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을 찾아서
이성애(가천시창작반)
가천대에서 수업 연장으로 2022년 8월8일(월) 강릉에 가게 되었다.
그곳에 몇 분의 시인이 계신 곳이다.
가천대에서 8시에 출발을 하기에 집에서는 새벽 5시 40분에 나오게 되어 이른 시간에 움직인 덕분에 늦지 않게
가천대에 도착하니 다들 모여있고 바로 출발을 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계속 비가 오니 걱정이 되면서 차멀미 걱정도 함께 든다.
지난번에 전철에서 멀미를 했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고 나름 조심을 하고 긴장도 된다.
동해에 도착을 하고 회집에 들려서 점심을 회와 탕으로 먹고
문인 회장님이 운영하는 나포리 다방에서 대추차를 마시며 옛스런 분위기에 취해 주인의 쎈스 있는 손솜씨에 감동도 한다.
작은 유리용기에 꼬마 강아지풀 한 개와 로즈메리 작은 줄기가 예쁘게도 담겨있고 키 작은 다육이들이 정겹게 창밑을 장식하고 있다.
이름도 나포리 다방 화려하지 않고 튀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나포리에 빠진다.
시인다운 분위기가 참 좋은 곳이다 오래 머물지 못함이 못내 아쉽고 언젠가 다시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바람에 언덕을 오르니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이 보인다.
바람이 시원히 가슴을 쓸고 지나며 언덕을 오르는 길에 내 눈이 한 곳에 멈춰 버렸다.
손바닥 크기에 1/4 만큼 크고 작은 모형의 집들이 줄 비하게 나열을 하고 있다.
마치 꿈을 꾸는 듯 참 예쁘고 앙증맞은 곳이다 지붕 위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긴 막대기를 옆으로 길게 기둥을 받치고 그 위에 올망졸망 작은집들로 꽉 차 있다.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시간이 짧은 관계로 오래 볼 수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작은 액세서리 등 여러 가지 오밀조밀한 것들을 판매하고 있는 공예품 취급을 하고 있는 상점이었다.
언젠가 다시 방문하고 싶다.
바람의 언덕 이름답게 사소하게 구경거리가 요기조기 숨어있고 작은 골목들이 정겨운 곳이다
바람의 언덕을 뒤로하고 동해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분의 집을 방문을 하였다.
집안에 분위기가 현대 건축물에
깨끗하게 정돈된 TV 에서나 보던 집이다.
2층을 올라가 베란다에 나가니 멀리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넓은 마당엔 잔디가 깔려있는데 자그마한 장식이 구석을 빛내고 있다.
과일과 목련차로 대접을 받고
다음 코스로 허난설헌을 방문했는데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노는 날이라 문이 잠겼다.
그래도 공원은 갈 수가 있어서
여기저기 돌아 보게 되어 다행이었다.
그곳에서 11대손 허미자 역
비석에 그분의 애끓는 시를 소개하려 한다..
아들딸 여의고서
지난해 귀여운 딸애 여의고
올해도 사랑하는 아들을 잃다니
서러워라 서러워라 광릉 땅이여
두 무덤 나란히 앞에 있구나
사시나무 가지엔 쓸쓸한 바람
도깨비불 무덤에 어리비치네
소지올려 너희들 넋을 부르며
무덤에 냉수를 부어 놓으니
아무렴 알고말고 너희 넋이야
밤마다 서로서로 얼려 놀테지
아무리 아해를 가졌다 한들
이또한 잘 자라길 바라겠는가
부질없어 황대사 읊조리면서
애끓는 피눈물에 목이 메인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
글 마디마디 전해지는 마음
애끓는 피눈물에 목이 메인다.
이 대목이 내발을 멈추게 한다
살짝이 오는 비를 맞으며 어쩌면 날씨가 기분을 더 우울하게 하는것 같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서울로 향한다 차 안에서 서로에 오가는 대화 시에 대한 이야기가 꽃을 피운다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빛줄기가 거칠어진다.
가천대 도착하면서 다들 인사를 하고 전철을 탔다.
가는 길이 피곤과 졸음이 엄습해 온다. 졸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마두역에 내리니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오늘 하루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초우 문복희 작성시간 22.08.17 8월8일 문학기행 다녀오신 내용을 현장감 있게 잘 쓰셨습니다.
기행문의 요건을 잘 갖춘 글입니다. 훌륭합니다. -
작성자최인자 작성시간 22.08.19 이성애 선생님^~^
문학기행 날 뵙는 첫 인상에서
예술가의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차창을 강하게 두드리는 폭우 속에서 먼 귀가길 잘 도착하셨는지 궁금했답니다.
함께 하는 시간 중
여러가지 장면들을 쉴새없이
포착해내는 모습 속에서
예술가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선생님의 기행문 잘 감상했습니다.
나포리 다방의 옛스런 분위기며, 바람의 언덕의 풍광들을 대상으로 한 세밀하고 짜임새 있는
글귀들 속에서
문학가의 면모를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날 몸이 좋지 않아 공원을 돌아보지 못했는데
허난설헌 시비의 애끓는 시를 올려 주심으로 놓쳤던 시의 공간을 붙잡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주숙경 작성시간 22.08.19 성애 선생님의 글을 보노 라니 강릉추억이 새롭습니다~
여행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가천반이 되기를
바라며 선생님의 글 잘 보고 갑니다 ~
먼길 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 해 주시는 성애쌤께 감사드립니다 ~
가천에서 뵙겠습니다 ~^^ -
작성자한영선 작성시간 22.08.23 비오는 날 갈릉까지~ 힘들었지만 운치있고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이셨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