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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중에 ‘김치찌개’와 ‘육개장’이 있다. 그런데 식당에 가보면 이들의 표기가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김치찌개’의 경우에는 이것 외에 ‘김치찌게’로 된 표기를 볼 수 있고, ‘육개장’의 경우에는 ‘육계장’과 ‘육게장’으로 쓴 것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이렇게 표기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ㅐ’ 모음과 ‘ㅔ’ 모음, 또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자음 뒤의 ‘ㅖ’ 모음의 발음이 ‘현실적’으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표준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개’와 ‘게’, ‘계’를 신경을 써서 발음하면 구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구별이 쉽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배(梨)’와 ‘베(布)’를 발음상 구별하기가 쉽지 않고 또한 구별해서 듣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문법적으로 보면 ‘찌개’는 동사 ‘찌다’의 어근 ‘찌-’에 명사를 만들어 주는 접미사 ‘-개’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덮개’나 ‘따개’와 같은 예들도 마찬가지이다. 현대국어에 ‘-게’라는 명사파생접미사가 없기 때문에 ‘찌게’가 될 수는 없다.
‘지게’나 ‘집게’는 동사의 어근 ‘지-’와 ‘집-’에 명사파생접미사 ‘-게’가 결합한 것들인데, 이들은 ‘-개’와 ‘-게’가 모두 명사파생접미사로 쓰였던 시기에 만들어진 단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명사파생접미사도 모음조화에 따라 결합하는 형태가 구별되었었는데 근대국어 이후 모음조화가 약화되면서 한 가지 형태만 쓰이게 된 것이다.
‘육개장’은 ‘개장(-醬)’에 ‘육(肉)’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말이다. ‘개장’은 ‘개고기를 여러 가지 양념, 채소와 함께 고아 끓인 국’으로 보신탕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육’은 ‘소고기’를 가리키는데, 이것은 ‘육포(肉脯)’가 ‘(돼지고기나 닭고기가 아닌) 소고기를 얇게 저며서 말린 포’라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육개장’은 ‘소고기를 넣고 끓인 국’이 된다. ‘육개장’에서의 ‘개장’은 단순히 ‘(고기를 넣고) 끓인 국’이라는 뜻을 가진다.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은 경우에도 ‘닭계장’이 아니라 ‘닭개장’이 되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어국문학과 고성환 교수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