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풍속/사건사진실

"룩텝" : 태국 사회를 휩쓰는 아기 천사 인형 열풍 - 반려인형의 "미친 존재감"

작성자울트라-노마드|작성시간16.01.27|조회수1,499 목록 댓글 10

(보도) 미국의 소리 [VOA] 2016-1-26    (번역) 울노 / 크메르의 세계



"룩텝" : 태국 사회를 휩쓰는 아기 천사 인형 열풍 - 당국도 우려

Thai Authorities Express Concern About Superstitious Dolls




(자료사진: The Bangkok Post) 룩텝 인형과 생활하는 한 태국 여성의 모습.

[화보집: http://www.bangkokpost.com/photo/photo/838584/child-angel-dolls-cute-or-scary-religious-or-ridiculous]



기사작성 : Steve Herman (VOA 동남아시아 지국장, 방콕 주재 특파원)  



태국에서 아기 천사의 영혼을 소유했다는 인형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부 당국과 심리학자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태국어로 "룩텝"(luk thep: 천사 아기)이라 불리는 인형들을 소유하면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 믿고 있고, 수백 달러 상당의 금액으로 구매한 후 불교 승려들에게 데려가 축복을 받기도 한다.




아기천사 인형의 인기


아기천사 인형의 옷, 보석, 장신구를 파는 가게들도 생겨났다. 방콕에 있는 한 뷔페 레스토랑은 아기천사 인형들을 위한 메뉴도 제공한다.


'태국 민간항공청'은 이번 주에 항공사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아기천사 인형을 기내로 동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승객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이미 한 국내선 항공사는 인형의 주인이 별도 좌석의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아기천사 인형을 위한 음료수와 과자도 제공하고 있다. 국영 '타이 항공'(Thai Airways)의 자회사인 '타이 스마일'(Thai Smile)은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만일 그 인형이 생명을 불어넣는 의미의 영적 의례(점안식)를 치뤘을 경우 실제의 아이와 동일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의 몇몇 유명 연예인들이 룩텝 인형 덕분에 행운을 얻었다는 증언들을 하고난 후부터, 아기천사 인형의 인기는 올라갔다.


'쭐라롱꼰 대학'(Chulalongkorn University) 정신건강 연구소장 나타수다 태판(Nattasuda Taephant) 교수는 화요일(1.26) 본 방송과의 회견에서, 만일 인형 주인의 기분이 나아진다면 인형 열풍이 해로운 것만은 아니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일이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서 그들이 룩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도 믿을 정도가 된다면, 정신건강 상 우려할만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자료사진: The Bangkok Post) 룩텝 인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식을 거행 중인 불교 승려의 모습.




미신들


태국의 보건 당국 관계자들은 국민들에게 주류적인 종교적 가치들을 고수하고 그러한 믿을 수 없는 관행은 피해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신앙은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동남아시아의 미신에서는 뿌리 깊은 일이다. 태국 공공보건부 정신건강국의 쩻사다 촉담롱숙(Jedsada Chokdamrongsuk) 국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룩텝 인형은 미신과 디지털 시대를 영리하게 결합시킨 것이다."


태국 및 인근 국가들의 영적 지도자들은 유산됐거나 낙태된 태아를 가져다, 그 시신을 구운 후 축복을 내리고 금박을 입힌다. 태국에서는 이런 유형의 가정용 신상을 "꾸만텅"(kuman thong: 남성형)이나 "홍프라이"(hong phrai: 여성형)라고 부른다. 현대기에 이러한 풍속은 거의 사라졌지만, 일각에서는 룩텝 인형 열풍이 그보다도 더욱 미신적인 시대로 회귀한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베테랑 편집자이자 유명 블로거 셈숙 까싯쁘라딧(Sermsuk Kasitpradit) 씨는 본 방송과의 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찌해서 태국 사회 일부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나는 정말로 의아하다. 나는 한사람의 불교도로서 매우 부끄럽게 느낀다. 이러한 일은 미신을 믿지 말라고 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이다."




범죄에의 이용 : 마약 밀매


당국자들은 또한 이러한 미신의 현대적 부활이 범죄 목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꼼 쳇쿤톳(Kom Chetkhuntod) 경찰중령에 따르면, 월요일(1.25) 치앙마이 공항의 검색대에 있던 한 여행용 가방에서 여야 형태의 룩텝 인형 하나가 있었는데, 그 가슴 부분 안쪽에서 메스암페타민류 정제형 마약인 "야바"(yaba)가 200정 가량이 발견됐다고 한다.


짝팁 짜이찐다(Chakthip Chajinda) 경찰대장은 룩텝 인형들이 범죄자들에게 "마약 밀수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면서, 공항 및 국경검문소의 모든 경찰관들에게 룩텝 인형들을 더욱 세밀하게 감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덕붙였다.


태국 경찰 경죄범죄단속국 부국장 끄리앙삭 깐라야와따나짜른(Kriangsak Kanrayawattanajaroen) 대령에 따르면, 관세를 내지 않고 밀수한 상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경찰은 화요일 방콕 일원에서 룩텝 인형 가판점들을 일제 단속했다. 경찰은 상인 3명을 체포하고, 룩텝 인형 100개 이상을 압수했다. 압수된 인형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다.




(사진: AFP) 태국 경찰이 화요일(1.26) 단속에서 압수한 룩텝 인형들.





(보도) 연합뉴스 2016-1-27



태국에 불어닥친 행운의 '반려 인형' 신드롬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2016년 새해를 맞은 태국이 온통 행운을 불러온다는 '아기 천사' 인형 얘기로 시끌시끌하다.


태국어로 아기 천사를 의미하는 '룩 텝'(Look thep)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인형은 실물 크기의 아이 모양을 본떠 만든 평범한 인형이다. 과거 한국에서 유행했던 못난이 인형을 연상케하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어 한밤중에 거실에서 마주치면 소스라치게 놀랄 수도 있다.


크기는 최소 25㎝부터 60㎝까지 다양하다.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최소 3천500바트(약 12만원)짜리도 있고, 미국에서 들여온 한정판 제품은 1만3천바트(약 44만원)에 팔리기도 한다. 이런 녹록지 않은 가격에도 이 인형은 태국 여성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 특히 가족없이 혼자 지내는 중년 여성들이 주요 구매층이다.

 

이 인형이 언제부터 유행했는지, 왜 행운을 불러오는 부적처럼 여겨져 외로운 중년 여성의 '반려자'로 자리를 잡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는 이는 없다. 다만, 불교국가 태국에서 일부 승려들이 종교 의식의 하나로 인형에 장식을 해 불전에 봉헌하는 관행을 일부 인형제조업자들이 빌려와 상업적으로 활용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어쨌든 이 인형을 반려자로 '입양'한 여성들은 인형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머리까지 단장해주며 자식을 키우듯 돌본다. 덕분에 인형 전문 미용업자도 생겼다. 또 유모차에 태워 쇼핑몰에 동행하고, 인형을 위해 별도로 음식을 주문하고 값을 치르는 등 아낌없이 지갑을 열기도 한다.


강아지 등 반려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지만, 생명이 없는 인형에게 과도한 애정을 쏟아붓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여성들의 반려 인형 사랑을 '정신병'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이에 대한 여성들의 반박은 전문가의 기를 금세 꺾어버릴 만큼 강력했다. 일각에서는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부 통치하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눌리고, 경제까지 침체하면서 불안해진 이들이 인형을 통해 안식을 추구한다는 정치경제학적 해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이 인형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설 만큼 대단한 존재는 아니었는데, 논란은 아주 의외의 상황에서 시작됐다. 실제 아이 크기의 이 인형을 기내에서 무릎 위 또는 옆의 빈 좌석에 앉히는 사람들이 늘자 한 항공사가 안전대책이라며 내놓은 서비스 지침이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이 항공사는 인형을 위해 별도로 티켓을 팔고 정식으로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당국은 여객기 티켓의 경우 사람에게만 판매할 수 있다며 제지하고 나섰다.


이런 와중에 인형을 이용한 마약운반 사건이 터지면서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 북부 치앙마이 공항 수하물 센터에서 경찰에 발견된 인형 속에서 환각제의 일종인 메스암페타민이 무려 200알이나 나온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인형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태국 경찰이 탈세 혐의를 잡고 인형 수입업자의 공장과 창고 등을 급습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상황이 이쯤 되자 '아기 천사' 인형은 '성가신' 기자들에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군부 출신 총리는 물론 뎅기열로 30대에 요절한 국민배우 포르 트리사디, 그의 장례식장에서 무리한 취재 경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자들을 제치고 최근 주요 신문의 1면에 단골로 등장해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 상위화면 : "[기사목록] 2016년 태국 뉴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Maipenrai | 작성시간 16.01.28 태국불교의 성향이 하층민의 경우는 샤머니즘과 애니미즘이 결합된 성향이 강하고 지식인들의 불교는 철학적 관념적인 면이 있지요. 숫적인 면으로 보자면 샤머니즘, 애니미즘적 요소를 가진 불교신자들이 훨씬 많으니 인형에 집착하는 이런 사회현상은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습니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가 많이나는 지역에 조그마한 탑을 세워놓고 그곳을 지나갈때 경적을 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의미는 그곳을 주관하는 귀신(영)에게 나 지금 지나가니 잘 좀 봐줘~ 라는 그런의미라고 하더군요. 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아도 예전 우리나라 전설의 고향같은 귀신이나 악령들이 나오는 주제를 가진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울트라-노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1.28 태국 남부지방에 가면,
    귀신 나온다는 숲이 정말 많더군요.. ;;;
  • 작성자울트라-노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1.29 [안내]

    연합뉴스 기사가 내용이 충실해서..
    기사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 작성자은생 | 작성시간 16.09.28 한국에는 단체로 빙의(?)되어 방언을 하는 무리도 있는데..뭐 이정도는 심플한 사회현상 같네요.
  • 답댓글 작성자울트라-노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9.28 ㅎㅎ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