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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내가 요즈음 다시 읽은 시(3): 그런 사람들이 있다(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작성자제주김병택|작성시간24.01.20|조회수35 목록 댓글 4

그런 사람들이 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보다 능숙하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말끔히 청소하고,

모든 사안에 대해 해결책과 모범 답안을 알고 있는 사람들.

 

누가 누구와 연관되어 있고, 누가 누구와 한편인지,

목적은 무엇이고, 어디로 향하는지 단번에 파악한다.

 

오로지 진실에만 인증 도장을 찍고,

불필요한 사실들은 문서세단기 속으로 던져버린다.

그리고 낯선 사람들은

지정된 서류철에 넣어 별도로 분류한다.

 

1초의 낭비도 없이

딱 필요할 만큼만 생각에 잠긴다.

왜냐하면 그 불필요한 1초 뒤에 의혹이 스며든다는 걸 잘 알기에.

 

존재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순간,

그들은 지정된 출구를 통해

자신의 터전에서 퇴장한다.

 

나는 이따금 그들을 질투한다.

다행히 순간적인 감정이긴 하지만.

(최성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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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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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양동림 작성시간 24.01.22 나는 자주 그들을 질투한다! - 불행하게 열등의식마저 든다
  • 답댓글 작성자이정은 작성시간 24.01.24
    나는 이따금 아니면 자주 그들을 질투해야 할것인가...

    다행히 순간적인 감정으로 지나치길 바래봅니다.

    양동림 선생님 댓글에 좋아요 ! 누르며 ~~
  • 작성자이정은 작성시간 24.01.23 <손>

    우리의 손가락 다섯 개, 그 각각의 끝에 있는
    스물일곱 개의 뼈,
    서른다섯 개의 근육,
    약 2천 개의 신경세포들,
    나의 투쟁이나
    곰돌이 푸의 오두막을 집필하기엔
    이것만으로 충분하고도 넘친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옮김)
  • 답댓글 작성자양동림 작성시간 24.01.24 그렇군. 아직 손가락이 움직일 때 시를 써야 할 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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