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inter’s Tale
D. H. Lawrence
Yesterday the fields were only grey with scattered snow,
And now the longest grass-leaves hardly emerge;
Yet her deep footsteps mark the snow, and go
On towards the pines at the hills’ white verge.
I cannot see her, since the mist’s white scarf
Obscures the dark wood and the dull orange sky;
But she’s waiting, I know, impatient and cold, half
Sobs struggling into her frosty sigh.
Why does she come so promptly, when she must know
That she’s only the nearer to the inevitable farewell;
The hill is steep, on the snow my steps are slow –
Why does she come, when she knows what I have to tell?
겨울 이야기
D. H. Lawrence
어제 들판은 흩뿌려진 눈으로 뒤덮여 온통 회색이었고
그리고 오늘은 가장 긴 풀잎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깊은 발걸음은 눈위에 자국을 남기며 가고있다
새하얀 언덕 끝의 소나무를 향하여
나는 그녀를 볼 수 없다. 흰 스카프처럼 드리워진 안개가
그 어두운 숲과 칙칙한 오렌지빛 하늘을 알아보기 힘들게 하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안다, 그녀가 기다리고 있음을. 초조하게 추위에 떨면서, 반쯤은
흐느끼다가 서늘한 한숨을 내쉬면서
왜 그녀는 그토록 정확하게 시간맞춰 오는 것일까. 그녀도 알고있을텐데
피할 수 없는 이별의 순간에 가까워질뿐임을.
언덕은 가파르다. 눈위를 걷는 내 발걸음은 느리다-
왜 그녀는 오는 걸까? 내가 할 말을 알고 있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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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시인데, 오직 마지막 한줄만 기억하고 있었어요.
왜 그녀는 오는걸까 . 내가 할 말을 알면서도.
몇 년을 마지막 줄만 기억할뿐.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과연 시였던가. 어느 단편소설의 마무리는 아니었을까 ..
제목도 시인도 기억나지 않으니 찾을길 없겠다 생각했는데, 지인의 도움으로 찾았어요.
이 시 .. 예전에 읽었을때는 슬픈 이별 이야기라 생각했어요.
겨울만큼 이별하기 좋은 계절은 없을거야. 얼마나 잘 어울리는 시인가..
왜 그들은 이별을 해야하는걸까. (비록 슬픈 사랑이 더 아름다워보이기는 하지만)
다시 시를 찾은 순간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시를 읽었는데,
제가
작년에 교수님께 영시 수업을 받은 내공이 쌓여서인지,
교수님의 시집을 열독하여 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는지.
이 시를 세번쯤 읽어보니 꼭 연인의 이별일 필요는 없겠다 싶어요.
그녀는 겨울
그는 봄
으로 생각해봤어요.
그들은 원칙적으로 공존할 수 없겠죠.
계절이 바뀔 때 잠시 스치다가 헤어져야겠죠.
겨울과 봄의 서로에게의 작별을 고하는 시간이란..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그 둘은 일년에 한번은 잠시 만나는듯 하다가 헤어지고 또 다음해에도..
그렇게 제멋대로 해석을 해보았어요.
연인의 이별만큼 아프지는 않아서 맘에 들어요.
지금 이 시기에 겨울은 봄과 이별하고 있겠죠. 피할 수 없는 이별의 말을 (inevitable farewell)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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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인문대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3.18 2020년의 봄.
봄다운 봄이 되기를 빌어요. -
작성자여국현 작성시간 20.03.23 해석이...! 로렌스의 이별의 시가 그렇게 해석하니 달라지네요...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니, 어디 하나의 답이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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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인문대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3.23 교수님 댓글 감사합니다 ^^
읽는 사람의 마음에서 꽃을 피운다니.. 넘 멋져요.
(근데, 고백파 시인의 시는 명백하게 하나의 해석인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실비아 플라스를 다르게 읽고 싶은데 말이죠..) -
작성자여국현 작성시간 20.03.23 half sob, struggling into her frost sigh. 흐느끼는 울음 억누르며 한숨 지으며, 정도 될 것 같은데, 위이 본문 번역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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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인문대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3.23 정확한 해석 감사합니다. 위의 본문 번역은.. 저 부분을 몰라서 그냥 없는셈치고 넘겨야했기에.. ^^;
코로나가 빨리 지나가서 교수님의 출석수업 받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