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들렀는데
답을 달고 싶게 만드는 질문이 있어 몇 자 적습니다.
모음 〉유음 〉비음 〉 마찰음 〉파열음
혹시 이런 순서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유음은 비음보다, 비음은 마찰음보다 더 모음에 가깝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현대음운론의 한 이론은 자질이라는 것을 제안하였는데,
그 이론에서 모음과 유음은 조음상 [+모음성]이라는 자질을 공유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이론을 받아들이는 우리나라 학자들의 논의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러한 논의는 질문자께서 의문을 가지셨던 부분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유음이 [+모음성]을 가지고 있고, '-으므로'를 기본형으로 본다면
이 둘의 결합은 모음성의 충돌을 가져옵니다.
국어에는 '모음충돌회피' 라고 하는 두드러진 음운현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 + -아 → 가 (모음탈락)
오- + -아 → 와 (활음화)
다리 + 에 → 다리예 (활음삽입: 발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표기법에 현혹되시지 않기를)
아이 → 애 (융합)
드물- + -으므로 → '드물므로' 는 모음성의 충돌에 의한 '-으-'탈락이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으므로' 의 경우는 어간의 기본형이 '묻-' 이므로 위의 경우와 달리 나타나는 것입니다.
'웁니다'의 경우에는
울- + -읍니다
↓ '-으-'탈락
울 + ㅂ 니다
↓ 모음과 모음 사이 세 자음인 예로 '자음군 단순화' 가 적용됩니다.
이때 'ㄹ'의 탈락은 한글 맞춤법 제18항 1. 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웁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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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진욱 작성시간 13.09.13 감사합니다^^ +-쓰는 자질은 의미론에서만 봤었는데 음운론에서 보니까 또 새롭네요.
모음 >유음 >비음 >마찰음>파열음 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여기서 궁금해지는 건 모음 >유음 사이에 활음을 넣어도 괜찮은지요? 그리고 파찰음은 빠져있는데 마찰음과 파열음 사이에 넣을 수 없기 때문에 빠진 건가요?
전 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면 또 궁금한 점이 생길까요? ㅠ.ㅠ 이거 병인가요?? -
작성자김은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10.02 이제야 질문을 봤네요~^^
언어학에서 [±자질]을 논의한 것은 로만 야콥슨이라는 음운론자가 최초라고 알고 있습니다.
음의 세기(공명도)로 보면 모음>활음>유음 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없지만, 위의 이론에서 활음은 [-모음성]을 가집니다.
파찰음의 경우, 단순히 폐쇄 후 마찰개방의 조음방식을 고려해 마찰음과 파열음 사이의 음이라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고, 음운론의 여러가지 성질들을 고려하여 파열음보다 더 강한 자음이라는 주장을 하는 연구자도 있습니다.
된소리와 거센소리는 일반적으로 평음(예사소리)보다 강한 음으로 판단합니다
지금처럼 파고 드시면, 곧 음운론의 매력에 빠지실 거 같네요,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