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
지난 일요일 저녁 7시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연령회 회장님이 어버이날을 맞아
사목회에서 주관하여 식사를 제공하니 꼭 나오라는 당부였다.
이제 겨우 견진성사를 받으려 하는 햇병아리 신자인 나까지 초대해 주어서
혹시나 잊어버릴까 하는 기우심에 달력에다 큼지막하게 동그라미를 그려 놓고
목요일 저녁 6시, 3호선 경찰병원역 4번 출구 앞, 백암빌딩 2층 한양갈비라고 써 놓았다.
( 이 음식점은 앞쪽에서는 2층인데 뒷쪽에서는 1층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연령회 총무로 부터 핸폰이 왔는데 지하철을 타지 말고 성당으로 나오라는 것이어서
회장님과 총무말씀이 상충되어 도대체 어느 말을 따라야 할 지 한참 망설이다가
혹시 연령회 회원 전체가 모여서 가는 줄 알고 터벅 터벅 걸어서 성당에 가니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았다.
사무실에 교무금을 내고 성당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있는데 노인분과 회장이신
이순모 아우구스티노님이 나와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빼주기에 마시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
모두들 곧 나올 거라기에 안심이 되었다.
아니나 다르랴 연령회장님이 나와 주임신부님도 가신다기에 혹시 차편이 있나 하고
기다리다가 왠걸 ~회장님과 같이 걸어서 한양갈비집으로 갔다.
막 삶은 돼지고기를 새우젓 찍어서 상추와 깻잎을 겹친 위에 놓고서, 마늘 ,청양고추를
곁들여 된장 약간 넣고 쌈을 싸서 소주를 마시는데, 기가 막히게 맛이 있었다.
화기애애한 가운데 막걸리, 맥주,소주,음료수 각자 취향대로 알아서 주거니 받거니 마시는데
내 옆자리 토마스님은 이미 한 잔 하고 왔다는데도 식사는 하지 않고 오직 막걸리만
마시고 안주는 돼지고기 비계만 골라 먹는 것이었다.
술이 모두 거나하게 취해 갈 무렵, 물냉면 비빔냉면, 공기밥을 각자 희망대로 주문하여
식사하는데 여사장께서 막 삶은 돼지고기를 계속 가저다가 추가해 주니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약 1시간 반 동안의 회식을 마치고 세례 동기생 한동일 요셉님과 지하철 타고 귀가하면서
어버이날, 뒤늦은 회식을 계기로 내가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에 기여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많은 혜택을 받은 것 같아서 빚진 마음이 들었고 더욱 몸과 마음갖임을 신중히 해야하며
젊은 형제 자매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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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삭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2.05.21 Karak2님, 늘 칭찬의 글 주셔서 부끄럽네요.초신자에게 성당에서 너무
과분하게 베풀어 주시니 빚진 느낌이 들었어요.지난 4월 29일 죽산성지순례
시에도 실경비에도 못 미친 회비내고 다녀왔고,연령회 모임시에도 점심까지
주시고 어제도 술이 몹시 고프던차 술 갈증도 말끔이 해소시켜주셔서 말입니다.ㅎㅎ... -
작성자야고보 작성시간 12.05.11 이삭님! 글 잘 보았습니다.
삶은 돼지고기에 막걸리 한잔...어유~ 생각만 해도...
아무튼, 모든 분들이 잘 드셨다니 저희도 좋습니다.
시간이 맞았으면 저도 가려고 했는데, 사실은 제가 5월 3일 날, 영명축일이라
레지오에서 축하연(횟집에 갔음). 을 해 준다고 하기에 나름 잘 먹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모두들... 행복해 하는 것 같아 저도 마음이 흡족합니다.
이삭님... 이런 모임에 자주 오셔서 이렇게 글을 올려주시니 좋습니다.
나중 기회가 되면 한번 뵙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삭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2.05.11 야고보님, 우선 영명축일 축하드립니다.어제 성당에서 그 곳 식당까지 사모님과
같이 걸어가면서 야고보님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지요. 시인이시고 수필가 이시며
여러권의 책도 내셨단 말씀 들었습니다.혼자 식당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임신생
이시라는 분이 오셔서 같이 합석했는데 이 분이 고기는 절대 입에 대지 않으시고
술도 딱 한 잔만 잡수셔서 모두 내 차지였고 내 옆 토마스란 분은 또 돼지 비계만
드셔서 술과 내가 좋아하는 살코기에다 정말 기분 좋게 마셨어요.윤문조차 하지
않는 췌언 투성이의 글 댓글 달아 주셔서 고맙구요. 꼭 한 번 뵙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느티나무바울라 작성시간 12.05.17 이삭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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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삭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2.05.17 느티나무바울라님 부끄,·´″```°³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