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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 시절엔 지나다가도 눈살 찌뿌리던 짧아도 너무 짧은 핫팬츠에 운동화 신고
감히 지리산 앞에 섰던 그 철딱서니
산이 좋다 할 새도 없이 쉼없이 오르기만 했던 지리산 종주
다시는 이 고생 안한다 하고 20년이 더 지나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이제 영락없는 아줌마 되어 돌아온 제게는
지리산은 도전해야할 그 산이 아니었습니다.
산의 모든 것이 범상하지 않더군요
화엄사의 법고소리가 두둥두둥 심장을 울리더니
범종의 울림은 깊은 지리산 모든 생명을 다스리는 듯 했습니다.
마침 명절이라 산사의 저녁은 적막하고 호젓한 귀로 혼자 호사를 누려 좋았으나
좋은 뉘가 있다면 꼭 함께 듣고 싶었습니다.
새벽 산 어둠의 두려움을 기운차게 밀쳐내며 오른 노고단은
그 자체로 신성한 어떤 곳이었습니다.
운해 속에 잠긴 세상사는 하찮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겨울산의 황막함은 오히려 당당하더군요
꽃피우고 언 강 녹아 섬진강 따라 물소리 즐거워지면
꼭 다시 오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품에 안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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