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전 후배녀석이 책 한 권을 선물했다.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 및 우주 과학자인 칼 세이건이 쓴 "창백한 푸른 점"이란 제목의 제법 두툼한 우주 과학 책이다. 내 후배가 분명 나의 형편 없는 과학 실력을 뻔히 알면서도 이 책을 준 것을 보니 이 책을 통해 뭔가 내가 깨닫기를 바라는 것 같아 무턱대고 읽어 보기로 했다.
이 책은 총 22장(챕터) 436페이지로 구성 되어 있는데 여태 나는 1장 "우리는 여기에 있다" 딱 7페이지를 읽고 이 글을 쓴다.
좀 웃기는 노릇이지만 1장에서 너무나 감동 받은 글도 있고 아무래도 436페이지를 끝까지 읽지 못할 것 같아 수박 컽핧기 식으로 써 보는 것이다.
책장을 펼쳐 보면 첫장에 새까만 흑지 귀퉁이에 보일까 말까한 점 하나가 있는데 이 작고 창백한 푸른 점이 1990년 2월 태양계 외곽에 도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의 카메라가 포착한 지구의 모습이란다.
이 외롭고 볼품없는 지구의 모습은 거기에 사는 우리 인간이 우주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알려주고 있다. 또 한편으로 그것은 우주 안에 다른 수 많은 <창백한 푸른 점>들,그곳에 살고 있을 다른 수 많은 인류(지성을 가진 생물)들의 존재를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여튼 1장 .우리는 여기에 있다.에서 내가 감동 받은 글줄...
"우리는 이 작은 천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엷은 푸른 색깔을 설명 할 수 있었다.하지만 외계인 과학자가 우리 태양계 변두리에 처음으로 도착 했을 때 바다와 구름 ,두툼한 대기층의 존재를 자신있게 추정할 수 있을 것 인지 아닌지는 그리 확실치 않다.
멀리 떨어진 조망대에서 본다면 지구는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사정이 다르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은 그 위에 있거나 또는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숭상되는 수천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앞날이 촉망되는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가들, <수퍼스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모든 것의 총집합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무대 속에서 하나의 극히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그만 점의 한 구석의 일시적 지배자가 되려고 장군이나 황제들이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점의 어느 한 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다른 한 구석의 주민들에게 자행했던 무수한 잔인한 행위들, 그들은 얼마나 빈번하게 오해를 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 미워했던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스스로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이 광막한 우주공간 속에서 우리의 미천함으로부터 우리를 구출하는 데 외부에서 도움의 손길이 뻗어올 징조는 하나도 없다.
지구는 현재까지 생물을 품은 유일한 천체로 알려져 있다. 우리 인류가 이주할곳--적어도 가까운 장래--이라고는 달리 없다. 방문은 가능하지만 정착은 불가능하다. 좋건 나쁘건 현재로서는 지구만이 우리 삶의 터전인 것이다.
천문학은 겸손과 인격수양의 학문이라고 말해져 왔다. 인간이 가진 자부심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는 데 우리의 조그만 천체를 멀리서 찍은 이 사진 이상 가는 것은 없다. 사진은 우리가 서로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이 창백한 푸른 점(지구)을 보존하고 소중히 가꿀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 해를 보내며 친구들에게 이 글귀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이 글 올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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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계무 작성시간 15.12.10 학준이 진작 철들어 책을 많이 읽었다면?
지금쯤 노벨 문학상 수상자? -
답댓글 작성자김기모 작성시간 15.12.10 계무야, 책을 읽어서 철들 친구가 있고, 책을 읽어도 철이 안드는 친구가 있는데... 학준이는 후자, 그런 '철 안든 친구'가 더 맘에 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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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학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2.10 계무야 깨몽!!난 어릴 적 빨간책만 읽었지 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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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기모 작성시간 15.12.10 우리 어릴 적에는 많은 성경책이 빨간책이었지... 그리고 요즘에도 예수님 말씀은 빨간 글로 구분하고... 흠.. 역쉬..내공이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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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민형 작성시간 15.12.10 학준이 긴 글 게시판에 올리니 댓글이 재밌어지네.