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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도시/광역철도

[생각]수도권 광역노선의 명칭과 기호, 이렇게 바꾼다면?

작성자여수행관광열차|작성시간09.10.04|조회수1,188 목록 댓글 30

철도 오덕의 바이블 (...) '테쯔코의 여행' (鉄子の旅, 기쿠치 나오에 작) 6권에는 한국편이 나옵니다. 이 한국편에서는 서울 지하철에서의 환승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길역)


(저작권 표기 : (c)Naoe Kikuchi / Hirohiko Yokomi 2007. 小学館 출간 IKKI354)


이미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이, 서울 지하철이 갖추고 있는 역번호와 환승띠 (적절한 표현인지는 몰라도 일단) 는 초심자라도 쉽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안내 장치입니다. 그 외의 정보 표기가 딱히 좋다고 하기 어렵더라도, 역번호와 환승띠만큼은 개선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두 요소가 결여된 9호선은 기존 노선과의 위화감 이전에 불편함이 먼저 와닿지요. 그밖에 노선 번호를 ①와 같이 하여 따라가도록 하는 것 또한 뉴욕 지하철 등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편의성을 높이는 훌륭한 장치입니다. 지하철 노선에 번호 대신 노선명을 사용하는 일본 등에서는 사실 채용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그간 게시판에서 아예 수도권 전철 전체의 노선명칭 체계를 완전한 서수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문제점은 얼키고 설킨 서울시내 구간과 달리 여기에서 방사상으로 뻗어 나가는 노선에서 노선 번호가 노선의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이 안된다는 거지요. 2004년 서울시 노선 개편의 경우 (및 이의 참고가 되는 그 전 대구시 노선 체계) 노선 번호에서 위치를 찾기 쉽게 하도록 권역번호 부여가 이루어졌는데, 이 경우 중심부에 해당하는 서울/인천 시내와 그 외 근교지역을 함께 충족하는 체계가 나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대만/홍콩의 예입니다. 홍콩은 다들 아시다시피 중국어와 영어 양쪽의 지명을 병행하고 있고, 대만은 주요 도시의 도로명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중국어의 발음을 로마자화하는 것 외에, 주요 도로에 서수 표기를 겸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대만의 로마자 표기가 한국 이상으로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있어서 외국인들에게 평판이 좋지는 않습니다만, 비교적 네트워크가 간결한 철도에서는 참고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현재 수도권 전철의 노선 사인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서울시영 노선과 직결 광역노선망은 좌측과 같이 원 안에 숫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뉴욕, 파리 등과 동일) 그 외의 광역노선망은 오른쪽과 같이 한글로 원 안에 노선명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끝입니다. 시인성이 떨어지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은 꼼짝없이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쿄가 대충 이렇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외국인이 많이 이용할 법한 공항철도조차 이렇습니다.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광역노선 명칭에 로마자를 대입하는 것입니다. 파리의 경우 시내의 메트로 노선은 서수, 외곽으로 나가는 RER 노선은 로마자로 표기합니다만, 이것의 벤치마킹이기도 합니다. 마침 수도권 전철의 역번호에는 식별을 위해 로마자가 배당된 노선이 많이 있으므로 그 맥락으로 이해하셔도 될 듯 싶은데, 요컨대 '공항철도'라면 A를 배정하여 'A Line'으로 통칭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표기할 경우 외국인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또 비교적 상용에 해당하는 한국인 승객이라도 명확하게 표시된 로마자를 보고 용이하게 찾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예시로 아래와 같이 사인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로마자 기호 및 노선 컬러는 임의로 대강 달았습니다. 특히 미개통된 노선은.)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볼 점은 신분당선이나 각 지역의 경전철과 같이 차후 여러 노선이 함께 건설될 경우인데, 예컨대 신분당선에 위에는D를 배정하였으나, 인천지하철의 예와 같이 '분당선에는 B1, 신분당선은 B2'로 할 수도 있습니다. (역시 RER에서 볼 수 있음) 어차피 로마자는 26개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단순히 A에서 Z까지 배정하는 것만으로는 차후 수도권의 신규노선을 표기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는 점은 분명할 것입니다. 이 경우 AA나 B2같은 방식이 불가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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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메트로 3호선 | 작성시간 09.10.06 하지만 한글 파괴자라고 비판하며 나설 시민이 있을지도... MB가 시장 시절 버스 개편했을 때도 GRYB 글자가 있던 부분이 서울사랑으로 바뀌었지요..
  • 작성자불가리스 | 작성시간 09.10.07 한글파괴 논란은 솔직히 별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디자인 형상화에는 조합이 필요한 한글이나 복잡한 한자보다 간단한 알파벳이나 숫자가 우월한 것은 두말할 나위없는 사실입니다. (사실 한글의 최대단점이죠)
  • 답댓글 작성자KTX 미금역_SeoulMetro | 작성시간 09.10.07 서체 제작 관점에서는 한글, 한자가 꽤 골치아픈 존재입니다. 제작하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한글이나 한자나 마찬가지이지만, 한글은 '조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한자는 이런 '조합'마저도 통하지 않는 글자들도 많습니다. 본문용 서체가 많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만(마소의 굴림, 돋움체가 서체 디자이너들에게 비판받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지금은 생각 외로 서체 디자인도 발전이 많이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The Scarlet Pimpernel | 작성시간 10.03.24 한자나 한글이나 사실 조합을 통해서 한 글자를 만드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합니다. 다만 한글이 음소를 조합해서 하나의 음을 만든다면 한자는 부수를 조합해서 하나의 글자를 만드는 점이죠.. 다만 한글은 음을 조합하는데 비해 한자는 뜻을 조합해서 만든다는게 차이점이며 이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일단 부수만 해도 수백개에 이르고 조합방식도 한글보다 더 복잡한 편이니 말입니다. 다만 서체에 관해서는 한자서체의 개발에 대해서 적극적이지 못한 면도 부정할 순 없긴 합니다. 중국(대만,홍콩)이나 일본의 한자서체개발을 보면 못할거은 없어보이며 실제로 왕희지체나 추사체, 명조체와 같이 한자
  • 답댓글 작성자The Scarlet Pimpernel | 작성시간 10.03.24 만큼 다양한 서체가 많들어진 문자도 흔치 않다고 할 정도니까요..오히려 표의문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서예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는 문자가 한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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