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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과 작성시간23.06.02 비 온 뒤 북한산은 깊은 산 중의 청량함으로 가득했습니다.
오랜 비바람에 갈고 닦인 화강암의 거대 암반과 기암괴석을 뚫고 우렁차게 떨어지는 계곡물이 압권이었고,
눈을 들어 바라본 염초봉과 이어지는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오른쪽으로 기세를 뻗친 그 위험하다는 의상능선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고소공포로 인해 차마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지만, 산 아래에서 바라본 북한산 암봉들의 기세는 장엄하고도 아름다웠습니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홍제 님의 노련한 리딩 덕분에
안전한 숲길과 계곡길을 따라 걷는 동안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북한산의 두렵고도 차가운 미학에 살짝 다가가는 색다른 경험이자 도전이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국녕사에서 조금 더 올라 의상봉과 용출봉 사이 고갯마루에 있는 가사당 암문을 거쳐
너른 바위에 앉아 저 멀리 의상봉을 바라보며 북한산의 하늘을 품에 가득 안아보았지요.
손에 닿을 듯한 원효봉과 노적봉 등 북한산 암봉의 빼어난 풍광은 가히 압도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