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는 의미에 따라 여러 품사로 쓰일 수 있다.
'있다, 크다' 등이 동사로도 형용사로도 쓰이고 수사가 수관형사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문장 안에서 역할이나 앞 뒤 단어와의 관계 그리고 단어의 의미 등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그 품사의 구별이 가능한 데 비해서 앞으로 다룰 어제, 오늘 등의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들에서는 그 품사를 판단하기에 복잡하고 애매한 상황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들의 품사를 가르는 정확한 기준을 찾아보는 데 이글의 목적이 있다.
먼저 두 개의 예문을 보자.
ㄱ.방금도 말했듯이 나는 이 일에 아무 관련이 없다.(명사)
ㄴ.어제는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날이 아주 맑다.(명사)
이들은 표준국어대사전의 예들이다.
'방금도'와 '어제는'은 생각할 것도 없이 부사어이다.
'방금'과 '어제'에 보조사가 결합되어 있다.
그럼 이제 보조사를 떼어보자.
ㄷ.방금 말했듯이 나는 이 일에 아무 관련이 없다.(부사)
ㄹ.어제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날이 아주 맑다.(부사)
'도'와 '는'이 사라지자마자 '방금'과 '어제'는 부사가 된다.
물론 당연히 부사어이고 뜻에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조사만 붙으면 명사, 안 붙으면 부사가 되는 게 틀림없다.
다음을 보자.
ㅁ.어제가 내 생일이었어.
ㅂ.오늘이 며칠이지?
이 예문들은 명확해 보인다.
이들은 분명 주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제'와 '오늘'은 당연히 명사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말이 담화중심적 언어임을 상기할 때 다음을 보자.
ㅅ.어제 내 생일이었어.
ㅇ.오늘 며칠이지?
대화 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그럼 이 둘은 주어인가, 부사어인가?
또 명사인가, 부사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상 주어가 확실하다.
ㅁ, ㅂ과 의미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
주어라면 명사인가?
품사분류로 돌아가보자.
형태, 기능, 의미의 순서로 단어들을 갈래짓는다.
형태의 기준으로 가변어와 불변어로 나뉘고
기능의 기준으로 가변어는 용언으로 불변어는 체언, 수식언, 독립언 등으로 나뉜다.
다시 의미의 기준으로 용언은 형용사와 동사(물론 서술격조사도 포함해서)로 나뉘고
체언은 명사, 대명사, 수사로, 수식언은 관형사와 부사로 독립언은 감탄사로 나뉜다.
오늘 여기까지 10월 마지막날 아침...-----------------------
쓰다만 예문들
그는 방금 잠에서 깨어났다.(부사)
몹시 급했던지 그는 옷도 어제 입었던 그대로였다.(부사)
오늘부터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명사)
오늘 해야 할 일을 다음날로 미루어서는 안 된다.(부사)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guitai 작성시간 06.03.04 위에서 [어제는 비가 내리더니]를 통해서 어제가 명사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의문이 가는 건 예로 드신 명사들에 붙은 조사가 모두 보조사라는 점입니다. 보조사는 격조사와 달리 어떤 품사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붙을 수 있습니다. 부사에도 마찬가지지요. 즉, 주격조사는 이,가만이 인정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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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guitai 작성시간 06.03.04 실생활에서는 [은/는, 도] 도 주격 자리에 많이 쓰입니다. [어제는 비가 내리더니]의 문장을 놓고 보았을 때, 문장의 주어는 [비가]이지 [어제도]가 아니고, 이때의 [어제도]는 부사 [어제]에 역시라는 의미를 더하기 위한 보조사인 것이지요. 따라서 위에서 설명하신 명사와 부사 구분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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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guitai 작성시간 06.03.04 그리고 이런 경우를 품사의 통용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게 되는데, 보조사를 통한 구분이 아니라, 실제로 조사의 생략도 자유로운 것이 우리나라말의 특성중 하나니까요, 문장에서 실제 쓰임을 통해 품사를 구별하는 것이 맞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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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우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6.04.15 제가 너무 늦게 이 꼬리말을 확인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학우님이 카페를 탈퇴하셨기에 따로 답을 하진 않겠습니다. 대신 또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