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KTX 영등포 정차가 곤란한 이유

작성자여수행관광열차|작성시간04.10.27|조회수1,040 목록 댓글 90
한가지 먼저 밝혀두자면, 제가 사는 곳은 개봉동입니다. 흔히 말하는 경인선 축에 있죠. 동시에 사실 서울특별시 관내에서는 광명역 가기 가장 편한 동네이기도 합니다. 인천공항버스와 광명시내버스 합쳐 최소 10분 이내 간격으로 광명역 가는 버스가 오갑니다.


KTX가 영등포역에 정차하면 곤란한 최대 사유 - 그건 역설적으로, 아마 영등포역이 지나치게 편리하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영등포역 이용권에 살기 때문에 그 점은 잘 알죠. 85년쯤 영등포역은 새마을이 거의 서지 않는 역이었습니다. 92년쯤에는 하루에 15번 정도 서더니 96년쯤에는 절반 이상이 서게 된 것을 보아 왔습니다. 지금은 다 서죠.

만약에 KTX가 영등포역에 슬금슬금 서기 시작한다면, 새마을의 전례를 따를 것임은 불보듯 뻔합니다. 7월 개편에 광명 정차가 왕창 늘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2차 개통이 될 때쯤이면 광명에 서지 않는 KTX는 아마 거의 영등포에 서게 될 겁니다. 물론 Grand님 말씀대로 급커브 4번 틀고 속도도 얼마 나지도 않는 용산-광명 구간에서 영등포역 하나 선다고 표정속도 차이가 얼마 나지도 않고 (서남권 주민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더 빠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부전역 정차는 별로 반대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단 제 경우 부전은 시종착 조건으로 찬성하지만)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남아있죠. 첫번째는, 아무래도 영등포 정착은 발전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광명이 대세 아닙니까. 광명경전철에 신안산선 뚫리고 나면 제2경인고속도로와 맞물려 광명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겁니다. 인천공항은 엄연히 김포공항보다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국제선을 다시 김포공항으로 물리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김포-하네다 생각하실 분들도 많겠습니다만, 이 노선은 사실 일본쪽 문제가 더 크거든요. 김포-나리타하고 인천-하네다 고르라면 아마 거의 모두 후자를 선택할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영등포 한번 세우면 그 다음에는 못 물립니다. (영등포가 아니라 두계라도) 당연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움직이는 데 제약이 됩니다.

두번째, 아시겠지만 영등포역 역사는 90년인가 91년인가 해서 완공되었습니다. 서울역 발차 열차가 시간당 5회도 되지 않던 때, 그것도 시간당 최소 1번은 있는 새마을은 다 통과시키던 시절에 (보너스로 16량짜리 중련 새마을도 아마 없던 시절) 지었습니다. 당연히 시설도 그때 기준으로 만들어졌죠. 지금은? 서울-용산발 합쳐 시간당 KTX 4회, 일반열차 4회 정도고, 열차도 그때보다 길어졌습니다.

아마 여기는 민자역사가 세워지기 전 광장이 넓었던 영등포역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꽤 계시겠지만, 수도권 전철 말고 '기차역'으로서의 규모는 그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플랫폼 4개, 개찰구 5개에 대피선 없음. (아마 구역사와 임시역사는 개찰구가 4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개찰구 수는 늘었습니다만 어차피 한번에 움직일 수 있는 건 2개 뿐이죠. 지금도 청량리 반만한 영등포역 역사는 포화 지경인데 여기다 정차를 더 늘린다? 글쎄요. 저로서는 이 역이 한 시간에 최소 400명이나 승객을 더 실어나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믿기 어렵습니다. 새마을 타도 4시간이면 웬만한 데 다 가는데 굳이 KTX까지 세워서 가뜩이나 비좁은 역 더 불편하게 하고 싶지는 않군요. (아울러 영등포역 역사가 민자역사의 완벽한 반면교사라는 것도 많이 들어보셨을 거고요)


저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지금 행신발 KTX의 개념을 영등포에 확대하는 거죠. 예컨대 행신에서 출고되는 열차를 행신-서울-용산-영등포-시흥-광명에 세웁니다. 광명에서 다시 다른 열번 열차로 발차시키면 형식상 환승이지만 그냥 타고 가는 셈이 되죠. 아니면 영등포에서 광명 사이는 보통 전동차 (하다못해 CDC) 라도 괜찮겠죠. 영등포-시흥간 선로용량이 문제가 된다면 평시에 노는 경인급행선로로 가면 됩니다. 그러다 시흥에서 살짝 고속선로로 내려서서 광명에 사람들 내려주면 되죠. 시흥역에는 공간 여유가 꽤 있으니 분기를 어떤 식으로 해도 괜찮을 거고, 광명역 플랫폼은 아시는 대로 남아납니다.



p.s. Grand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추가하게 되는 내용인데, Grand님이 말씀하시는 영등포역 시설확충이나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광명역 연계교통 완비나 현실성은 거기서 거기로 보이는군요. 공용역사 면적이 안양역과 맞먹는(!) 데다 주변 부지도 없는 영등포역이 무슨 수로 시설을 늘린다는 건지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요. 그러니까 하는 이야기죠. 구로차량기지에 역 만드는 편이 오히려 손쉽습니다.
시설수준이 장애가 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만, 사실 그게 광명역을 만들게 된 Key factor 아닙니까. 애초에 영등포역에 부지를 그만큼밖에 해놓지 않은 데다 떡하니 백화점까지 얹어놓은 전대 교통행정이 비판받아 마땅하겠습니다만 현실은 현실이죠. 아마 일반열차 절반쯤 통과시키면 영등포에 KTX 세워도 될 겁니다.
비슷한 논쟁이 아마 대구역에서도 가능할 듯 싶습니다. 대구-동대구 사이도 용산-영등포와 비슷한 정도죠 아마... 하지만 그 점 때문에 대구역 수요가 거의 대전에 맞먹을 정도로 있는 듯하던데요. 그것도 무궁화로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1093 새마을호 | 작성시간 04.10.30 물론 대피선은 있습니다만 그 대피선은 말그대로 대피선이지 승객을 승하차 시키지 못하는 쓸모없는 대피선 입니다. 새마을, 무궁화도 영등포역에서 승객을 승하차 시켜야 하는데 대피선에 들어가면 영등포역에서 승객승하차를 하지 못합니다. 또한 상행선에 한해서 대피선이 있기 때문에 없는거나 다름 없습니다.
  • 작성자#1093 새마을호 | 작성시간 04.10.30 또한 평소에 화물차가 있기 때문에 이용이 대부분 안되어 KTX도 본선으로 다니죠. 확실히 말해서 영등포 정차시켜서 승객이 늘어난다는 것은 근거가 없습니다. KTX를 이용할 사람은 어차피 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영등포에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서울, 용산의 수요가 빠져나갑니다.
  • 작성자#1093 새마을호 | 작성시간 04.10.30 현재에도 비행기와의 경쟁에서 약간은 밀리는 KTX가 신선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수요가 적은게 당연합니다. 또한 일반열차의 지연문제는 둘째 치고 KTX자신도 5분이상의 연착이 불가피 합니다. 소요시간이 점점 길어지면 그만큼 손님을 더 빼앗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 작성자#1093 새마을호 | 작성시간 04.10.30 또 KTX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필요없는 많은 열차를 운행하여 발생하는 적자입니다. 수요 이상의 열차들을 운행하니 당연히 적자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일반열차의 흑자는 약간 수요에 못미치지만 대부분 수요에 맞춰서 운행하기 때문에 흑자가 생기는 거구요.
  • 작성자#1093 새마을호 | 작성시간 04.10.30 수요가 적다고 문어발식으로 정차역을 늘리는 것은 단기적으론 효과를 거둘순 있으나 결국 KTX자신의 목을 조르는 꼴이 될겁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