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집이 아주 특이한 구조입니다..
제가 사는 집은 1층입니다만,
정남향에다가 폭이 넓은 베란다 창문을 열면 곧장 앞집 옥상이 나타납니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좌측엔 숲이고, 동네가 약간 경사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난 1~2년 동안,
겨울이면 가끔씩 저희집 베란다 보일러 옆에 와서 낮잠도 자고 하던 길냥이가 있습니다.
앞집 옥상은 사람이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는 곳이어서
바로 그 녀석이 이 앞집 옥상의 주인인데요..
요렇게 생겼습니다.
워낙에 우리 집 창가가 햇볕이 잘 들다보니,
이 녀석은 낮이면 항상 제 창문 앞에 와서 배를 깔고 일광욕을 하곤 합니다.
그러던 차에, 보름 전부터 우연히 제가 멸치도 주고 하다보니
이제는 하루 한끼 정도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주는 캣대디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위 사진에서도 보시다시피..
이 암컷 고양이 "까망이"는
남이 차려주는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위엄과 카리스마를 잃지 않는 녀석입니다.
아래의 사진은 노가리를 먹는 장면입니다.
제가 2마리를 주었는데요..
1마리는 물고서 금새 앞집 옆의 언덕에 있는 굴속으로 물고 들어가
새끼에게 주고 와서 남아 있는 나머지 1마리를 먹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며칠간 점점 먹이주는 재미에 빠져서..
결국 고양이 사료도 사오고 하면서 본격적인 캣대디 생활에 들어갔는데요...
며칠 사이에 알게 된 것은
까망이가 어느새 새끼들까지 데리고 오면서,
새끼가 1마리가 아니라 총 2마리였다는 점 하고..
다른 하나는 눈병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오른쪽 눈만 반쯤 감기더니,
이틀 지나니 양쪽 눈 모두에 고름 눈물 같은 것이 매달리더군요..
그런데도 새끼들이 먼저 배불리 먹고나서야 자기도 식사를 합니다.
바로 아래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배가 부르면,
앞집 옥상과 저희 집 베란다 창문 사이의 나무판에 올라 일광욕들을 합니다.
하여간 먼저 캣맘 생활을 하신 여러 트친님들의 조언을 얻어서
동물병원에서 치료제 복용약과 안약을 샀습니다만...
(무려 3만6천원.. ㅠㅠ)
도무지 포획할 길이 없어서 방치를 해두는 중입니다만,
오늘 보니 자연치유의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먼저 감염됐던 오른쪽 눈은 많이 떠졌고,
나중에 감염된 왼쪽 눈도 약간 떴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경계거리도 더욱 짧아졌고,
제가 새끼들에게 밥을 줘도 먼발치에서 지켜만 볼 뿐 화도 내지 않네요..
서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인 셈이지요..
하여간 뒤늦게 캣대디 생활을 배워서
요즘 하루 중 1~2시간은 함께 일광욕을 하면서 보내게 됩니다.. (^.^)
회원 여러분들도 연말연시 즐겁게 보내시고
새로운 한해에 더욱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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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울트라-노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12.25 어어...
저 전사 아니예요..
한량이고 싶다고나 할까요.. ㅋㅋㅋ -
작성자young 작성시간 14.12.24 고양이들 정말 귀엽네요. 울노님 덕분에 길고양이 가족들이 따뜻한 겨울 보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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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보아즈 작성시간 14.12.24 그러게요 가끔 눈꼽이 많은 고양이를 보곤 했는데 ~ 병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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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피쓰 작성시간 14.12.24 예전에 길렀던 고양이가 생각납니다. 그녀석도 까맣고 귀여웠는데 약먹은 쥐를 잡아먹고 그만 세상을 떠났지요. ㅜㅜ
아무튼 여러모로 훈훈해지는 연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