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기
속상해도, 불안해도
웃더라고 내가
울고 싶을 땐 꾹꾹 잘 참더니
웃음은 그렇게도 쉽게 번져서
유난히 많이 웃은 날엔
쏟아낸 거짓처럼 발이 푹푹 빠져
언젠가 카메라 앞에서 종일 웃다가
나도 내가 어떤 기분인지 모르겠는 기억
숙제를 끝내고 언짢아지던 저녁
웃지 않으면 화 난 줄 아니까
화 안났는데요, 대답해도
거울 속에 지친 사람 보이니까
개가 웃는 것이 좋아요, 했더니
개가 웃어요? 해서
그 작은 웃음은 또 투명해지고
골목 어귀 낡은 수선집처럼
조금 먼 곳의 느리게 오고 있는 덤덤함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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