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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시

등 - 서안나

작성자하얀풍경|작성시간09.10.15|조회수195 목록 댓글 5

 

 

      

                                     서안나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드셨다

 

 

        삶은 종종 그런 것이다.  

        지척에 두고서도 닿지 못한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 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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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기쁨지기 | 작성시간 09.10.15 정말그러네요, 내가 늘 지고 다니면서도 내가 마주하지 못하는 또 다른 나
  • 작성자그향세 | 작성시간 09.10.15 그래서...슬프기도하고...그래서 아프기도하고...가끔은 다른곳으로.... 다른 시선으로...갈등하기도하고.. 유치환님의 A와A' 라는시가 생각나네요.ㅠㅠ
  • 작성자느티울 | 작성시간 09.10.16 " 한 번도 마주 보지 못하는 나 " 또한 내가 사랑해야 하는 내 몸이며 하나님의 전이기에, 오늘도 이렇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엎드려 구합니다.
  • 작성자하얀풍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0.16 그래서 하나님은 등걸이를 만들게 하셨더라고요. 침대 옆에, 책상 옆에 두개의 등걸이를 두고, 등이 만나자 할 때마다 찾아갑니다. 모르긴해도 사람들이 무심코 제일 많이 쓰고, 부르는 단어 아닐까요. 기타 등등등...
  • 작성자우병녀 | 작성시간 09.10.23 그래서 하나님은 남편을, 아내를 허락하지 않으셨을까요? 우리 집에서는 남편이 저를 제일 필요로 할 때가 등 긁을 때이고, 밖에서 들어오면 거의 예외없이 그 너른 등을 돌리고는 긁어달라고 하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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