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기 후기

작성자꽃향기|작성시간20.02.24|조회수232 목록 댓글 15

328기, 329기 그리고 331기..
이렇게 긴 텀을 두지 않고 연달아 세 번 수행 참가는 처음이다. 생각 같아선 행스를 하고 싶었는데 아직 아이들이 내 손길을 필요로 해서 행스는 다음으로...

'괴로우니까 수행한다.'
그랬다. 처음 자운선가를 접했을 때, 그 땐 수행이 겁나 빡셌다. 몸도 마음도 다 꽉꽉 막히고 인지도 안 되고 머리만 무겁고.. 풀어내기도 안 되고.. 그럼, 에너지 찼다고 무조건 언달을 시켰을 때다. 삶이 더 괴로웠고 힘든 수행은 그래도 하고 나면 뻥뚫리는 시원함이 있어서 놓지 않고 계속 왔다.

요즘 수행하는 분들은 모두 수행천재들이다. 초참, 입문반 때 벌써 몸반응과 두려움, 수치를 느끼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난 내 수행경력을 열등감으로 갖고 있다.
수행하면 삶이 바뀐다는데 이 점에 있어서도 난 열등감이 있다. 남들만큼 잘 느끼지도 못 하고 남들처럼 큰 변화도 없고, 수행경력에 비해 존재감도 별로 없고..

그래도 작지만 소소한 수행이 가져 온 나의 변화들로 나는 수행을 계속 하고 있다. 정리해 보면;
남편에 대한 개집착과 무시로 이혼까지도 고려했을 때 자운선가를 찾고 난 이혼의 위기를 넘겼다.
남들 앞에서 말을 할 때 두려움과 수치로 머리가 하얘지고 내가 뭔 말을 하는지 머리와 입이 따로 놀아 말을 하고 나면 후폭풍에 더욱 괴로워했던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젠 머리와 입의 괴리가 줄어 들었다.
눈치보고 착한 척하고 밸도 없이 늘 웃기만 하는 가면을 쓰고 가식으로 살아 온 나를 보게 되었다. 나는 그 가면을 벗고 있다. 나로 살아 본 적이 없어서 내가 누군지 내가 없는 것 같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는데 용기내어 가면없이 살아보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누구한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창피하고 부끄러웠던 내 가족들.. 그래서 무시하고 미워하고 버리는 게 당연했던 내 가족들에게 많은 참회를 했다. 현실에서도 계속 마음 느껴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입문반 도반들이 몇 번째 참가냐고 종종 묻는다. 10번 이후로 세어 보지 않았다고 답한다. 한 20번쯤 됐을까?
작년인가 특상 때 혜라님께서 돈만 내면 맘대로 왔다 갔다 하는 데냐면서 꾸짖으셨다. 중요한 건 현실에서 얼만큼 내 마음을 느끼고 표현하면서 사는가인데 난 늘 수행에서 괴로움 풀고 현실에서는 괴로운 건 안 느끼고 참고 버리고 살았다.

그래서인지 심한 운동을 해야 무릎에 물이 찬다는데 숨쉬기 운동이 다인 내 무릎에 물이 차고, 뭐가 스트레스였는지 원형 탈모가 오고, 급기야 2년 전 두려움과 수치의 정점을 보여 주는 눈을 제대로 뜨고 있을 수 없는 질환까지 얻었다. 그즘 친정엄마도 폐암 3기 선고를 받으셨다. 이런 몸반응에 수행만이 최선이란 생각으로 엄마를 모시고 세미나도 참석하고 대둔산도 가고 작년 여름엔 고운원 수행도 함께 모시고 갔다.

작년 말 서울 세미나에 언니랑 엄마를 모시고 갔다가 언니네 집에서 엄마와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1박 2일을 보냈다. 그 땐 그것이 마지막일 지 몰랐다.
세미나 때 혜라님께서 아픈 엄마께 뽀뽀 많이 해드리라고 해서 그 날 엄마 양 볼에 뽀뽀를 해 드리고 반대로 엄마께 뽀뽀도 받았는데 그 날이 마지막인 줄 알았다면 더 많이 해드렸을 걸 하는 후회가... 이렇게 빨리 가실 걸 알았다면 그 날이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더 자주 찾아뵐 걸 하는 후회도... 슬픔 으로 남는다.

혜라님께서 엄마가 딸들한테 집착을 끊어 주고 선물을 주고 가셨다고 말씀하셨다.
엄마를 보내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달려왔고, 엄마를 생각하며 사명감으로 계속 수행하러 달려왔는데 그 어느 때보다 관념을 대하는 느낌이 그 전엔 안개 속을 걷는 것 처럼 뭔가 보이는 듯, 안 보이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그 안개가 걷힌 듯 한 느낌이다.

328기, 329기, 331기
버림받은 마음, 미움 살기, 성살기를 풀었다.

이 전에 몇 번이고 풀었을 마음이지만 같은 마음을 몇 번이고 풀어도 푼 기억만 존재할 뿐 풀어보면 새롭게 진하게 느껴진다.
태아 때부터 버려지고 태어 나서도 버려짐의 연속이었던 나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는 게 너무나 당연한 존재다.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도 구재불능의 존재.. 그렇게 수없이 버려졌어도 버려진다는 두려움은 무뎌지지 않는가 보다.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 미움받는 두려움이 너무 커서 날 또 눈치 보게 하고 내 안에 있는 미움을 감추게 만든다. 강약 약강의 인간으로 만든다. 두려움에 쩔은 나는 너무 열등하고 비참하고 수치스럽다. 알아서 강자 앞에 바짝 엎드려 기며 호구가 되는 내가 너무도 밉고 수치스럽다. 차라리 이런 나를 없애버리고 싶다. 이렇게 만든 세상 모두를 다 박살내 버리고 싶다.
이게 다 여자인 게 문제다. 여자여서 버림 받았으니 여자인 걸 들키는 게 두려워 내 여성성을 완전히 짓밟아버렸다. 버림 받은 내 여자가 서럽다. 다른 누구로부터가 아닌 내가 나를 버려서 내 안의 여자가 너무 슬프다.
여자로 버림받은 나는 여자로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크다. 여자로 사랑 받고 싶은 내 마음조차도 나는 아무리 애써도 사랑 못 받는 게 당연하니 그냥 버려버렸다. 수치만을 남기고.. 버려 버린 이 마음을 들킬까봐 두렵다. 두려움에 벌벌 떠는 내가 수치스럽다.
불쌍하고 서러운 내가 버린 나의 여성성과 여자로 사랑 받고 싶은 여자 마음이 인지 되고 이 마음이 두려움과 수치심으로 떠서 현실에서 인지를 못 하고 청산이 안 되고 있음을 알았다.
마스터님들은 언제나 옳다.
328기 보영님께서 참고 있던 슬픔, 서러움, 몰라, 안 볼거야 하는 너무 아파서 보지 않고 살아 왔던 나의 마음들을 아파도 볼 수 있게 깨워주셨다.
329기 솔라님께서 착한 여자 속에 어마 어마한 미움 살기가 있음을 싱크로율 100% 짝지 ㅇㅅ님을 붙여주셔서 함께 풀어 내게 해주셨다.
331기 영희님께서 내게 떠 있는 성살기를 독하게 찔러주셨다.
다른 것 같지만 다 연결된 고리에 고리를 물고 있는 관념들이었다. 그리고 어떤 아픈 관념들도 보고 말거라는 내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정말 안 보일 것 같은 관념들이 의지를 내니 결국엔 보인다.
또한 혜라님이 늘 말씀하셨듯이 보기 싫어 밀쳐내고 싫어하는 지독한 관념들이 다 서럽고 아픈 내가 보듬어줘야 할 아기들이라는 것도 느꼈다.

현실에서 그 아픈 아기들을 느껴주기가 쉽지는 않다. 집에 오면 내가 푼 만큼 달라져 있을 거라했는데 3박 4일이 짧은 것 같다. 풀다 말았나 보다. 잔뜩 미움 살기와 두려움이 뜬 채로 나온 나는 분리도 안 되고.. 오자마자 남편과 애들을 보며 살기에 몸져 누웠다. 오늘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먹고 골골 대고 있다가 내 관념들을 마주하기 위해 수행 후기를 써 본다.

이번 기수의 살기도 굉장히 컸던 모양이다. 혜라님께서 다치는 일까지 벌어진 걸 보면 말이다. 수행모임 끝나고 혜라님 힐링세션 받기로 했었기에 나는 마치 내 커다란 살기때문인 것 같아 더더욱 내 탓만 같아서 죄송하고 걱정이 되었다. 물론 버림받은 마음과 미움도 올라왔다. 엄마로 투사되어 버림 받은 마음도 미움도 크게 올라 와서 풀었다. 그러고 나니 엄마도 혜라님도 얼마나 미안할지에 대한 마음과 그 분들의 사랑 또한 크게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모두 본래의 뜻일 터.. 내 살기를 더 빼고 몸을 더 준비해서 혜라님 사랑을 제대로 받아야 겠다.

자운선가가 있어 좋다.
자운님과 혜라님과 마스터님들 그리고 이 길을 함께 가는 도반님들, 당신들이 계셔서 참 감사합니다.

포기 않고 깨달음의 날까지
어떤 고통과 시련이 온다해도 끝까지 수행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꽃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24 총총이님이 제 우주에 나타난 것도 감사입니다. 우리 다 지독한 관념 서로 공명하며 깨우치라고 본래가 주신 선물 같아요. 자기 관념은 너무 독해서 못 보니 서로를 보며 자기 관념을 보네요~ ^^
    총총이님 말씀대로 모난 돌이 서로 굴러 둥글 둥글해질 때까지 우리 함께 화이팅해요~ 사랑합니다.♡♡♡
  • 작성자만만디 | 작성시간 20.02.25 작년인가 춤수행 때 신나게 즐기시길래 공부되었다고 부러워했었는데...흥이 있는 사람처럼 보여서. 후기를 읽으니 혼동이 됩니다. 아무튼 감정을 잘 풀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주변환경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수행의 끈을 놓지 않은 꽃향기님 존경합니다. 전 딸아이가 없었으면 중도포기했을겁니다. 정말로 우는데 10년 걸렸으니까요. 드디어 마음의 중요성을 머리로 인지하고 가슴으로 알았으니 함께 열수해서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혜라님 제자되기를 소망합니다. 같은 대충도반이라 반갑고 뚝심이 센 꽃향기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 답댓글 작성자꽃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25 외가가 흥이 많다는 광산 김씨에요. 친정 어머니도 흥이 많으셨는데 돌아가시기 전날 친구분들과 신나게 노셔서 다음 날 돌아가셨다니 친구분들이 안 믿으실 정도였어요~^^ 춤을 즐기고 안 즐기고와 마음 공부 된 정도는 비례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 날은 잠자고 있던 흥이 억압했던 사랑받고 싶은 여자 마음과 결합하여 지나치게 폭발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쨌든 만만디님도 저도 포기않고 가니 되어지고 있네요.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혜라님 제자되는 길 함께 할께요. 저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 작성자홍애 | 작성시간 20.02.25 꽃향기님 수행후기 정말정말 잘 읽었습니다
    언니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사랑받고 싶은 여자 마음이 공명하여 아 혼자서는 머리로만 알던것을 가슴으로 느낄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차츰 수행 흐름을 타기 시작한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꽃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25 홍애님 마음을 울렸다니 후기 쓴 보람과 뿌듯함이 느껴지네요. 아이 좋아라~^^ 자운선가를 접하자마자 어떠한 주저함도 없이 무조건 자운선가 수행에 집중하는 홍애님의 자운선가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늘 박수를 보내고 존경해요~ 수행에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니 축하하고 지역 모임이든 수행에서든 또 봐요~ 사랑해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