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5주년 은혼기념을 집에서 양가친지들과 모여 식사하고, 방학한 두 아이들과
같이 동유럽을 여행사 패키지 10일 정도 되는 코스를 갔다 왔어요.
아이들의 방학계획이 여행일정과 맞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해서 날짜에 맞는 것을 고르니 ...
이상하게 그 패키지는 비싸더라구요...
왜 비싸냐고 전화걸어 물어 보았더니... 그건 뭐.. 명품여행이라나.. 둘러대기도
잘 하더라구요. 호텔도 좋구 , 뭐 음식도 다르다고 하고 , 추가비용도 없구...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두 아이를 다 데리고 가기 위해서는 할수없었지요.
그때 이 그룹의 인원은 모두 19명이었죠.
분류를 하면, 대전에서 오신 60대의 정식부부 2쌍
안산에서 오신 약사 부부 2쌍,
일산에서 오신 엄마와 딸 모녀 1쌍
부부인것 같지만 뭔가 연인(?)같은 분위기의 40대 후반의 부부 1쌍
사진찍는 취미로 여행 다니신다는 부부 1쌍
우리가족 4명
도무지 관계를 알수 없는 도무지팀의
40대,50대 아줌마 2명과 70대 남자 어르신.
10일 동안 같이 밥먹고 한차 타고 같은 호텔에서 잤죠.
근데 이 도무지 팀 !!!
도무지 그 분들의 상호 관계를 알수가 없더라구요.
성도 모두틀리지, 서로 말도 잘 안하지, 연령도 확 틀리지,
그리고 여자 둘이 자고 남자 분 혼자 주무시지...
특이하게도 이번여행에서 영어를 제일 못하는 사람은
자기가 영어를 잘 하는줄 알고 가이더로 따라온 바로 그녀였어요..ㅋㅋ
나머지 가족들 모두 영어로 여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그룹이였죠.
늘 호기심은 도무지 팀에 가더라구요..
근데 , 이게 웬일 단발머리에 검정운동화신고 닭을 기르신다는
40대 시골틱한 그 아줌마가 우연히 유람선에서 만난, 미국부부와
유창한 영어를 하시는게 아니겠습까? 아니!! 저분이 !!!
딸과 저는 엄청 놀랐고, 딸 아이가 말이 없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속말을 내게하더군요.. 와아~~ 영어 엄청잘 하시네요..
아빠보다 발음도 엄청 좋고요..
그 말 듣는 순간 속이 조금 안 좋고,
질투의 화신이 작은 제 가슴 속에 오시더라구요...
그럼,그럼 ~~ 저런 아줌마분들 발음 좋치. 이태원에서 가게하셨던 분일수도 있고
아니면 미국 엘에이 친척 식당에서 알바 하시던 분 일수도 있지...
지나치리 만큼 차분하게 은근히 낮추어 말하고는
조금은... 괜시리 미안해서... 야아! 저기~ 경치좋다~~ 했지요...
유람선이 목적지에 도착해 섬 같은 곳을 지나 등산열차를 타고
산에 올라가던 중, 등산열차 안에 이번에는 70대 남자어른신과
마주보고 탄 독일 부부가 있었습니다.
아니!! 근데 이번에는 이 노인어른께서 영어로 간단히 몇마디 주고 받다가
독일인이라는것을 알고 바로 유창한 독일어로 조용히 웃으면서 정말
멋있게 대화하는것이 아니겠어요 !
나와 딸아이는 또 놀라서 , 아빠 저 할아버지 독일어하는거 맞죠 ?
제가 고교때 대학본고사에서 제 2 외국어를 독일어를 택했었거든요.
음, 그래 독일어 하시네.. (전 독일어 지금 der des dem den 밖에 모르죠)
딸 아이가 아빠도 독일어 안다고 했쟎아요 ? 한번 해 보세요.
어른들 대화하는데 껴드는건 매너가 아니지.. 하고 말하고는...으흠했지만,...
또 기가 죽더군요. 물론 약간... 속도 상하구요...
저 연세의 분들이 말이야 옛날에 독일에 외화 획득하러 광부로 가셨던 분이
많아서 독일어 잘 하시는 분들 꽤 많이 계시지... 하며 ...
야 ! 저 산꼭대기 봐라 ! 폭포가 내려온다아~~조금 큰 소리로 말했죠...
제가 원래 이렇게 못된 넘은 아닌데...왜 그렇게 그 날은 못된 생각과 말을 했는지...
사실 그 분들의 복장이 너무 이상했거든요.
여자 2분은 회색몸빼바지, 즉 , 신내림 받은 분들의 복장이구요
거의 모든 옷이 무채색내지는 진한 밤색의 농업인들 복장이거나
아니면 삼구쇼핑에서 많이 본 등산복장과 등산화 신으셨거든요.
문제는 마지막날 알프스문화의 진수인 오스트리아 민속춤구경하는
저녁식사자리에서 발생했습니다.
거의 10일 동안 매일 같이 먹고놀고자고 하였지만
끝내 이 도무지팀에 대해서는 그들의 관계가 짐작도 안되고
그분들도 절대 말씀을 하지 않으셨죠.
물론 서로의 호칭도 사용하지 않았구요... 다만 40대아줌마가
50 아줌마에게 존대하구요, 70대 어른신과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고 군것질거리만 차안에서 가끔 드리더군요.
그리고 더 이상한것은 복장은 거의 무속인들 복장을 하신분들이
성당구경만 되면 엄청 열심히 성호그으시고 기도하시고
사회복지헌금통에 헌금하시며, 천주교 신자임에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더라구요. 물론 식사때마다 성호를 진지하게 긋고 식사기도를
소리내어 하시더군요.. 이것도 정말 이상하게 보였구요...
왜냐면 저의 가족도 대대로 몇대째 천주교 신자이거든요.
하여간 문제는 알프스 문화식당에서 다 같이 앉아
마지막 만찬을 하면서 여행사에서 준 포도주로 건배를 하였죠
이번여행에서 첨으로 대전 2 부부가 저희테이블에 처음 앉게 되어서
제가 인사드리며, 가족소개를 정식으로 했더니 ,
그중 한분이 자기네는 학교 동창인데, 중학교 동창이구,
이친구는 고등학교를 서울에 있는 K고등학교 다녔구, 거기서도 공부 잘해서
S 대학교 의대 나오구 작년까지 대전 C 대학병원 의대교수하다가 은퇴했어요...
그래서 벼르다가 이번에 같이 놀러 온거여~~라고 소개하시더군요.
앗! 그럼... 고등학교 선배이시구나 ! 속으로 생각한 순간,
조용히 나중에 인사 드리려고 했는데...
이때, 딸 아이가 갑자기 어머 ! 그럼 아빠 선배님이시네 ! ㅋㅋ
애고고... 나는 벌떡 일어나 반갑습니다. 00 회 졸업 13년 후배 xxx 입니다.
하며 앞에 있던 포도주병을 들어 한잔 올렸습니다.
근데, 작지만 나에게는 엄청 크게 들리는 소리가 옆테이블에서 내 귀를
흔들었죠.. 여기 더 선배인 00 회 도 있는데...
바로 그 40대 단발머리 닭집아줌마가 70대 어른신을 지칭하며 말씀하셨고,
저는 자동으로 아무 생각없이 혼이 나가서 포도주병을 들고 가서 16년후배 xxx 입니다.
다시 인사 올리고 제 자리로 와서 태연한척 했지만,
속으로는 반가움반, 희한한 인연이네..하는 생각 반..
뇌리를 계속 맴돌았죠. 여행팀에 있는 남자 5분중 2 분이 선배님이라니..
그 다음날, 돌아오는날은 도무지팀이 우리가족에게 계속 먹을것 주고
어느 학교 나니냐 ? 몇살이냐 ? 어느 성당 다니냐 ? 아이들에게
말을 많이 걸더군요.
여행을 마치고 컴터에 앉아 메일체크를 하다가
문득 그 선배님들 생각이 나서 고교 동창회 사이트에 가서 그 분들
졸업기수와 존함을 쳐 보았죠. 역시 한분은 의대교수 라고 나왔죠.
그 때 문제의 그 70대 대머리까지고 티비쇼핑 등산복과 등산화 신으신분...
이게 웬일입니까 ? 천주교 신부님이셨습니다. 그것도 아주 유명한
독일교회사와 사회복지를 이끌어 오신 대단히 훌륭한 신부님 !
책도 많이 저술하시고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강의도 많이 하신 몬시뇰신부님 !
저는 너무 기가막혀 숨막혀 죽는줄 알았습니다.
오래동안 지식인에 들어가 그 분사진을 보며
다시는 겉모습을 보고 남을 깔보는 상상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도데체,, 그럼 그 두 아주머니는 누굴까 ?
더 이상 상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말 겸손하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뿐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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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욱이파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8.06.11 맞아요... 겉을 보고 판단하면 안 되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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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gentleman 작성시간 08.06.11 여행후기를 꽁트화 해서 올려주시니 긴글이 짮게 느껴지는건 당연하겠지요. 욱이 아버님의 글솜씨는 여느 작가 못지않게 재밋고 생동감이 넘치고 꼭 따르는 교훈이 여운으로 남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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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욱이파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8.06.11 글 올리고 나서 ... 칭찬 받으면 정말 기분 좋아요...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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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영미 작성시간 08.06.11 인간은 본디 질투의 화신! 오블리스 노블리제(이말 적합하나?) 팀들 관찰하다가 나의 지지리궁상을 또 한번 훝어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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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욱이파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8.06.12 모든 인간의 깊은 가슴 속...열어 보면 ... 누구나 지지리궁상이죠... 저도 엄청 나죠...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