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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로 끝나는 어간에 모음 어미가 붙을 수 없다는데...

작성자우리넷[영복]| 작성시간09.07.31| 조회수138|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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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우리넷[영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9.07.31 스스로 답을 찾았습니다. [2]의 답은 <표준어 규정> 제16항에 나와 있군요. 하지만 답을 찾긴 찾았지만 '아하!'는 아니군요.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1 '서툴어'로 쓰면 안 되는지는 찾아보신 대로 규범에 잘 나와 있습니다. 규범이 '서툴어'를 표준어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실제로 거의 쓰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머물지, 서둘지, 서툴지'는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준말로 인정한 것이고요. 그런데 사람들이 '머물어, 서둘어, 서툴어'가 발음이 가능한데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심리적인 이유일 가능성이 큽니다. '머무르다/서두르다/서투르다'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규칙활용을 해서 ㅡ'가 탈락해도 상관이 없었는데 모음 어미 앞에서는 '머물러'로 불규칙활용을 하는데 '머물어'라고 발음하게 되면 불규칙활용하던 동사가 갑자기 규칙활용을 하게 되는 꼴이라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1 동사의 활용 자체가 훼손돼 버립니다. 이러기엔 그 차이가 심하여 언중들이 그렇게 발음하기를 꺼렸을 것입니다. 게다가 불규칙활용한 '머물러'도 삼음절인데 굳이 같은 삼음절의 '머물어'로 바꾸는 것이 언중들에게는 전혀 경제적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머물러'에 힘입어 '머물고/머물지/머물게' 형도 나타났을 것 같습니다. '머무르다'의 'ㄹ'은 설탄음(/r/)인데 불규칙 활용한 '머물러'의 'ㄹ'은 설측음(/l/)이어서 자음어미 앞에서도 설측음으로 발음하려는 경향 탓에 '머무르고'의 'ㅡ'가 탈락한 '머물고'가 발음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1 결국 '머물다'란 준말의 기본형(사전의 기본형 말고 형태론의 기본형이나 음운론의 기저형)이 먼저 있고 활용형이 생긴 것이 아니라 '머무르고, 머무르지, 머무르게'와 함께 '머물고, 머물지, 머물게'꼴이 쓰여서 이들을 각각 준말로서 인정한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역으로 기본형을 유추한 것이고요. 결국 '머무르다'의 모든 활용형을 바탕으로 기저형을 설정한다면, 자음어미 앞에서는 '머무르-'와 '머물-'이, 모음어미 앞에서는 '머물ㄹ-'이 됩니다.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1 참고로 '어간의 끝 음절 '르'의 'ㅡ'가 줄고, 그 뒤에 오는 어미 아/어'가 '라/러'로 바뀔 적'이란 맞춤법의 설명은 지금의 학교문법에서는 '르' 불규칙용언으로 다루는데 '어간의 끝음절 '르'가 모음 어미 앞에서 '으'가 탈락되고 'ㄹ'이 덧생기는 용언'이라 설명합니다.(중학국어문법 97쪽) 맞춤법 규정의 설명을 아예 틀린 것으로 보기도 어렵고 표준어규정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닌지라 수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 작성자 우리넷[영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9.08.01 국어를 곁눈질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제발 예외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겟어요. '가물다, 저물다'처럼 '머물다, 서툴다'도 '준말을 허용하지 말든지 아니면 앞의 말도 '가무르다, 저무르다'가 준 것으로 하면 될 것을 같은 국어 생활에서 어느 것은 줄어들 수 있고, 또 다른 것은 본딧말이고... 일본어 학습할 때도 같은 점들이 많았지만, 국어생활에서는 가능한 한 예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툴어[서투러]'도 발음이 가능한데 굳이 [서툴러]로 발음해야만 한다는 게 국어를 어렵게 만드는 길 아닌가 싶습니다.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2 [가무르-]란 기본형이 존재하지 않고 [서투러]란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데(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단순히 발음이 가능하다고 해서 형태가 비슷한 단어들끼리 획일적인 칼질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투르다'는 오래 전부터 ㄹ불규칙으로 '어' 앞에서 [서툴러]로 활용했는데 이런 현상 자체를 무시하고 [서투러]로 발음하기로 표준어를 고친다면 이것은 '자장면'보다 더한 저항이 있을 것입니다. ㄷ불규칙,ㅅ불규칙 동사들도 같은 잣대로 규칙활용으로 바꾼다면 수용할 수 있을까요? 자연현상도 하나의 규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많은데 하물며 인간의 창조적 활동인 언어현상에서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2 아주 정연하게 바둑판처럼 짜진 언어란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불규칙한 듯 보이는 현상(불규칙으로 알고 있는 어떤 것은 불규칙이 아닐지도 모르므로)은 '예외=불편한 것=언어체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것'가 아닙니다. 불규칙한 듯 보이는 현상을 예외라고 하더라도, 예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규범이란 것은 언어현상을 반영하여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한 것에 불과합니다.('불과'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규범의 가치를 평가절하한 것이 아니라 규범이 무소불위의 권력이거나 통제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2 하나의 지시물(형태)에 여러 개의 단어(또는 음상)가 존재한다면 그 중 타당한 하나 또는 복수를 규범으로 제시하면 되지만 존재하는 형태가 불규칙이라는 이유로 이것을 존재하지도 않는 형태로 바꾸는 것은 규범의 역할이 아닙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어(현상)을 거대한 숲에 비유한다면, 규범은 작은 수목원, 또는 거리에 잘 정비된 가로수나 화단, 식물도감에 실린 표본사진과도 같습니다. 규범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서 언어현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현상과 규범 모두를 여유롭게(적절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네요)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저도 그런 과정을 거쳤고 지금도 거치는 중입니다.)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2 정리하면, '예외를 만들지 말았으면'은 '예외는 누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다'란 전제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해되는데 그렇다면 잘못된 전제입니다. 이 예를 비롯해서 지금까지의 질문의 바탕엔 지나치게 규범적인 시각이 들어있는 듯하여 거기에 대한 제 생각을 피력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궁금해하시는 점을 계속 속시원해 답해 드리지 못해서.. 이번에도 그런 거 같고...;;
  •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2 규범과 현상에 관해 방금 또 생각난 것 하나, ①'머무르다'의 준말인 '머물다'는 모음어미 앞에서는 활용해선 안 된다(규범) ②'머무르다'가 자음어미 앞에서 활용할 때는 '르'의 'ㅡ'가 탈락할 수 있다(현상의 기술). 이 두 설명은 같은 것을 두고 시각을 달리한 설명입니다. ②의 존재가 먼저 인정된다면, 그것을 규범으로 인정할지 말지는 나중 문제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 우리넷[영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9.08.03 (일단 긴 설명에 감사드리고...) 여기서 ①②가 시각을 달리한 같은 것이라고 했습니다만, ②는 '르'를 가진 용언 모두에 적용되는 현상인 반면, ①'무엇의 준말인'이라는 한정은 물론 준말이 3개(머물다, 서둘다, 서툴다)밖에 없으므로 이 역시 모든 준말에 적용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언중들에게는 '저물다'와 '머물다'의 형식에서 하나는 준말이고 하나는 본딧말이라는 걸 구분한다는 게 어렵다는 얘기라서요.
  • 답댓글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3 우선 '머물다'가 '머무르다'의 준말이라는 설명이 먼저가 아니라 '머무르다/게/지'가 'ㅡ'탈락하여 '머물다/게/지'가 될 수 있는 현상이 먼저입니다. 준말은 이 현상을 결과론적으로 해석한 것뿐이지 엄격히 준말로 보기 어렵습니다.(준말이란 용어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언중들에게 '저무르지/저무르게'란 말을 들려준다면 누구든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없는 단어라 생각할 것이며 '머무르지, 머무르고, 머물지, 머물고'를 들려주면 자연스런 표현이란 것도 누구나 알 것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3 '머물다-머무르다'의 관계 때문에 '저물다'의 활용을 '저무르고, 저무르지, 저무르게'로 발음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언중들이 준말의 정확한 정의나 맞춤법 규정을 몰라도 두 단어의 활용을 구분 못 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본형부터 배우는 외국인에겐 문제가 될지 몰라도요.
  • 작성자 우리넷[영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9.08.03 그리고 '예외를 만든단 표현'은 잘못이고 '예외를 갖는 표현'... 위 글을 읽다보니 정말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언어만을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언어를 쉽게만 공부하려든 것일까요? 일본어에서도 목적격조사 'を'를 유독 '~을 할 수 있다'에서는 전혀 엉뚱하게도 'が'를 쓰거든요. ~을 좋아한다, ~을 먹는다, ~을 한다'에서는 'を'를 쓰면서...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 박우진 작성시간09.08.03 다른 언어와의 번역에서 대부분 일대일 대응이 될 수 없습니다. 일대다, 다대일 심지어는 일대영, 영대일도 있습니다. 언어의 특징까지 들지 않더라도 이 예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반대로 한국어에서는 여러 단어인데 외국어에선 한 단어로밖에 해석 안 되는 예도 많고요.
  • 작성자 우리넷[영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9.08.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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