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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말뜻말맛] 값과 삯

작성자박우진|작성시간06.09.27|조회수388 목록 댓글 4

값과 삯 / 김수업

 

'값'은 남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적에 내놓는 갑어치이다. 거꾸로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주고 받아내는 값어치기도 하다. 값을 받고 팔거나 값을 치르고 사거나 하는 노릇이 잦아지면서 때와 곳을 마련해 놓고 사람들이 모여서 팔고 샀다. 그때가 장날이고 그곳이 장터다. 닷새 만에 열리는 장날에는 팔려는 것을 내놓는 장수와 사려는 것을 찾는 손님들로 장터가 시끌벅적하다. 값을 올리려는 장수와 값을 낮추려는 손님이 흥정을 할 수 있도록 미리 내놓는 값의 말미가 '금'이다. 금을 미리 내놓는 노릇을 '금을 띄운다' 하고 그렇게 띄워 놓은 금이 '뜬금'이다. 뜬금이 있어야 흥정을 거쳐서 값을 매듭지어 거래를 하는데, 금도 띄우지 않고 거래를 매듭지으려 들면 '뜬금없는' 짓이 된다.

'삯'은 내 것으로 만들며 치르는 '값'과는 달리 남 것을 얼마간 빌려 쓰는 데 내놓는 값어치다. '찻삯'이나 '뱃삯'은 차나 배를 타는 데 치르는 값어지, '찻값'이나 '뱃값'은 차나 배를 사는 데 치르는 값어치다. 삯에서 종요로운 것은 '품삯'이다. '품'이란 사람이 지닌 힘과 슬기의 값어치고 그것을 빌려 쓰고 내는 것이 '품삯'이다. 품은 빌려주고 삯을 받기도 하지만 되돌려 받는 '품앗이'가 본디 제격이다. 가진 것이 없어서 품을 팔아 먹고사는 사람을 '품팔이'라 하는데 품을 빌리지 않고 사려면 '품삯'이 아니라 '품값'을 치러야 한다. 요즘 세상은 거의 모든 사람이 품을 팔아야 살게 되어서 '품값' 때문에 세상이 온통 시끄럽다.

 

이렇게 입말에 맞게 쓴 글은 보기도 좋고 읽기도 좋고 쓰기도 좋더라. 

긁어와도 될 것을 일일이 입력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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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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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전영복 | 작성시간 06.09.27 [1] 이 글을 읽고 배운 것 : '뜬금'과 '뜬금없다'의 어원 [2] 이 글을 읽고 의아한 점 : 가. '남 것'('남의 것'이라면 확실히 맞는 표현 같은데 '남 것'이라? 마치 '내 것'이 아닌 '나 것'처럼 생각되어 이상함. 나. 품삯과 품값은 찻삯과 찻값처럼 구별되는 개념이 아니라 같은 개념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요?(표준대국어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고, '품을 팔다'는 일종의 관용적인 표현일 뿐, 실제로 품(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은 사고파는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결국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수고를 빌리고 지급하는 댓가가 곧 품삯(또는 품값)이 될 테니 이 둘을 구별한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됩니다.)
  • 작성자박우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9.28 제가 너무 감성에 치우쳐 올렸나 봅니다.^^ 다른 문제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저도 뜬금없다의 어원에 대해선 처음 알았습니다. 음... 그리고 남 것은... 우리 것, 철수 것, 수영이 것 등이 가능하긴 하지만 '남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표현이라 저도 찾아봤는데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품삯과 품값은 정말 사전에선 동의어로 보네요. 그런데 이런 글에서는 사전 이외의 어원이나 세부적인 뜻을 밝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때론 잘못된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이번 예는 판단이 잘 안 섭니다. 엄밀히 보면 학우님 의견이 맞을 것입니다.
  • 작성자박우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9.28 아마도 김수업 선생님은 되돌려 받는 품앗이, 품을 빌려주고 받는 품삯과 노동력을 사고파는 자본주의의 사회를 대비하는 의미로 품값을 설명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 작성자김은미 | 작성시간 06.09.28 소중한 정보. 긁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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