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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4.30 원래 기본형은 '삼가다'였고 '삼가니, 삼가, 삼갔다, 삼가면'으로 활용했는데 언젠가부터 '삼가하다'를 기본형으로 착각하여 '삼가하니, 삼가했다, 삼가하면'으로 활용을 하는 계층이나 방언이 생겨납니다. 이 방언 화자들은 기본형을 '삼가하다'로 기억하고 있으니 기본형 '삼가다'와 삼가니, 삼갔다' 등이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표준형을 배우기 전엔 '삼가하다'로 저장되었죠./활용은 '하다'가 없는 동사들과 비교해 보세요. 배우도록, 드리도록이 활용이니 '삼가도록'이 표준어겠죠. '삼가토록'이면 '삼가하다'가 활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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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4.30 기본형을 잘못 인식한 것이 규범적인 시각에서는 아주 잘못된 언어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자연스러운 언어변화의 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비롯하다'도 500년 전엔 '비롯다'였는데 언젠가(아마도 100년도 전에) '비롯하다'로 잘못 분석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를 그릇된 언어행위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미 '비롯하다'를 표준어로 인정했으니까요. '삼가다'는 지금 '삼가하다'와 경쟁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수적인 규범 차원에선 아직 '삼가다'를 보호 지지해주고 있는데 '삼가하다'가 그 보호를 뚫고서도 오래 살아남는다면 표준어도 '삼가하다'로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