뜻을 이루었어야 했는데
너무 되는 대로 살았던 것 같아요.
회계사 자격증이라도 따 둘 걸.
-
답댓글 작성자도반(道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13 아이구우 고맙습니다.
잡학을 했다고나 할까요?
대학은 법정대에 들어갔지만
그냥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만지다 말았답니다.
주산요?
중교에서 고교때 하고 말았지요.
아우라님은 지금 잘나가고있지 않나요?
그러면 된 거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