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사투리의 이해 - 7 - < 바, 단이,심이 등의 별난 호칭들 >
진도가 고향인 우리들은 자연스러운 거지만 외지인들이 진도에 와서 제일 특이하게 느껴지는 것 중에 부르는 호칭이 있습니다.
형제나 자매의 순서대로 남녀별 부르는 호칭이 따로 있는데, 남자는 큰놈, 작은놈(두바. 간뎃놈), 시바, 니바, 오바, 육바, 칠바…….(까지는 실지로 봤음)
여자는 큰 년(간혹 큰가로 쓰기도 함), 작은 년(장가, 간뎃년), 시단이, 니단이, 오단이, 육단이, 칠단이……. 로 쓰이고, 한편 시심이, 니심이, 오심이, 육심이, 칠심이로 쓰이기도 합니다.
순서로 정해지는 호칭 말고도 곱슬머리는 “꼬시락바” “꼬시락단이”, 뒤통수가 튀어 나온 짱구는 “도추바”, 점잖지 못한 이는 “점:바”, 점이 많은 이는 “점바”,
고집이 세고 억지 잘 쓰고 성질 잘 내는 이는 “긱바”,"억지바",“둑바” 선생님이나 어른들께 고자질 잘하는 이는 “일름바” 또는 “일럭새” “일럭쟁이”,
먹을 것만 밝히는 “껄떡바” “껄떡새” “껄떡쟁이”에 “허천뱅이”, 자린고비의 “꼬꼽쟁이”, “구두새” 눈이 오목하거나 보조개가 오목한 “옴막단이”,“오꾸바”
삐치길 잘하는 “뽀꿀바” “뽀꿀단이”, 못났다고 “못난심이”…….등으로 신체 특징이나 행동의 특성에 따라 불리는 호칭도 있고, 앞의 “껄떡쟁이”와
“거렁뱅이”처럼 좋지 않은데 쓰는 쟁이와 뱅이가 있으며, “대사바”(대사네 아들), “칠전바”(칠전네 아들)처럼 어머니의 친정(외갓집) 동네 이름이 호칭이 되는 수도 있답니다.
시집 온 여자의 친정 동네 이름을 붙여 “상동(향동)네”, “욕실네” -네는 낮잡아 부름 -, “오리꿀(오류골)댁”, “염장댁” -댁은 높여 부름- 등은
타 지역에서도 많이 쓰는 접미사이나 “00바” “00단이”"00심이"는 유독 진도에서만 쓰이는 독특한 인칭접미사입니다.
자기 집 모내기 하는 날 낳았다고 “모단이”, 콩밭 매다 낳았다고 “콩심이”, 이제 그만 낳았으면 싶어서 “말심이”라는 재미있는 호칭도 많답니다.
또 표준말에도 있는 “곰보”, “느림보”등의 “~보”도 “빡보”, “털보”, “할딱보”등과 함께 진도에서도 많이 쓰이며 “구두쇠”, “마당쇠”등의 “~쇠”는
“~새”로 쓰여서 “구두새”, “마당새” 외에 “쪼꾸새”, “까새”, “야판새”등으로 쓰입니다.
“쪼꾸새”는 진돗말로 쪼꾸질을 많이 하는 사람인데 제 생각으로는 촉새처럼 가볍게 까불댄다는 뜻의 촉새짓이 쪼꾸질 아닌가싶고,
“까새”는 그냥 말이 많은 사람이고, “야판새”는 그래도 어느 정도 논리가 있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이르는 별명이랍니다.
그리고 가족친척의 호칭 중에 할아버지는 “한압씨” “할압씨”와 함께 “조보씨”로도 부르는 데 비해 할머니는 “함씨” “함마니”로만 부르고,
“이모”에 “이숙(이모부)”으로 부르는 데 “고모”와 “작숙(고모부)”으로, "장인"을 "재인"이라 부르는 게 조금 특이한 호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적고 보니 거의가 남자들 호칭인데 제가 육바로 여자 형제 없이 남자 형제만 있는 집이라서 여자 쪽을 잘 몰라 그러니, 여자 호칭들은 많은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또, 진도만의 특이한 풍속으로 “대바구”란 풍속이 있는데, 이는 아들이 죽은 뒤에 홀로된 며느리에게 짝을 지워 죽은 아들 대신으로 삼는
이상한(?) 풍속으로써 이렇게 그 집에 들어와 아들 노릇을 하며 사는 이를 대바구라 부르며 이는 언젠가 TV로도 소개된 적이 있다 합니다.
*진도야그 한 마디*
나는 방죽 젙이서 살었어도 매깜으로나 댕갰제 혐도 못 치는디, 개나 댜지나 소나 짐성덜은 물에 여만 노믄 걍 잘도 혀 댕기드라야.
그랑께 개혐, 깨고락지혐도 있제? 뒤로 벌렁 자빠져서 치는 송장혐도 있다마는…….
까끔이랑 묏벌깐에서 내래오는 물을 가둬 논 방죽물이 다 차가꼬 무넹기로 넘채서 또랑이로 흘러가는데 거그 또랑에는 또랑새비랑 피란 민물비토리랑이 솔찮이 많이 있었어야!
우덜은 갯비토리는 먹어도 민물비토리는 안 먹었는데 육지로 나옹께 고것을 올갱이, 우렁이라고 부름시로,
올갱이국, 우렁된장찌개라고 째깐한 뚝배기에다가 끼래가꼬 허천나게들 먹어 쌓드라.
냇깟에는 뱀이 만항께 조심해야제 자끗하믄 독새한테 물래불어야. 함씨 한압씨들은 뱀을 "비얌"이라고도 했제?
독새는 째깐한 깐치독새도 독이 있잉께 항시 조심하고 댕개사 씨고, 독새도 독새제만 살무새는 새끼들이 큼시로 즈그 엄매도 잡어 먹어분다고
그래서 표준말 이름이 살모사라능만. 째깐 징하긴 해도 지왕에 뱀 야그가 나왔잉께 뱀 종류를 들멕이자믄, 뱀중에는 꽃뱀 물뱀 능담
그라고 대가리 넓적한 박죽차리, 칠점사, 구렝이, 능구렝이에 먹구렝이도 있어야.
그라고 논두럭이다가 구녁 뚫어서 노무 논에 물 다 빠져불게 하든 짱에 사촌 뚜렝이랑것도 있는데 고때는 부잡시럽다고 뵈기만 하믄 잡어가꼬
삽이로 콱콱 쪼사서 쥑애뿌렀는디, 요 뚜렝이를 요새는 웅어라 함시로 정력에 존 약이라고 무쟈게 비싸게도 판당만.
암데고 잘 뚫응께 정력에 좋단 말도 매랍시 빈골로 하는 말은 아닐것이시.
방죽 ▷ 저수지 ▷ 사천리방죽이 질로 킁가? 방죽보담 째깐항건 둠벙이제?
젙이서 ▷ 곁에서 ▷ ㄱ 이 ㅈ 으로 변하는 특성 기름=지름, 기와집=지야집, 길=질, 등
매깜다 ▷ 멱감다 ▷ 육지 아그덜은 멱감고 우덜은 매깜제.
댕기다 ▷ 다니다 ▷ 막 돌아댕기다가 캄캄한 밤에 집이오믄 혼나고도 담날 또 돌아 댕기고 그랬제.
짐성 ▷ 짐승 ▷ 말 못하는 짐성이라고 함부로 하지 말라등만. 맞제 짐성도 음석잉께. 개=보신탕.
혀: 댕기다 ▷ 헤엄쳐 다니다 ▷ 혀: 댕긴다고도 하고 시염쳐 댕긴다고도 하제.
깨구락지혐 ▷ 평영 ▷ 깨구락지 맹키로 혐칭께 깨구락지 혐.
송장혐 ▷ 배영 ▷ 죽으믄 칠성판 우게 눈 것 맹키로 눠서 시염칭께 그라제.
까끔 ▷ 산. 멧갓 ▷ 까끔과 나무깟은 주로 나무를 하기 위한 산을 말하고 벌깐은 채벌한 선산등을 말함.
묏벌깐 ▷ 선산. 산소 ▷ 묘를 쓰기위해 벌채한 선산 산소등 넓은 곳.
차가꼬 ▷ 차서 ▷ 내나 몬야치께도 얘기항건께 가꼬가 "~서" 랑거 다들 아시제?
무넹기 ▷ 무넘이 ▷ 물이 차믄 넘치게 한피짝이다 무넹기로 터 놨제.
또랑 ▷ 도랑 ▷ 씬 것을 좋아항께 도랑=또랑, 고랑=꼬랑.이로 씨고, 두렁,두둑=두럭,두덕, 이랑=두룩이로 씨제
한도랑과 한두둑이 합해서 한이랑잉께, 한또랑하고 한두덕을 한 두룩이라고 하제? 맞제? 한 사래도?...요렁건 금룡이 칭고가 전문인데...
또랑새비 ▷ 도랑새우. 토하 ▷ 토하젓이 무쟈게 비싸등만.
민물비토리 ▷ 다슬기 ▷ 갯비토리만 먹었제 요것은 피란물 나옹께 싫어가꼬 우덜은 안 먹었는디…올갱이,우렁이는 충청 경기사투리.
솔찬히 ▷ 상당히. 대단히 ▷ 수월치 않게 가 솔찬하게로 댰겄제.
끼래가꼬 ▷ 끓여서 ▷ 폭폭 끼래가꼬 먹제.
허천나게 ▷ 게걸스레 ▷ 몹시 굶주려 있거나 궁하여 체면 없이 함부로 먹거나 덤빔.
또, 한 가지 "허천나다"는 "불티나다"의 뜻이로 모도 대들어 순식간에 없어지능것을 말하능것도 있제.
냇깟 ▷ 냇가 ▷ 냇깟이 냇가고, 갯깟이 바닷가구만. 그란데 요 낱말은 요상하게도 냇깟에(내까세) 로도 씨고 내깥에(내까테)로도 씬당께.
냇가 = 냇깟, 내깥, 길가 = 질깟, 질깥, 물가 = 물깟, 물깥, 등 이로 ㅅ,ㅌ 받침이 함께 쓰임.
만항께 ▷ 많으니 ▷ 좋응께 나쁭께 싫응께
자끗하믄 ▷ 자칫하면 ▷ 걍 엄압씨들이 고케 말씸 하싱께 따라했제.
능담. 박죽차리등 뱀이름은 표준말이 뭔지 제가 모르니 칭고들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논두럭 ▷ 논두렁 ▷ 논두럭=논두렁 밭두럭=밭두렁 두덕=두둑이 꼬랑=고랑이 표준말임
구녁 ▷ 구멍 ▷ 구녁, 구녕=구멍이 표준말이고, 구뎅이, 구덕=구덩이가 표준말임.
짱에 ▷ 장어 ▷ 그 때는 민물짱에도 지법 만했었는디.
뚜렝이 ▷ 드렁허리. 웅어 ▷ 애칭이로 "칠산짱에"라고도 불루는데, 요놈땜시 애씨고 물 퍼농거 구녁이로 다 빠져불고 그란당께.
부잡시럽다 ▷ 부잡하다. 부잡스럽다 ▷ 사람됨이 성실하지 못하고 경망스러우며 추잡하다.
쪼사서 ▷ 쪼아서 ▷ 쪼수다=뾰쭉한걸로쳐저 찍다.의 “쪼다”가 표준말임. 진도선 쪼솨서로도 씸.
쥑애뿔다 ▷ 죽여버리다 ▷ “콱 쥑애뿔라.”하는 말로 우덜이 사램을 너머 많이 쥑앴제? 너도 나도 우덜 모도.
암데 ▷ 아무데 ▷ 줄이는 특성* 암데=아무데, 암끗도=아무것도, 암칫도=아무렇지도가 표준말임.
매랍시 ▷ 공연히. 괜히 ▷ 매랍시, 매릅시 맬갑시, 맬급시, 내르급시 모도 진도사투리
빈골 ▷ 빈손 ▷ 빈골로 간다=빈손으로 간다. 空手來空手去是人生.
울엄매도 봉께 오실적에 깨벗고 왔다가 가실적에 옷은 입고 가시제만 빈골로 갈 수 배끼 없등만.
살아 기실쩍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서 할 만쿰 하고, 가신 대미 후회 안 할라고 했었는디...
그래도 후회와 아쉬움은 남드구만. 돌아 가시고 나믄 암만 존거 채려 디래도 모도 소용 없능건줄은 알제만 지사만은 꼭 모셰야 씨겄데.
종교적인 우상숭배가 아니고 그래사 성지간 사촌간에도 모태서 직접 얼굴도 보고 대화도 함시로,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시던 음석 장만해가꼬 만납게들 노나 먹으믄 그 이상 더 부모님께 흐뭇항것이 머시 있겄능가?
"노무자석 일 하능거 뵈기 좋고 내 새끼 밥 먹능거 뵈기 좋다"는 이전 말도 안 있등가?
만난 음석 채래 놓고 절 할 사램은 절 하고 기도 할 사램은 기도 하고 서로 이해들 함시로 고케고케 오손도손 야그들 하다가,
걍 크나큰 함지에다가 노무새고 짐치고 한테 옇고 참지름 한 빵울 쳐서 비배가꼬 조구 장대 손이로 볼라 감시로
너도 한 수꾸락 나도 한 수꾸락 정답게 먹어 싸믄, 내 새끼덜 만납게 노나 먹는걸 하눌에서 내래다 보심시로
엄마나 오지고 몰똑하고 재미지겄능가?
당신들은 안 잡숴도 무쟈게 배 부르시겄제! 안 그랑가?
* 현재 3,5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시사 일반상식>방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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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승학임회 작성시간 09.06.13 옴막단이-- 옴매기라고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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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조병현(진도 송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6.15 예 옴막항께 옴맥이라고도 하겄소. 그란데 고것도 여자 얘기라? 이니믄 남자도 옴맥이라 불른다? 관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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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병현(진도 송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6.24 여그 빠진것이 가새아짐씨(처의 자매)하고 가새이모(엄매네 외가 자매)가 진도의 특유한 호칭이로 가새는 우리 옛말 가시버시란 말에 있는 가시(각시)의 진도 사투리여라. 인자 처형 처제로 불러붕께 곧 읎어져뿔 호칭이 되겄소만. 요 말도 살갑고 정시런 우리 진도의 부름말이여라. 그라고 시숙은 시아주버님만을 시숙이라하고, 시동생은 씨아잡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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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보배i/송수 작성시간 10.01.06 아들 명 지라고 똥바, 소전 손재형씨 아명(兒名)인 폰돌(判乭)이, 딸 그만낳으라고 '땅꼬'라는 명칭도 있었던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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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조병현(진도송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1.06 그라구만이라. 판돌이 판심이도 있어라만... ~돌과 ~심은 딴데서도 씨는 인칭접미사인데 바, 단이는 유독 진도서만 써람짜. <사투리이해 10 >에도 잔 올래 놨어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