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선가 마음깨우기 강의 중 내 머릿속을 맴돌던 말씀이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대로 내 현실에 나타나게 된다는 말이었다.
엄마나 누나가 항상 내게 사는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면 나는 내가 왜 힘들어, 나는 성격이 순둥순둥하고 사람들에게 잘 맞춰줘서 미움받을 일이 없다고,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괜찮다고 건성으로 대답을 하곤 했었다.
사실 혼자 생각해보니 나도 참 힘든게 많고 서러움도 많고 외로움 타고 화낼 줄도 아는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친구들에게 따돌림도 받고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도 많았고, 그런 감정을 느낄 때마다 이런 나를 남들에게 들키게 된다면, 심지어 가족에게까지도 들키게 된다면 내자신이 초라해지는것만 같고 정말 그런 사람이 될 것 만 같은 마음에
언제부턴가 나도 힘들었을텐데 투정도 부리고 싶고 이런 마음을 이해받고 싶기도 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쪼그만한 꼬맹이 시절때 있었던 일이 기억이 났다. 집에서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라는 책을 읽고 왠지 너무 서럽고 마치 내가 제제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자동으로 주르륵 나오고 울고 있는데, 책을 읽고 운다는 게 들키게 되면 왠지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것만 같고, 무시당할 것 같아 내방에서 방문을 꼭 잠구고 이불을 입에 물고 혼자 소리도 안나게 끅끅대며 울었었는데, 이번 수행을 하며 나는 소리내며 우는것 조차 못했던 아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너무 서러워서 일부러 대성통곡을 하며 이번 수행에서 많이 울기도 하고 사실 부모님과 누나 원망도 했다. 그 조그만 애기가 한창 응석부릴 나이에 우는 것 조차 눈치를 보며 살았구나. 사실 지금 글쓰고 있는 중에도 눈물이 찔끔 난다.
나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남들에게 말한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미움을 받는 게 아닌데 정말. 난 초등학교를 들어간 이후엔 단 한번도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말했던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때 얼굴에 있는 점 때문에 반 친구들이 나를 점이라는 것 때문에 놀렸을때 사실 너무 슬프고 사람들이 무서워 졌다고, 친구들과 놀다가 나만 버리고 다 떠났을 때 너무 외롭고 서러웠다고, 내가 성적이 떨어졌을 때 내가 아무것도 잘하는게 없구나 나는 잘하는게 있기는 할까, 이런 감정들을 한번이라도 말했더라면, 내가 말을 했더라면 오히려 시원하고 내가 열등하고 부족한 모습이 있더라도 사람들은 그런 나를 이해해주고 또 마음을 써준다는 걸 알았을 텐데. 이때까지는 그런것들을 정말 하나도 모른 채 살아왔었다.
나의 자기공격성에 대한 살기라는 마음을 풀라는 숙제를 받고는 입문반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내 마음을 느끼려고 노력해 봤다. 그런데 내가 마음을 꾹꾹 누르고 무시하며 살아왔는지 감정이 하나도 안올라오고 고민이 깊어오던 와중에 마스터님이 내 등을 팍 밀어주었는데 그때 내가 버림받고 미움받고 상처받았을 때 들었던 느낌이 똑같이 나에게 올라왔었다. 누나한테 무시당하며 이마를 손으로 팍 밀쳐졌을 때의 느낌, 친구들이 나만 빼고 급식을 먹으로 갔을 때의 그 느낌 성적표를 조작해서 엄마한테 준 후 내 방 옷장 안에 들어가 몸을 웅크려 눈물을 훌쩍거릴 때의 그 느낌을 말이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은 내가 느꼈던 감정을 나혼자만 가지고 있고 심지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부끄럽다고, 씩씩하고 당당한 사람들은 그런걸 느끼지 않을거라고 그런사람이 되려면 나약한 감정들은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봤을 땐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었지만...
사실 이번 수행을 통해 내가 새롭게 느꼈던 감정도 많고 머릿속으로 깨우치게 된 것들도 많고 소중했던 기억들도 많지만 위에 있던 일들을 생각하며 느꼈던 말해도 되는구나, 말하면 덜 아프구나 미움받지 않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깨우치게 된게 정말 감사했다.
내 안의 열등한 나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면 그게 정말 열등한 사람일거야.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니, 그 힘들고 아픈 감정들을 나눌 수 있어야 그게 세상 사는 사람이지! 내가 마음을 열고 내 약점까지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다! 물론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마음이 올라오겠지만 넌 마음공부도 한 아이니깐 잘 할 수 있을거야 힘내자!
328기 수행동료님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저에게 주신 사랑때문에 제가 더 열심히 재미있게 수행 할 수 있었어요. 제게 주신 사랑만큼 아니 그 배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하고 또 보고싶어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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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맑은샘이 작성시간 20.01.15 효니님 부끄러움을 인정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울고 싶어도 눈치보며 마음껏 울지 못했던 그 아이가 저임을 함께 느껴봅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너무도 수치스러웠음을 느껴봅니다.
효니님 화이팅~~!!! 사랑합니다~♡ -
작성자Naga(니까) 작성시간 20.01.16 효니님~ 마음으로 쓴 글이 술술 읽히네요..
사는게 힘들지 않은줄 알았는데 안 힘든 순간이 없었단 부분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힘든데 너무 숨겨서 나조차 속인.. ㅠㅠ 수행해서 맘껏 표현하고 자유로워지시길 바래요~♡ -
작성자행복한선구자 작성시간 20.01.18 누나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동생 승현아~ 누나 동생으로 이 세상에 와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니가 어떤 존재든 누나는 너를 너무 너무 사랑해~ 가슴을 울리는 진솔한 수행 후기 적어줘서 넘 고맙고 앞으로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자❤️내 동생 글도 너무 잘 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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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요 작성시간 20.01.19 멋진 승현님의 글이었군요~~~
글에 있는 마음이 다 내마음 같아서 이렇게 표현해줘서 고마워요.
같이 수행해서 넘 좋았고
글도 참 잘쓰네요~~~
즐거운 여행이 되길~~^^ -
작성자아름다운 박여사 작성시간 20.01.21 사랑하는 효니야, 사랑 제대로 못줘서 우리아들 너무 외롭고 서럽게 만들었구나! 눈물이 난다 내가 너를 그렇게 만들었구나!
올라오는 감정 무시하지 말고 알아봐주고 인정해주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미움도 주고 받고 사랑도 주고 받고 그렇게 살아가 보자 ~승현이는 존재자체만으로도 축복이고 사랑이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